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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4.10 조회 0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구제 방법과 실무 대응을 사례로 알아봅니다

김충기 변호사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하고도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명백한 법 위반 행위이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구제 수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피해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제 방법과 실무상 유의할 점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 소재 IT 기업에서 UI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C씨(29세, 여성)는 같은 팀 팀장 D씨(47세, 남성)로부터 약 4개월간 반복적인 성적 언동에 시달렸습니다. D씨는 회식 자리에서 C씨의 외모를 성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고, 업무 메신저로 "오늘 옷이 잘 어울린다, 한번 같이 밥 먹자"는 식의 사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C씨가 불쾌감을 표시하자 D씨는 "농담도 못 하냐"며 오히려 업무 평가에서 C씨에게 낮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C씨는 회사 인사팀에 신고했지만, 회사 측은 "당사자 간 오해"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쟁점 1: D씨의 행위가 법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C씨의 사례에서 살펴볼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위자의 지위 - D씨는 C씨의 직속 상급자(팀장)로서, 업무 지시와 평가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성적 언동의 존재 - 외모에 대한 성적 평가, 사적 메시지를 통한 반복적인 접근은 성적 언동에 해당합니다. 특히 메신저 기록이 남아 있어 객관적 입증이 가능합니다.
3
성적 굴욕감ㆍ혐오감 - C씨가 불쾌감을 명시적으로 표현했음에도 D씨가 행위를 중단하지 않은 점은 피해자가 실제로 굴욕감을 느꼈음을 뒷받침합니다.

성희롱 해당 여부는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만이 아니라, 합리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판단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행위의 반복성, 업무상 지위 관계,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시 여부가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C씨의 경우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법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쟁점 2: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의 법적 문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받거나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조 제5항은 사업주가 피해 근로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C씨의 사례에서 회사의 대응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조사 의무 위반 - 인사팀이 "당사자 간 오해"로 치부하고 정식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의 조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사업주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동법 제39조 제2항).

피해자 보호 조치 미흡 - 신고 후에도 C씨가 D씨와 같은 팀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한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부여 등의 적절한 조치(동법 제14조 제3항)를 취하지 않은 것입니다.

불리한 처우 가능성 - D씨가 C씨에게 낮은 업무 평가를 부여한 것이 성희롱 신고에 대한 보복적 성격을 띤다면, 이는 사업주가 방치한 불이익 조치로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동법 제37조 제2항).

쟁점 3: C씨가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구제 방법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제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복수의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
고용노동부 진정(행정적 구제) -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성희롱 사실 및 사업주의 조치 의무 위반을 진정할 수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사업장을 조사하여 시정 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접수 후 통상 30~60일 이내에 조사가 진행됩니다.
2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 성희롱은 인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권위는 조사 후 시정 권고를 할 수 있으며,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사회적 압력과 후속 소송에서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진정 비용은 무료이며, 조사 기간은 통상 3~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3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 가해자 D씨와 사용자 책임이 있는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위자료 인정 금액은 사안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다양하며, 행위의 반복성, 피해 정도, 회사의 대응 태도 등이 배상액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4
형사 고소 - 성희롱의 정도가 강제추행이나 성폭력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형사 고소도 가능합니다. C씨의 사례처럼 언어적 성희롱의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행위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 - 성희롱 신고 후 해고, 전보 등 불이익을 받은 경우에는 부당해고ㆍ부당전보 구제 신청을 노동위원회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불이익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피해 입증을 위한 실무적 조언

어떤 구제 수단을 선택하든, 증거 확보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성희롱 피해를 입으셨다면 아래의 사항을 가능한 빨리 준비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보해야 할 핵심 증거

- 메신저(카카오톡, 사내 메신저 등) 대화 내용 캡처 및 원본 저장

- 성희롱 발생 일시, 장소, 구체적 발언 내용을 기록한 피해 일지

- 목격자 진술 (같은 자리에 있었던 동료의 연락처 확보)

- 회사에 신고한 기록 (이메일, 내부 게시판 접수 내역 등)

- 신고 이후 받은 불이익의 근거 자료 (인사 평가서, 업무 배치 변경 통보 등)

특히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회사에 신고할 때 반드시 서면(이메일 등)으로 기록을 남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 신고만으로는 나중에 "신고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회사 측 항변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희롱 관련 권리 행사에는 시효가 있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1년 이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와 권리 구제가 모두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빠른 시점에 대응을 시작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법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혼자 감당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본인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구제 방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시고,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김충기
김충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초기 증거 확보 여부가 구제 절차 전체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회사 신고 단계에서 서면 기록을 남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인지하신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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