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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4.05 조회 0

업무지시인 줄 알았는데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과 실제 사례 분석

김상윤 변호사
법률사무소 정중동 · 경기도 수원시

"그게 업무지시였을 뿐인데 괴롭힘이라고요?" 반대로, "업무지시라고 하지만 사실 괴롭힘 아닌가요?" 이렇게 양쪽 모두에서 혼란을 느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정당한 업무지시와 괴롭힘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시는 건 당연합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그 판단 기준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바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 여부입니다.

사례로 보는 두 가지 상황 - 어디까지가 업무지시일까

사례 1 | A씨 이야기 (34세, IT기업 대리)

서울의 한 IT기업에서 근무하는 A씨는 팀장 C로부터 반복적으로 야근을 지시받았습니다. 프로젝트 마감이 코앞이라 다른 팀원도 함께 야근하는 상황이었고, C팀장은 구체적인 업무 목표와 기한을 제시했습니다. A씨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업무 분장 자체는 합리적이었습니다.

사례 2 | B씨 이야기 (41세, 제조업 과장)

경기도의 중견 제조기업에서 일하는 B씨는 부장 D로부터 같은 보고서를 하루에 7번 재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수정 사유를 물으면 "내가 시키면 하는 거지"라는 답변뿐이었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이 정도도 못 하냐"며 모욕적인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B씨에게만 집중적으로 잡무가 배정되었고, 회의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기도 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상급자의 '지시'라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결론은 매우 다릅니다. 걱정되시는 분들을 위해, 법적 판단 기준을 하나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쟁점 1 -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가

직장 내 괴롭힘 판단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준이 바로 업무상 적정 범위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업무와 관련이 있는가"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 해당 지시에 업무상 필요성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지
  • 지시의 방식과 강도가 사회 통념상 수인(참을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지
  • 같은 직급·업무의 다른 직원에 비해 현저히 불균형한 업무 배분이 아닌지
  • 지시의 목적이 업무 수행이 아니라 특정인에 대한 배제·굴복·보복에 있는 것은 아닌지

A씨의 경우, 프로젝트 마감이라는 객관적인 업무 필요성이 있었고, 팀원 전체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었으며,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었습니다. 힘들지만 이 경우는 업무상 적정 범위 안의 지시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B씨의 경우, 같은 보고서를 수정 사유 없이 7회 재작성하게 한 것은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B씨에게만 잡무가 집중 배분되고 회의에서 배제된 점까지 고려하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분명히 넘어선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쟁점 2 - 반복성과 계속성이 있는가

한 번의 강한 질책이 바로 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단 1회의 행위라도 그 정도가 극심하면(폭행, 심각한 모욕 등)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행위의 반복성과 계속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매뉴얼에 따르면, 괴롭힘은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일회적 행위라도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면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B씨가 겪은 상황처럼 의미 없는 보고서 재작성이 수 주에 걸쳐 반복되고, 모욕적 발언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며, 회의 배제가 일정 기간 계속되었다면 이는 반복성·계속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쟁점 3 -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는가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려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것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급자가 아닌 동료나 부하도 괴롭힘 행위자가 될 수 있나요?"

  • 직위의 우위 -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행하는 경우 (B씨 사례에서 부장이 과장에게)
  • 관계의 우위 - 직위와 무관하게 다수가 소수에게, 정규직이 비정규직에게, 인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

B씨 사례에서 부장 D는 직위상 분명히 우위에 있으며, 인사평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위를 이용하여 불합리한 지시와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이므로, 이 요건 역시 충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당한 업무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 핵심 차이 비교

정당한 업무지시
  • 업무상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됨
  • 지시 내용이 구체적이고 합리적
  • 직원 전반에 공정하게 적용
  • 수정·질책 시 구체적 사유 제시
  • 인격 모독 없이 업무 중심 소통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
  • 업무 필요성이 불분명하거나 없음
  • 이유 없이 반복적인 재작업 지시
  • 특정인에게만 집중된 불이익
  • 공개적 모욕, 인격적 비하 동반
  • 업무 배제, 정보 차단 등 고립 행위

괴롭힘이 의심될 때, 실무적으로 이렇게 대응하세요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다면, 감정적으로 힘드신 가운데에서도 아래 사항을 차분히 준비해 두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 기록을 남기세요. 날짜, 시간, 장소, 발언 내용, 목격자를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녹음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녹음도 유효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사내 신고 절차를 확인하세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제76조의3). 취업규칙이나 사내 게시판에서 신고 절차를 확인해 주세요.
  •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사용자에게 과태료(최대 500만 원) 또는 형사처벌(불리한 처우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 무리하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괴롭힘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증거 확보 방법, 신고 시점, 보호 조치 요청 등은 상황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2019년 7월 법 시행 이후 매년 신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약 14,000건에 이릅니다. 더 이상 참고 넘길 문제가 아닌,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게 괴롭힘인지, 원래 직장생활이 다 이런 건지" 혼자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괴롭히는 쪽에서 '업무지시'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그것이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상 적정 범위, 반복성, 지위의 우위 이용 여부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며, 그 판단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정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김상윤
김상윤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정중동 · 경기도 수원시
실무에서 보면 가해자가 '업무지시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피해를 입은 분이 구체적인 날짜와 발언 내용을 기록해 두셨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우실 때는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 글의 변호사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

성실함과 책임감, 결과로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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