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2가합43098 판결]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채운 담당변호사 신동엽)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만영)
2023. 7. 13.
1. 이 사건 소 중 피고 △△병원에 대한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 2021. 5. 26. 원고에 대하여 한 대기발령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학교법인 ○○학원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병원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주위적으로, 주문 제2항 및 예비적으로, 피고 △△병원이 2021. 5. 26. 원고에 대하여 한 대기발령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하 ‘피고 ○○학원’이라고 한다. 항소심 판결문의 피고)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법인으로서, 위 법에 의한 수익사업으로 부산 동래구에 소재한 피고 △△병원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2) 소외 2는 피고 ○○학원의 이사장이고, 소외 3, 소외인과 형제지간이다. 원고는 소외인의 아들로서, 2015. 9. 1. 피고 △△병원에 입사하여 2017. 3. 17.부터 행정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 ○○학원의 피고 △△병원에 대한 감사 실시 등
1) 피고 ○○학원은 2021. 2. 22. 아래와 같은 사유로 당시 피고 △△병원의 병원장이었던 소외인을 직위해제하였고,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병원의 경영활동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의결하였으며, 2021. 3. 9. 소외 3을 피고 △△병원의 병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였다.
① 2017년 소외 4 회사와의 컨설팅 계약에 있어서 이사회 보고 및 심의 없이 계약 체결하여 진행② 소외 4 회사와의 보수 지급과 관련한 문제점 발생 사실 인지에 따른 법인 차원의 대처 필요성③ 소외 5 회사 주식을 우리 법인이 소유하게 된 사실 관계 및 경위에 대한 사실 조사 필요성④ □□메디칼과의 거래 적정성에 대한 조사 필요성
2) 피고 ○○학원은 2021. 3. 15. 피고 △△병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감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위 감사를 ‘이 사건 감사’라고 한다).
○ 피감사처: 피고 △△병원○ 감사대상: 경영 및 행정 사무 관련 사항○ 감사일정: 2021. 3. 15.부터 2021. 4. 16.까지(단, 감사 진행상황에 따라 조기종료 및 연장될 수 있음)
3) 피고 ○○학원은 2021. 7.경 이 사건 감사에 착수하여 이 사건 소송 중이던 2023. 7.경 감사를 종료하였으며, 그 결과를 정리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되었다.
다. 원고에 대한 2021. 5. 26.자 대기발령 처분의 경위
1) 소외인은 피고 △△병원의 병원장에서 직위해제된 상태였음에도 병원장의 직함으로 2021. 3. 16. 피고 ○○학원에게 이 사건 감사목적과 대상을 구체화하고 감사기일을 연기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학원 감사위원회는 2021. 3. 23. 피고 △△병원 측에 이메일로 2021. 3. 25.까지 감사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 2021. 3. 29. ‘피고 △△병원의 감사 준비 및 요청자료의 제출 지연으로 인해, 현재까지 정상적인 감사활동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준비완료 통지를 부탁하고, 피감사처로서 준비와 협조를 당부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재차 발송하였다.
2) 원고는 피고 △△병원 행정사무국장의 직함으로 2021. 3. 31. 및 2021. 4. 16. 피고 ○○학원의 감사위원장에게 ‘이 사건 감사에 참가하는 감사위원 및 직원 전원이 대외비 감사자료에 대한 복사 및 외부유출 금지에 관한 보안서약서를 작성할 것과, 감사결과 발표 시 공정성 확보를 위해 피고 △△병원 노동조합 대표 및 법률대리인을 참석케 할 것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 ○○학원은 2021. 4. 19. 피고 △△병원 측에 감사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이 사건 감사 관련 건의시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의 승인을 거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피고 ○○학원의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병원 행정사무국장의 직함으로 2021. 4. 26. 피고 ○○학원에게 ‘감사일정과 장소를 특정하여 회신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감사자료 일체는 피고 △△병원의 담당직원이 직접 소지하여 감사장에 방문하고, 감사자료 검토 시 담당직원이 배석하여 설명하며, 감사 종료 후에는 자료를 회수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3) 소외 3은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의 지위에서 2021. 5. 24. 원고에게 ‘2021. 5. 26.부로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자택대기 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고 한다)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대기발령 사유 설명서에는 직무대행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인한 업무방해, 결재 시 전결 사항 불이행, 병원 대표직인의 무단 임의 사용이 대기발령의 사유로 기재되어 있었다(위 사유 설명서가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원고에게 교부되지는 않았다).
