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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형사범죄 ·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2026.04.06 조회 5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 참여권, 실제 사례로 본 핵심 쟁점 3가지

안선우 변호사
법률사무소 본연 · 서울특별시 서초구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을 때, 변호인이 옆에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변호인 참여권이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에 명시된 이 권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핵심 제도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변호인의 조력 범위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변호인 참여권의 구체적 쟁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IT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A씨(41세)는 투자금 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었습니다. A씨는 첫 번째 경찰 조사에 변호인 C 변호사와 함께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수사관은 "수사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C 변호사의 조사실 입장을 거부했고, 이후 두 번째 조사에서는 입장은 허용했으나 C 변호사가 A씨에게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제하라고 조언하자 수사관이 이를 제지하며 퇴장을 요구했습니다. A씨 측은 이러한 수사 과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쟁점 1: 변호인 참여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의 범위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에 따르면,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은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의 참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당한 사유"의 해석 범위입니다.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 변호인이 신문 내용을 사전에 공범에게 유출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우려가 있는 경우
  • 변호인이 수사 방해 행위(큰 소리로 항의, 조사 자체를 물리적으로 저지 등)를 반복한 전력이 있는 경우
  • 긴급체포 직후 등 시간적으로 변호인 도착을 기다릴 수 없는 급박한 상황

본 사례에서 수사관은 단순히 "수사에 지장이 있다"는 포괄적 이유만 제시했습니다. 이 정도의 추상적 사유만으로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법원 판단 경향입니다. 수사기관은 변호인 참여를 제한하려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조사에서 C 변호사의 입장 자체를 거부한 것은 위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쟁점 2: 변호인의 조력 범위와 수사관의 제지 한계

변호인이 조사실에 참여했더라도, 그 역할의 범위를 둘러싼 갈등은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3항은 변호인이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부당한 신문 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변호인이 할 수 있는 행위와 제한되는 행위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변호인에게 허용되는 행위

1부당한 신문 방법(회유, 강압, 유도신문 등)에 대한 이의 제기
2신문이 끝난 후 의견 진술
3조서 내용의 정확성 확인 및 정정 요청
4피의자의 진술거부권 행사를 위한 조언

제한될 수 있는 행위

1신문 도중 피의자를 대신하여 답변하는 행위
2수사관의 질문 자체를 차단하거나 조사 진행을 반복적으로 중단시키는 행위

여기서 중요한 쟁점이 발생합니다. 본 사례의 C 변호사는 "특정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는데, 이것이 과연 제한 대상인지의 문제입니다. 피의자에게는 헌법 제12조 제2항 및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의해 진술거부권(묵비권)이 보장됩니다. 변호인이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조언하는 것은 변호인의 핵심 조력 기능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퇴장을 명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다만, 변호인이 모든 질문에 대해 일괄적으로 "답하지 마세요"라고 반복 지시하여 사실상 신문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제지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개별 질문에 대한 선별적 진술거부권 행사 조언신문 자체의 전면 방해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쟁점 3: 변호인 참여권 침해 시 조서의 증거능력

가장 실질적인 문제는 변호인 참여권이 침해된 상태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이 쟁점의 경우,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증거능력 판단의 핵심 기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르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습니다(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변호인 참여권의 부당한 제한은 적법절차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변호인 참여권 침해가 자동적으로 조서의 증거능력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위반의 중대성 - 참여 자체를 완전히 거부한 것인지, 참여 범위를 일부 제한한 것인지
  • 피의자의 자발성 - 변호인 부재 상태에서도 피의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진술했는지
  • 절차 회복 가능성 - 이후 변호인 참여 하에 동일 내용을 재진술할 기회가 있었는지
  • 인과관계 - 위법한 절차와 조서 내용 사이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

A씨의 경우, 첫 번째 조사에서 변호인 참여 자체가 거부되었으므로 위반의 중대성이 높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작성된 조서는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반면 두 번째 조사는 변호인이 입장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으므로, 퇴장 요구 이전까지 작성된 조서 부분과 이후 부분을 분리하여 판단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 조언 정리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피의자 신문 시 변호인 참여권과 관련하여 실무적으로 유의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조사 전 반드시 변호인 선임 및 참여 신청 - 수사기관에 출석하기 전 변호인을 선임하고, 서면으로 참여를 신청하는 것이 기록 확보에 유리합니다.
2참여 거부 시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록 - 수사관이 참여를 거부하면 그 사유, 시각, 담당 수사관 이름을 기록하고, 가능하면 서면 통지를 요청해야 합니다.
3부당한 제지 시 이의 제기 후 기록 남기기 - 변호인이 퇴장 요구를 받으면 조서에 그 사실을 기재해 줄 것을 요청하고, 별도로 이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4진술거부권 행사의 전략적 판단 - 변호인과 사전에 어떤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지 충분히 협의해 두면, 조사 현장에서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습니다.
5위법 조사의 증거능력 다툼 준비 - 변호인 참여권이 침해된 정황이 있다면, 이후 재판 단계에서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기 위한 자료를 조사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변호인 참여권은 단순한 형식적 권리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수사기관의 부당한 제한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재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안선우
안선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본연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변호인 참여를 막거나 형식적으로만 허용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접합니다. 이때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재판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 단계부터 경험 있는 변호인의 실질적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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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우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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