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 졸업, 경찰 출신 변호사입니다.
연봉제 근로자의 퇴직금 산정은 월급제와 달리 여러 변수가 얽혀 있어, 정확한 금액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도 연봉 구성항목의 성격이나 포함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정산받기 전에 아래 7가지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따르면,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평균임금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느냐에 있으며, 연봉제의 경우 이 부분에서 쟁점이 집중됩니다.
여기서 평균임금이란,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해당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합니다. 이 원칙은 연봉제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퇴직금은 1년 이상 계속 근로하고, 주 15시간 이상(4주 평균) 근무한 근로자에게 발생합니다. 수습기간, 인턴기간도 동일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한 것이라면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 계약서상 근무 시작일과 실제 출근일이 다른 경우, 실질적 근로제공 개시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연봉 총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근로계약 조항은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볼 수 없는 한, 이러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별도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연봉과 별도로 매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고 이를 중간정산으로 인정할 수 있는 요건(서면 합의, 1년 단위 정산 등)을 갖춘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급여명세서와 계약서를 반드시 대조해야 합니다.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연봉제의 경우 월 고정급여뿐 아니라, 해당 3개월 내에 지급된 상여금, 성과급, 각종 수당 등도 임금에 해당하면 포함해야 합니다. 3개월 기간은 역일(曆日) 기준이므로, 퇴직일이 3월 15일이라면 1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가 산정 기간이 됩니다.
연봉제 근로자가 받는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핵심 쟁점입니다. 판단 기준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계속성 - 정기적, 반복적으로 지급되는가
고정성 - 일정 조건 충족 시 당연히 지급되는가
일률성 - 전체 또는 일정 그룹에게 동일 기준으로 지급되는가
매년 전 직원에게 일정 비율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임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지급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는 특별 인센티브는 임금이 아닌 은혜적 급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연봉 계약서에 식대(월 20만 원), 차량유지비, 자기개발비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항목이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된다면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됩니다. 세법상 비과세 여부와 노동법상 임금 해당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비과세라는 이유만으로 제외해서는 안 됩니다.
퇴직 전전년도 출근율에 따라 발생한 연차휴가 중 미사용분에 대한 연차수당은 평균임금에 포함됩니다. 다만, 산정 방식이 다소 복잡합니다.
연차수당은 발생 시점이 아닌, 퇴직으로 인해 비로소 청구권이 확정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에 일할 계산하여 산입합니다. 예를 들어, 미사용 연차가 10일이고 1일 통상임금이 12만 원이라면, 연간 연차수당 120만 원을 3개월분(약 30만 원)으로 환산하여 평균임금에 반영하는 구조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따르면, 산출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을 경우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적용합니다. 연봉제 근로자의 경우, 퇴직 전 3개월간 상여금 지급이 없거나 무급휴직 기간이 포함되어 평균임금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통상임금이 더 높다면 통상임금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해야 유리합니다.
오류 1. 연봉을 단순히 12로 나누어 월급여로 보고, 이를 곧바로 퇴직금 산정 기초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여금이 별도 지급되거나, 매월 변동 수당이 있다면 실제 3개월 지급액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오류 2. 세전 연봉이 아닌 세후 수령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세전 총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오류 3. 포괄임금 약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이 연봉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이를 고정 연장수당으로 보아 평균임금에서 빼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정 연장수당도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이상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연봉제 근로자의 퇴직금은 단순히 연봉 나누기 12가 아닙니다.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을 빠짐없이 확인하고, 퇴직금 포함 약정의 유효성, 성과급과 수당의 임금 해당 여부, 미사용 연차수당 반영 여부까지 꼼꼼히 점검해야 정확한 퇴직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취업규칙의 내용을 교차 확인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