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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계약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민사·계약 · 계약해지·위약금·계약불이행 2026.04.11 조회 3

전자상거래 계약 취소, 위약금 요구받았을 때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들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한 뒤 사정이 바뀌어 취소하려 했는데, 판매자 측에서 위약금을 청구하거나 환불을 거부하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고가의 전자상거래 계약일수록 "이미 배송 준비가 시작되었으니 취소가 불가능합니다"라는 답변에 막막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가 계약을 취소할 때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위약금 청구가 정당한 것인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4세, 회사원)는 온라인 가구 전문몰에서 맞춤형 책상 세트를 198만 원에 주문했습니다. 결제 완료 후 이틀이 지났을 때, 갑작스러운 이사 취소로 인해 주문을 취소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판매자 B업체는 "맞춤 제작 상품이므로 청약철회가 불가하며, 총 금액의 30%인 59만 4천 원을 위약금으로 공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A씨는 아직 제작이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B업체는 약관에 위약금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며 환불을 거부했습니다.

쟁점 1: 맞춤 제작 상품도 청약철회가 가능할까

많은 분들이 "맞춤 제작이면 무조건 취소가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상품을 배송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철회(주문 취소)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소비자의 주문에 의하여 개별적으로 생산되는 상품 등 청약철회를 인정하면 판매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맞춤 제작 상품이더라도, 아직 실제 제작에 착수하지 않은 단계라면 청약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매자가 "맞춤 제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소를 거부하려면, 실제로 제작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원상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A씨의 경우 주문 후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고, B업체도 아직 제작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별 생산이 시작되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A씨의 청약철회권은 유효하다고 판단됩니다.

쟁점 2: 약관에 적힌 위약금 30%는 유효한가

B업체가 근거로 내세운 것은 자체 약관에 명시된 "주문 확정 후 취소 시 30% 위약금 부과" 조항이었습니다. 이런 약관 조항을 보시면 "약관에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하고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 제6조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같은 법 제8조에서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봅니다.

핵심 포인트

위약금의 적정성은 판매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제작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 금액의 30%를 위약금으로 청구하는 것은, 실제 손해와 현저히 비례하지 않아 부당한 약관 조항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판매자가 주문 접수를 위해 투입한 행정 비용이나 결제 수수료 등 실제 발생한 비용이 있다면 그 범위 내에서만 공제가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98만 원의 30%인 59만 4천 원이 정당한 손해액이라는 근거를 판매자가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 위약금 조항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쟁점 3: 판매자가 환불을 계속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가 정당하게 청약철회 의사를 밝혔음에도 판매자가 환불을 거부하는 상황이 되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단계적으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1
내용증명 발송 - 청약철회 의사를 서면으로 명확히 전달합니다.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대화만으로는 증거력이 약할 수 있으므로,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 철회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1372 소비자상담센터 또는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 전화(1372) 또는 온라인으로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양 당사자의 의견을 들은 뒤 합의를 권고하며, 처리 기간은 통상 30일 내외입니다. 비용은 무료입니다.
3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신청 - 한국소비자원의 합의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 결정에 대해 양 당사자가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합니다.
4
민사소송(소액사건) 제기 - 분쟁 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이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이용할 수 있어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됩니다. A씨의 경우 198만 원이므로 소액사건에 해당하며, 인지대와 송달료를 합쳐 약 2~3만 원 수준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3항은 판매자가 대금 환급을 지체하면 연 15%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불이 지연될수록 판매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실무 조언 정리

1. 주문 취소 의사는 가능한 한 빨리, 서면(내용증명)으로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 판매자가 "맞춤 제작"을 이유로 취소를 거부하더라도, 실제 제작 착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약관에 위약금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실제 손해에 비해 과도하면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주문 내역, 약관 캡처, 판매자와의 대화 기록 등 증거를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 법률은 생각보다 소비자에게 두터운 보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판매자의 일방적인 약관이나 통보에 위축되지 마시고, 본인의 권리를 차분히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전자상거래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판매자가 내세우는 약관 조항이 실제로는 법적 효력이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맞춤 제작 상품이라 하더라도 제작 착수 전이라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판매자의 거부에 섣불리 포기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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