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형사전문변호사
교통사고를 당하셨거나 사고를 내신 분들이 가장 고민하시는 부분이 바로 합의금 문제입니다. "보험사에 맡기면 되는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주변에서 "직접 합의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시죠. 오늘은 실제 상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통해, 보험사 합의와 직접합의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가해자 A씨(38세, 물류회사 근무)는 퇴근길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하다가, 직진 중이던 피해자 B씨(45세, 자영업자)의 차량 운전석 측면을 충돌했습니다.
B씨는 경추 염좌(목 디스크 의심)와 좌측 팔꿈치 골절로 총 8주간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고, 자영업 특성상 가게 운영이 3개월간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A씨의 종합보험 가입 상태. 사고 과실비율은 A씨 90% : B씨 10%로 산정되었습니다.
B씨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습니다. 하나는 A씨의 보험사와 합의하는 것, 다른 하나는 A씨와 직접 합의금을 협상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이 선택에 따라 합의금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보험사 합의는 많은 분들이 선택하시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보험사 손해사정사가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자체 기준으로 산정하여 합의금을 제시하는 구조인데요.
B씨 사례에서 보험사 제시 금액
- 치료비 실비: 약 620만 원 (실제 지출 기준)
- 휴업손해: 약 480만 원 (보험사 내부 일급 기준 적용)
- 향후치료비: 약 120만 원
- 위자료: 약 300만 원
- 과실상계(10%) 적용 후 합계: 약 1,368만 원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험사의 휴업손해 산정 기준은 피해자의 실제 소득이 아니라, 보험사 내부 기준(일용근로자 임금 또는 통계소득)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B씨처럼 자영업자인 경우, 실제 매출 감소분과 보험사 인정 금액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할 수 있어요.
보험사 합의의 장점도 분명합니다. 절차가 간편하고, 합의금이 확실하게 지급되며, 가해자의 재산 상태와 무관하게 보험 한도 내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경미한 사고의 경우 시간과 비용 대비 보험사 합의가 훨씬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합의란 보험사를 거치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1:1로 합의금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데요.
B씨가 직접합의를 고려한 이유
A씨는 신호위반 과실로 업무상과실치상(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특례법상 신호위반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여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공소권이 있지만, 실무적으로 합의 여부가 검찰 처분과 법원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상황에서 B씨가 직접합의를 선택할 경우, 가해자 A씨의 형사적 부담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보험사 제시 금액보다 높은 합의금을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실무에서 보면, 보험사 산정 금액 대비 1.5배에서 2배 수준까지 직접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직접합의에는 주의하셔야 할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패턴을 정리하면, 모든 상황에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경중과 가해자의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B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면, 8주 이상 치료에 자영업 휴업손해가 크고, 가해자가 12대 중과실(신호위반)에 해당하는 상황이었기에 직접합의를 검토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만 핵심은 직접합의와 보험사 합의를 배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무 팁: 병행 전략이 가능합니다
가해자로부터 형사합의금(위자료 명목)을 별도로 받고, 치료비와 휴업손해 등 실손해는 보험사에 청구하는 이중 구조가 가능합니다. 다만 합의서 문구를 매우 정밀하게 작성해야 하며, "형사합의"와 "민사 손해배상"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합의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별도로 유보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교통사고 합의를 앞두고 계신 분들께 실무 현장에서 드리는 조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교통사고 합의는 한 번 서명하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합의금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지만, 합의서의 법적 효력과 향후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