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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계약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2026.09.22 조회 0

이행거절 손해배상, 계약금 넘어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나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명확하게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계약을 지키려던 당사자는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이때 이행거절 손해배상을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는 계약불이행 분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입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행거절의 성립 요건과 손해배상 산정 방법을 차분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례

경기도 화성에서 가구 제조업을 운영하는 A씨(48세)는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운영하는 B씨(52세)와 사무실 리모델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공사대금은 8,400만 원, 계약금으로 1,2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공사 착수를 2주 앞두고 B씨는 "다른 대형 현장을 맡게 되어 A씨 공사는 진행할 수 없다"고 문자로 통보했습니다. A씨는 급하게 다른 업체를 알아봤으나, 자재비 인상으로 동일 조건 공사에 9,600만 원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 이행거절은 언제 성립하는가

이행거절(履行拒絶)이란 채무자가 이행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고 종국적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행거절이 인정되면, 채권자는 이행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상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례에서 B씨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문자로 명확히 표시했습니다. 단순히 이행이 지체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이행 자체를 거부하는 종국적 의사표시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A씨는 별도의 이행 최고(催告, 이행을 촉구하는 절차) 없이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이행거절이 성립하려면 ①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명확할 것 ② 그 의사가 종국적·확정적일 것이 요구됩니다. 단순한 협상 과정의 불평이나 조건 재협의 요청은 이행거절로 보기 어렵습니다.

2. 손해배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이행거절로 인한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이행이익(履行利益,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더라면 채권자가 얻었을 이익 상태)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즉, A씨는 계약금 1,200만 원의 반환뿐 아니라,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해 추가로 발생한 손해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A씨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기지급한 계약금 1,200만 원의 반환
  • 대체 공사에 추가로 소요된 비용 1,200만 원(9,600만 원 - 8,400만 원)
  • 공사 지연으로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실제 손해(입증 가능한 범위)

여기서 대체 공사 비용의 차액은 이행거절과 상당인과관계(계약불이행과 손해 사이의 합리적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통상손해에 해당하므로 청구가 비교적 용이합니다. 다만 사무실 미사용으로 인한 영업손해 등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 분류되어, B씨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배상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3. 손해배상액 산정 시 유의할 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채권자에게는 손해를 줄일 의무, 즉 손해경감의무가 있습니다. A씨가 대체 업체를 물색할 때 불합리하게 높은 견적의 업체를 선택했다면, 그 초과분은 배상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체 계약을 체결할 때는 복수의 견적을 받아 시장의 통상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계약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계약서에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예정액이 우선 적용됩니다. 이 경우 실제 손해액을 별도로 입증하지 않아도 예정액을 청구할 수 있으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이를 감액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하더라도, 특약이 없는 한 초과분을 추가로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이행거절 손해배상은 ① 이행거절의 성립 여부 확인 ② 이행이익을 기준으로 한 손해 범위 확정 ③ 손해경감의무와 위약금 예정 조항의 검토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실무적 조언

이행거절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이행거절 의사를 명확히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A씨의 경우처럼 문자나 메신저로 이행 거부 의사가 남아 있다면 유리하지만, 구두로만 통보받았다면 통화 녹음이나 이후의 서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손해액 역시 대체 계약서, 견적서, 입금 내역 등 구체적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실제 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계약불이행 상황에 놓였다면, 감정적 대응보다는 증거 정리와 손해 범위의 객관적 산정부터 차분히 진행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유리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이행거절 사건을 다루다 보면, 상대방의 거절 의사가 문서로 남아있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 계약을 체결하실 때는 반드시 복수의 견적을 확보해 손해경감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남겨두시길 권합니다. 손해 범위가 애매하다면 초기에 전문가와 함께 청구 가능한 항목을 정리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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