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많은 분들이 성범죄 형사 합의서 작성을 어려워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범죄 합의서는 일반 형사사건의 합의서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단어 하나, 문구 하나에 따라 합의 효력이 무효가 되거나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절차와 주의사항을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핵심 포인트: 성범죄는 친고죄 폐지 이후에도 합의 여부가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합의서의 내용과 형식이 부적절하면, 재판부가 양형 감경 자료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실무에서 빈번합니다.
모든 성범죄에서 합의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특수강간 등 중범죄의 경우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양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입니다. 반면 성희롱, 통신매체이용음란, 카메라등이용촬영(이른바 몰카) 등 비교적 경미한 유형에서는 합의가 양형에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줍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면 2차 가해 또는 협박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접촉하거나, 수사기관(검찰 피해자 담당관)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직접 연락을 시도하는 경우, 접근금지 위반 등 추가 혐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가 법적 효력을 갖추려면 다음 항목이 빠짐없이 기재되어야 합니다.
성범죄 합의금은 사건 유형, 피해 정도, 가해자의 경제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실무적으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경우 300만~1,500만 원, 강제추행의 경우 500만~3,000만 원, 준강간 이상의 경우 2,000만 원 이상이 협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 범위일 뿐이며, 개별 사안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실수 1. 사건 내용을 부정하는 문구 삽입
"피의자가 해당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합의한다"는 식의 문구를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문구가 포함되면 재판부는 진정한 반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합의의 양형 감경 효과가 대폭 축소됩니다.
실수 2. 처벌불원 의사 표시가 모호한 경우
"합의했으니 적당히 처벌해 달라"는 표현은 처벌불원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피의자(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 또는 "피의자(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합니다"처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실수 3.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
합의를 강요하거나 "합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 강요죄 또는 협박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합의 과정의 녹음 파일이나 메시지가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모든 소통은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수 4. 합의서 제출 시점을 놓치는 경우
합의서는 가능한 한 1심 선고 전에 제출해야 양형에 최대한 반영됩니다. 수사 단계(검찰 처분 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제출하면 감경 폭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합의서 원본을 수사기관(경찰 또는 검찰) 또는 법원에 직접 제출합니다. 제출처는 현재 사건이 진행 중인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사 단계라면 담당 수사관 또는 담당 검사에게, 재판 단계라면 담당 재판부에 제출합니다. 합의금 지급 증빙(송금 확인서, 계좌이체 내역)도 함께 첨부해야 합니다.
성범죄는 2013년 친고죄가 폐지된 이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검사가 직권으로 기소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합의는 양형 참작 사유일 뿐, 면죄부가 아닙니다. 특히 강간, 유사강간 등 중한 범죄에서는 합의가 있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합의서에 공증을 받으면 법적 신뢰도가 높아집니다. 공증 비용은 합의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만~20만 원 수준입니다. 특히 합의금이 1,000만 원 이상이거나 분할 지급 조건이 있는 경우에는 공증을 강력히 권합니다.
또한 합의서와 별도로 피해자의 탄원서를 받아두면 양형에 더 유리합니다. 탄원서는 피해자가 자필로 작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피의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므로 선처를 부탁합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성범죄 합의서는 (1)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접촉하고, (2) 처벌불원 의사를 명확히 기재하며, (3) 사건 내용을 부정하는 문구를 넣지 말고, (4) 가능한 한 1심 선고 전에 제출하고, (5) 합의가 면죄부가 아님을 인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