라. 이 사건 대기발령 처분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 및 행정소송의 경과 등
1) 원고는 2021. 5. 26.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1. 7. 26.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적 위법이 없고,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반면, 원고가 입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사실상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21. 7. 26.자 부산2021부해264 판정,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25.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노동위원회 2021. 11. 25.자 중앙2021부해1178 판정,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3) 그 후 원고는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90251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6, 8, 9호증, 을1~3호증, 을4, 6~8호증의 각 1, 2, 을10호증의 1~3, 을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병원의 당사자능력 존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5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병원’은 피고 ○○학원이 설치·운영하는 수익사업 시설물의 명칭일 뿐이고, 별도의 법인격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피고 △△병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소로 부적법하다(이하 피고 ○○학원에 대한 본안판단 부분에서 피고 △△병원을 지칭할 때에는 피고 ○○학원의 시설물로서 ‘△△병원’이라고만 한다).
① 피고 △△병원은 사립학교법 6조 1항, 피고 ○○학원의 정관 36조 1호, 37조 1항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피고 ○○학원의 수익사업체이다.
② 사립학교법 16조 1항 7호는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을 학교법인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 ○○학원의 정관 31조 3항 7호도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학원 정관 39조는 피고 △△병원을 경영하는 관리인(병원장)의 임용, 복무,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피고 ○○학원의 이사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③ 이 사건 대기발령이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자의 명의로 이루어졌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 △△병원의 병원장 및 그 직무대행자는 피고 ○○학원의 위임을 받아 피고 △△병원의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므로, 그와 같은 이유로 피고 △△병원에 법인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피고 △△병원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마쳐져 있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은 법인격의 여부와 무관하고,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부가가치세 납세자료를 확보하게 하는 사업사실의 신고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 △△병원에 대한 사업자등록은 피고 ○○학원의 법인등록번호를 이용하여 그 지점으로서 마쳐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역시 피고 △△병원의 법인격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사정에 불과하다.
⑤ 피고 ○○학원은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 자신이 원고에 대한 사용자임을 전제로 원고의 주장을 다투었다.
3. 피고 ○○학원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사유가 부존재하고, 직무대행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인사이동이며,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유지되고 있으므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
위 2.에서 인정한 사실과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는 피고 ○○학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그 명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명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그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기발령 등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두는 것이어서 부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학원에 대한 주장은 이유 있다(원고의 이 부분 무효사유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다른 무효사유의 당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21. 5. 26. 개시되어 현재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되고 있다.
② 피고 ○○학원이 원고를 이 사건 대기발령에 처한 주된 이유는 이 사건 감사에 대한 방해를 저지하기 위한 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감사는 이 사건 소송 중이던 2023. 7.경 종료되었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 ○○학원으로서는 감사결과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원고를 원직에 복직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학원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는 더 이상 잠정적 조치라고 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감사는 약 2년간의 장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졌는데 감사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장기간 감사를 진행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 힘들다.
④ 원고는 2021. 8.경부터 기존 임금의 30%를 삭감하여 지급받고 있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그 자체로도 결코 가벼운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⑤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1심에서 기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사건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 ○○학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지 않은 위 재심판정의 적법여부를 판단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 되고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이 사건 대기발령 자체의 적법여부를 가리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피고 △△병원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주위적 피고 ○○학원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여한울 이래
*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2가합43098 판결]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채운 담당변호사 신동엽)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만영)
2023. 7. 13.
