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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국제이혼·국제양육권
가족·이혼·상속 · 국제이혼·국제양육권 2026.03.21 조회 4

해외 재산이 있는 국제이혼 재산분할, 실제 사례로 본 법적 쟁점과 대응 전략

윤승환 변호사
법무법인율인 · 경상남도 김해시

해외 재산이 포함된 국제이혼 재산분할은 국내 이혼 사건과 달리 준거법 결정, 해외 재산의 발견과 가치 평가, 외국 법원 판결의 집행 가능성 등 여러 층위의 법적 쟁점이 중첩됩니다. 특히 부부 중 한쪽이 해외에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국내 법원의 재산분할 결정만으로는 실질적인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아래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실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차분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B씨의 국제이혼 사례

사례 시나리오

A씨(42세, 한국 국적, 서울 거주)는 미국 시민권자인 B씨(45세)와 2010년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B씨는 IT 기업 임원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시가 약 12억 원 상당의 주택 1채, 미국 증권계좌에 약 5억 원 상당의 주식, 한국 내 공동명의 아파트(시가 9억 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2018년부터 별거하기 시작했고, A씨는 2024년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B씨는 미국 내 재산에 대해서는 한국 법원에 재산분할 관할이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 재산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례에서 핵심적으로 검토해야 할 법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쟁점 1. 한국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는가

국제이혼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지의 문제입니다. 이를 국제재판관할이라 합니다.

국제사법 제2조에 따르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됩니다. 혼인신고지, 최후 공동거소지, 원고의 상거소지 등이 고려 요소입니다.

본 사례의 경우, A씨와 B씨가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상당 기간 한국에서 공동생활을 했으며, 원고인 A씨의 상거소(생활의 근거지)가 서울에 있으므로, 한국 법원의 관할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재판관할권이 인정되는 것판결이 실제로 해외에서 집행 가능한 것은 별개라는 사실입니다. 한국 법원이 미국 소재 부동산에 대해 재산분할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국 법원이 이를 승인하고 집행해 주지 않으면 실질적 효력이 제한됩니다.

쟁점 2. 해외 재산의 발견과 가치 평가

실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상대방이 해외에 보유한 재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입니다. B씨처럼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재산조회 방법

한국 법원은 국내 금융기관, 부동산 등기 등에 대한 재산조회를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소재 재산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조회 권한이 없습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사실조회 신청 - 법원을 통해 외국 금융기관이나 등기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법이지만, 응답률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 현지 변호사 선임 - 해당 국가에서 디스커버리(discovery) 절차를 활용하여 재산 내역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강력한 자료 공개 제도를 갖추고 있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과거 세무자료 활용 - 상대방의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이나 해외금융계좌 신고(FBAR, FATCA) 자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재산을 추적하는 방법입니다.
  • 재산명시 신청 -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명하고, 불이행 시 제재(과태료 등)를 가할 수 있습니다.

재산의 가치 평가에 있어서도, 외국 부동산의 시가 산정, 환율 적용 기준일, 주식 등 금융자산의 평가 시점 등이 쟁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가장 가까운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되, 환율은 해당 시점의 기준환율을 적용하는 것이 실무적 관행입니다.

쟁점 3. 준거법 결정과 재산분할 비율

국제이혼에서 재산분할에 적용할 법률(준거법)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제사법 제39조에 따르면, 이혼의 준거법은 부부의 동일 본국법, 동일 상거소지법,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순서로 결정됩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38조에서 부부재산제의 준거법을 규정하고 있어, 양자의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A씨는 한국 국적, B씨는 미국 국적이므로 동일 본국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부의 최후 공동 상거소지가 한국이므로, 한국법이 준거법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법이 적용되면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고, 법원은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기여도, 가사노동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분할 비율을 정하게 됩니다.

참고로, 만약 미국 캘리포니아법이 적용된다면 부부공동재산제(community property)에 따라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50:50으로 분할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준거법에 따라 결과가 상이할 수 있으므로, 어느 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실무적 대응 전략 정리

위 사례와 같이 해외 재산이 포함된 국제이혼 재산분할에서는 다음과 같은 실무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1. 초기 단계에서 해외 재산 보전 조치 검토

상대방이 해외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한국 법원의 가압류뿐 아니라 해당 국가 법원에서의 보전처분(동결 명령 등)을 병행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체되면 재산이 이전될 위험이 커집니다.

2. 현지 법률 전문가와의 협업 체계 구축

해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향후 판결 집행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변호사와 협력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적입니다. 한국 소송과 현지 절차를 연동하여 진행하는 이중 전략(dual-track strategy)이 효과적입니다.

3. 세무 문제 사전 검토

재산분할로 해외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이전받는 경우, 양국의 세법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여세, 외환거래 규정 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재산분할 자체는 증여세 비과세이지만, 해외 자산의 국내 반입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협의 가능성 열어두기

소송만으로 해외 재산 전부에 대한 실질적 집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협의를 통해 국내 재산에서 해외 재산 몫까지 조정받거나, 해외 재산을 자발적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국제이혼 재산분할은 단순히 법률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해당 국가의 법제도와 실무 관행, 재산 추적 기법, 국제 사법공조 절차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사안의 복잡성이 높은 만큼,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윤승환
윤승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율인 · 경상남도 김해시
실무에서 해외 재산이 관련된 국제이혼 사건을 다루다 보면, 재산의 존재를 입증하는 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해외 자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하기 시작하면 시간과의 싸움이 됩니다. 해외 재산이 포함된 이혼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국제이혼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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