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과 분석, 결과로 증명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던 30대 직장인 한 분이 어느 날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교통사고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큰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혼자 조사실에 들어갔던 그분은, 몇 시간 뒤 전혀 예상치 못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나중에 저를 찾아오셨을 때 가장 후회하신 부분은 "변호인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변호인이 옆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진술의 방향과 이후 재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경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 참여 요청을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조사 당일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인 참여권은 법에 명시된 권리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에 따르면,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은 신문(조사)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할 것을 요청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수사기관은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같은 출석이라도 참고인(사건과 관련해 진술하는 사람)인지, 피의자(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먼저 수사관에게 본인의 신분을 명확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피의자 신분이라면 변호인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필수에 가깝습니다.
조사 당일 즉석에서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하면 일정 조율로 조사가 지연되거나 혼자 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은 시점에 미리 변호인을 선임하고, 담당 수사관에게 변호인 참여 의사를 전달해 조사 일정을 함께 잡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변호인 참여 요청에 특별한 양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구두로도 유효합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는 경우에 대비해, 요청한 일시와 담당자, 거부 사유를 메모나 녹음 등으로 남겨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당한 거부는 이후 위법수사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참여한 변호인은 조사 전 과정을 지켜보며, 부당하거나 유도성 질문이 있을 때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사 중 피의자가 변호인과 상담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변호인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수사관의 강압적 신문을 상당 부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질문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조사 전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흥적인 진술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수사기관이 변호인 참여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단순히 "조사가 길어진다"거나 "관행상 안 된다"는 이유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부당하게 거부당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그 경위를 조서에 기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작성된 조서(진술 내용을 기록한 서류)를 반드시 직접 읽어보고, 본인의 진술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정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변호인이 참여했다면 이 과정에서 함께 조서를 검토합니다. 한 번 서명한 조서는 이후 번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직장인 분은 결국 사건을 잘 마무리하셨지만, "처음부터 변호인과 함께 들어갔다면 훨씬 편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경찰 조사는 생각보다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단계입니다. 혼자 감당하려 하기보다, 권리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