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로스쿨] 법의 날개로 내일의 정의를
"퀵서비스 기사나 택배 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퇴직금이나 4대 보험 적용이 가능한가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 퀵서비스 기사분이 7년 넘게 같은 업체에서 배달 업무를 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퇴직금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 답변은 단호했습니다. "당신은 개인사업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것일까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서에 "프리랜서" 또는 "개인사업자"로 적혀 있더라도 실질적인 근무 형태가 근로자에 해당하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계약서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일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의 요소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계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배차를 거부하면 콜 배정을 줄이거나 불이익을 주는 구조"가 있으면 근로자성이 인정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솔직히 퀵서비스 기사의 근로자성은 케이스마다 결론이 다릅니다. 그 이유는 업체마다 운영 방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택배 기사의 경우 퀵서비스에 비해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 이유는 구조적으로 업체의 지시와 통제가 강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대형 택배사 소속 배송기사의 전형적인 근무 형태를 보면,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물류센터에 출근해야 하고, 담당 구역이 고정되어 있으며, 배송 완료 시간에 대한 관리를 받습니다. 물량이 많든 적든 그 구역을 책임져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시키는 것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설사 계약서에 "위탁계약"이라고 적혀 있어도 사용종속관계(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하는 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은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노동조합법은 보다 넓게 근로자 개념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서, 근로기준법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2021년부터 시행된 전속성이 인정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확대로, 퀵서비스 기사나 택배 기사가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현재 택배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 모두 산재보험 특례 적용 직종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퀵서비스 기사분처럼, 나중에 근로자성을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근무 형태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러한 증거는 시간이 지나면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평소에 꾸준히 저장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퇴직금(1년 이상 근무 시), 연차휴가수당, 해고예고수당 등을 청구할 수 있고, 부당해고에 해당하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