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34세 직장인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27세 B씨에게 호감을 느꼈습니다. 몇 차례 DM을 주고받으며 친해졌다고 생각한 A씨는, 어느 날 밤 B씨에게 자신의 성적 이미지를 아무런 동의 없이 DM으로 전송했습니다. B씨는 큰 충격을 받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씨는 "그냥 장난이었다", "직접 만진 것도 아닌데 무슨 죄가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과연 SNS DM으로 보낸 성적 이미지는 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A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적 쟁점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A씨의 행위에 가장 먼저 적용이 검토되는 법률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이용음란)입니다. 이 조항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 우편 ·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 · 그림 · 영상 등을 도달하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성범죄이므로 유죄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도 따릅니다.
여기서 핵심은 "통신매체"의 범위입니다. 법원은 인스타그램 DM,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트위터 쪽지 등 모든 온라인 메시징 수단을 통신매체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SNS DM은 전화가 아니니 괜찮다"는 주장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A씨처럼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이미지를 DM으로 보내는 행위는 이 법 조항의 전형적인 적용 사례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상당히 빈번하게 접수되고 있으며, 증거(메시지 기록, 캡처 화면 등)가 명확해 수사 진행이 비교적 신속한 편입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두 가지 주장을 했습니다.
A씨 주장 (1) : "B씨와 평소 친밀하게 대화했고, 이 정도는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A씨 주장 (2) : "실제로 성적 목적이 아니라 단순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 기준은 A씨의 기대와 상당히 다릅니다.
첫째, 성적 수치심은 피해자 관점에서 판단합니다. 가해자가 "장난"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피해자가 해당 이미지로 인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되, 피해자의 구체적 상황도 함께 고려합니다.
둘째,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은 반드시 직접적인 성적 의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보기 위해, 관심을 끌기 위해, 또는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성적 이미지를 보내는 행위도 넓은 의미에서 성적 만족 목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상 해석입니다.
실무상 포인트
DM 대화 맥락이 중요합니다. 평소 대화 내용, 이미지 전송 전후의 메시지, 상대방의 반응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B씨가 사전에 유사한 내용을 주고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면, A씨의 "장난"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A씨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은 형사처벌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처벌 수위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추가 적용되어 법정형이 가중되고, 신상정보 공개 · 고지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SNS에서는 상대방의 실제 나이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A씨는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A씨의 경우 초범이었고, 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B씨에게 합의를 시도했지만, B씨는 합의를 거부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이 선고되었고,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SNS DM이라 해도 상대방의 명시적 동의 없이 성적 이미지를 전송하면 명백한 범죄입니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법의 사각지대가 아닙니다.
둘째, 메시지 기록은 거의 완벽한 증거로 남습니다. 삭제하더라도 피해자의 캡처, 서버 기록 복원 등을 통해 증거 확보가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셋째, 이미 전송한 후 사과한다고 해서 혐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형의 무게를 정하는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넷째, 피해자라면 증거를 즉시 확보(화면 캡처, 계정 정보 저장)한 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이 계정을 삭제하거나 메시지를 철회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든 피해자 입장에서든, SNS DM을 통한 성적 이미지 전송 문제는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크게 좌우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법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어 전략 또는 피해 구제 방안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