1. 이 사건 소 중 피고 △△병원에 대한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 2021. 5. 26. 원고에 대하여 한 대기발령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학교법인 ○○학원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병원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주위적으로, 주문 제2항 및 예비적으로, 피고 △△병원이 2021. 5. 26. 원고에 대하여 한 대기발령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학교법인 ○○학원(이하 ‘피고 ○○학원’이라고 한다. 항소심 판결문의 피고)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법인으로서, 위 법에 의한 수익사업으로 부산 동래구에 소재한 피고 △△병원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2) 소외 2는 피고 ○○학원의 이사장이고, 소외 3, 소외인과 형제지간이다. 원고는 소외인의 아들로서, 2015. 9. 1. 피고 △△병원에 입사하여 2017. 3. 17.부터 행정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 ○○학원의 피고 △△병원에 대한 감사 실시 등
1) 피고 ○○학원은 2021. 2. 22. 아래와 같은 사유로 당시 피고 △△병원의 병원장이었던 소외인을 직위해제하였고, 같은 날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 △△병원의 경영활동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의결하였으며, 2021. 3. 9. 소외 3을 피고 △△병원의 병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였다.
① 2017년 소외 4 회사와의 컨설팅 계약에 있어서 이사회 보고 및 심의 없이 계약 체결하여 진행② 소외 4 회사와의 보수 지급과 관련한 문제점 발생 사실 인지에 따른 법인 차원의 대처 필요성③ 소외 5 회사 주식을 우리 법인이 소유하게 된 사실 관계 및 경위에 대한 사실 조사 필요성④ □□메디칼과의 거래 적정성에 대한 조사 필요성
2) 피고 ○○학원은 2021. 3. 15. 피고 △△병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감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위 감사를 ‘이 사건 감사’라고 한다).
○ 피감사처: 피고 △△병원○ 감사대상: 경영 및 행정 사무 관련 사항○ 감사일정: 2021. 3. 15.부터 2021. 4. 16.까지(단, 감사 진행상황에 따라 조기종료 및 연장될 수 있음)
3) 피고 ○○학원은 2021. 7.경 이 사건 감사에 착수하여 이 사건 소송 중이던 2023. 7.경 감사를 종료하였으며, 그 결과를 정리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되었다.
다. 원고에 대한 2021. 5. 26.자 대기발령 처분의 경위
1) 소외인은 피고 △△병원의 병원장에서 직위해제된 상태였음에도 병원장의 직함으로 2021. 3. 16. 피고 ○○학원에게 이 사건 감사목적과 대상을 구체화하고 감사기일을 연기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학원 감사위원회는 2021. 3. 23. 피고 △△병원 측에 이메일로 2021. 3. 25.까지 감사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 2021. 3. 29. ‘피고 △△병원의 감사 준비 및 요청자료의 제출 지연으로 인해, 현재까지 정상적인 감사활동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준비완료 통지를 부탁하고, 피감사처로서 준비와 협조를 당부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재차 발송하였다.
2) 원고는 피고 △△병원 행정사무국장의 직함으로 2021. 3. 31. 및 2021. 4. 16. 피고 ○○학원의 감사위원장에게 ‘이 사건 감사에 참가하는 감사위원 및 직원 전원이 대외비 감사자료에 대한 복사 및 외부유출 금지에 관한 보안서약서를 작성할 것과, 감사결과 발표 시 공정성 확보를 위해 피고 △△병원 노동조합 대표 및 법률대리인을 참석케 할 것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 ○○학원은 2021. 4. 19. 피고 △△병원 측에 감사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이 사건 감사 관련 건의시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의 승인을 거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피고 ○○학원의 위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병원 행정사무국장의 직함으로 2021. 4. 26. 피고 ○○학원에게 ‘감사일정과 장소를 특정하여 회신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감사자료 일체는 피고 △△병원의 담당직원이 직접 소지하여 감사장에 방문하고, 감사자료 검토 시 담당직원이 배석하여 설명하며, 감사 종료 후에는 자료를 회수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3) 소외 3은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의 지위에서 2021. 5. 24. 원고에게 ‘2021. 5. 26.부로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자택대기 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고 한다)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대기발령 사유 설명서에는 직무대행 지시사항 불이행으로 인한 업무방해, 결재 시 전결 사항 불이행, 병원 대표직인의 무단 임의 사용이 대기발령의 사유로 기재되어 있었다(위 사유 설명서가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원고에게 교부되지는 않았다).
