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성추행 혐의를 받았는데 당시 기억이 전혀 없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을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라도 놓치면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끝까지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을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 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기억이 없다'와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없더라도 객관적 증거는 존재합니다. CCTV 영상, 카드 결제 내역, 휴대전화 위치 기록,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십시오. 특히 CCTV는 보관 기간이 통상 30일 내외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덮어쓰기로 삭제됩니다. 혐의를 인지한 즉시 해당 업소에 영상 보존을 요청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에 증거보전을 신청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동석자들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집니다. 사건 직후 동석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확인하되, 직접 연락하기보다 변호인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직접 연락할 경우 '증거인멸' 또는 '증인 회유'로 오해받을 수 있어 오히려 불리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반복 진술하면, 사실상 '부인도 인정도 아닌 애매한 태도'로 평가됩니다. 법원은 이를 "혐의를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억이 없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에 기반하여 "해당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적극적 부인과 "기억이 불완전하다"는 진술을 구분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형법 제10조 제2항의 심신미약(심신장애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이 인정되면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단순 음주로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더구나 2018년 형법 개정으로 자의로 음주한 경우에는 심신미약 감경을 배제할 수 있는 규정(형법 제10조 제3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즉, "술에 취해서 그랬다"는 항변만으로는 감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성추행 사건은 대부분 직접 증거가 부족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피해자 진술이 수사 초기부터 재판까지 일관되는지, 구체적인 행위 묘사가 경험에 기반한 것인지, 진술 변경이 있었다면 그 이유가 합리적인지를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전문 변호인의 조력 없이 혼자 대응하기 매우 어려운 영역입니다.
술자리 이전과 이후에 피해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신저, SNS 기록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사건 이후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가 이어졌거나, 다음 모임에 함께 참석한 사실 등이 있다면 방어에 유의미한 간접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건 직후 사과성 메시지를 보냈다면 이는 범행을 자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사건 인지 후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첫 번째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이후 전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조사 전에 반드시 변호인과 상의하여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조사 시 변호인 동석도 가능합니다. 준비 없이 조사에 응하면 불리한 진술이 조서에 기재되어 번복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첫째,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한 비친고죄입니다.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으므로,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둘째, 술자리 성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제10조)이나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제11조) 등이 경합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셋째, 유죄 확정 시 성범죄 전과 기록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최소 20년), 취업 제한(최대 1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등 형사처벌 외의 부수적 불이익이 뒤따릅니다. 직장인의 경우 사내 징계 사유가 되어 해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핵심 정리
기억이 없다는 것은 방어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방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기억의 공백을 객관적 증거와 제3자 진술로 채우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며, 이 모든 과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집니다. 혐의를 인지한 시점부터 신속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