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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2026.10.24 조회 1

교통사고 가해자인데 보험사가 소송? 구상금 청구 대응법

김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작은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던 40대 자영업자 김모 씨는, 2년 전 겪은 가벼운 접촉사고를 이미 지나간 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상대 차량 운전자가 조금 다쳤지만 보험으로 모두 처리됐고, 자신은 별다른 벌금이나 처분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으로 날아든 법원의 지급명령 서류 한 장이 그의 평온을 깨뜨렸습니다. 상대방이 가입했던 보험사가 김 씨를 상대로 수천만 원의 돈을 청구한 것입니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보험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 오늘은 김 씨의 사례를 따라가며, 교통사고 가해자 보험사 소송 대응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보험으로 끝난 줄 알았던 사고가 다시 돌아왔을까

김 씨가 받은 서류의 정체는 보험사의 '구상금 청구'였습니다. 구상금(남의 빚을 대신 갚아준 사람이 원래 책임자에게 돌려받으려는 돈)이라는 개념이 낯설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고 당시 상대 차량 운전자는 자기 보험사로부터 치료비와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고의 책임이 김 씨 측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상대방에게 돈을 지급한 보험사는 그 금액만큼을 실제 책임자인 김 씨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김 씨가 겪은 소송은 '사고 자체'를 다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간 보험금을 누가 최종 부담할지를 가리는 절차였던 셈입니다.

"저는 제 보험으로 다 처리했는데, 왜 또 저한테 청구가 오죠?"

이 질문이 핵심입니다. 김 씨가 가입한 보험이 대인·대물 배상을 모두 처리했다면 상대 보험사의 구상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김 씨가 무보험 상태였거나, 보험 처리 범위를 벗어난 손해(예: 과실 비율을 넘는 부분)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김 씨의 경우, 당시 책임보험(의무보험)만 가입돼 있었고 임의보험(종합보험)에는 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책임보험 한도를 초과한 치료비 부분이 그대로 김 씨의 몫으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지급명령을 그냥 두면 어떻게 될까

김 씨가 가장 먼저 저지를 뻔한 실수는 '서류를 무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액이 부당하다고 느낀 나머지,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급명령은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되는 서류입니다.

지급명령을 받은 뒤 반드시 기억할 것

하나
지급명령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둘
기한 내 이의신청이 없으면 지급명령이 확정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셋
확정되면 통장 압류나 재산 강제집행이 곧바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정식 소송(민사재판)으로 넘어갑니다. 비로소 김 씨도 자신의 주장을 재판부 앞에서 다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의신청을 하면 괜히 보험사를 자극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지만, 오히려 이의신청이야말로 과도한 청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출발점입니다.

김 씨는 어떻게 금액을 줄였을까

이의신청 후 정식 소송에서 김 씨가 집중한 지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과실 비율, 둘째는 청구 금액의 적정성이었습니다.

보험사는 사고 책임을 김 씨 100%로 전제하고 전액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사진을 다시 분석한 결과, 상대 차량도 신호 변경 직후 서두르다 진입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상대방의 과실 20%를 주장할 수 있었고, 청구 금액은 그만큼 줄어들 여지가 생겼습니다.

또한 보험사가 청구한 치료비 중 일부는 사고와의 인과관계(사고 때문에 생긴 손해인지)가 불분명했습니다. 김 씨 측은 진료 기록과 사고 경위를 대조해, 기존 질환에서 비롯된 치료비가 섞여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인정된 금액은 처음 청구액의 절반 수준으로 조정됐습니다.

구상금 소송에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청구 금액 전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실 비율과 손해액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따져볼 수 있는 쟁점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기억해둘 실무 포인트

김 씨의 사례가 특별히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대응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충분히 다퉈볼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통사고 구상금 소송 대응 핵심

1
서류를 받으면 송달일부터 2주 이내 이의신청 여부를 즉시 판단합니다.
2
사고 당시 블랙박스, 현장 사진, 진료 기록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합니다.
3
과실 비율과 손해액의 인과관계를 나눠 쟁점별로 다툽니다.
4
자신의 보험 처리 내역과 가입 범위를 먼저 정확히 확인합니다.

특히 책임보험만 가입한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경우, 한도를 넘는 손해가 고스란히 개인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사고 직후 보험 처리가 끝났다고 안심하기보다, 자신이 어떤 보험에 어디까지 가입돼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뒤늦은 소송을 막는 첫걸음입니다.

김준혁
김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구상금 소송은 사고 사실만으로 청구 전액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실 비율과 손해의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입니다. 지급명령을 받으면 2주라는 이의신청 기한이 정말 중요하니, 금액이 부당하다 싶을 때는 방치하지 마시고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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