라. 이 사건 대기발령 처분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 및 행정소송의 경과 등
1) 원고는 2021. 5. 26.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1. 7. 26.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적 위법이 없고,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반면, 원고가 입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사실상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21. 7. 26.자 부산2021부해264 판정,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25.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노동위원회 2021. 11. 25.자 중앙2021부해1178 판정,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3) 그 후 원고는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90251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6, 8, 9호증, 을1~3호증, 을4, 6~8호증의 각 1, 2, 을10호증의 1~3, 을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병원의 당사자능력 존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5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병원’은 피고 ○○학원이 설치·운영하는 수익사업 시설물의 명칭일 뿐이고, 별도의 법인격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피고 △△병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소로 부적법하다(이하 피고 ○○학원에 대한 본안판단 부분에서 피고 △△병원을 지칭할 때에는 피고 ○○학원의 시설물로서 ‘△△병원’이라고만 한다).
① 피고 △△병원은 사립학교법 6조 1항, 피고 ○○학원의 정관 36조 1호, 37조 1항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피고 ○○학원의 수익사업체이다.
② 사립학교법 16조 1항 7호는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을 학교법인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 ○○학원의 정관 31조 3항 7호도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학원 정관 39조는 피고 △△병원을 경영하는 관리인(병원장)의 임용, 복무,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피고 ○○학원의 이사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③ 이 사건 대기발령이 피고 △△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자의 명의로 이루어졌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 △△병원의 병원장 및 그 직무대행자는 피고 ○○학원의 위임을 받아 피고 △△병원의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므로, 그와 같은 이유로 피고 △△병원에 법인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피고 △△병원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마쳐져 있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은 법인격의 여부와 무관하고,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부가가치세 납세자료를 확보하게 하는 사업사실의 신고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 △△병원에 대한 사업자등록은 피고 ○○학원의 법인등록번호를 이용하여 그 지점으로서 마쳐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역시 피고 △△병원의 법인격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사정에 불과하다.
⑤ 피고 ○○학원은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 자신이 원고에 대한 사용자임을 전제로 원고의 주장을 다투었다.
3. 피고 ○○학원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사유가 부존재하고, 직무대행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인사이동이며,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유지되고 있으므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
위 2.에서 인정한 사실과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는 피고 ○○학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그 명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명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그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기발령 등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두는 것이어서 부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학원에 대한 주장은 이유 있다(원고의 이 부분 무효사유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다른 무효사유의 당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21. 5. 26. 개시되어 현재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되고 있다.
② 피고 ○○학원이 원고를 이 사건 대기발령에 처한 주된 이유는 이 사건 감사에 대한 방해를 저지하기 위한 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감사는 이 사건 소송 중이던 2023. 7.경 종료되었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 ○○학원으로서는 감사결과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원고를 원직에 복직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학원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는 더 이상 잠정적 조치라고 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감사는 약 2년간의 장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졌는데 감사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장기간 감사를 진행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 힘들다.
④ 원고는 2021. 8.경부터 기존 임금의 30%를 삭감하여 지급받고 있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그 자체로도 결코 가벼운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⑤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1심에서 기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사건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 ○○학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지 않은 위 재심판정의 적법여부를 판단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 되고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이 사건 대기발령 자체의 적법여부를 가리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피고 △△병원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주위적 피고 ○○학원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여한울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