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의 성실한 변호사입니다.
"폭행을 당해서 진단서를 받으려 하는데, 아무 병원에서 아무 때나 받으면 되는 건가요?"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단서는 단순히 '받기만 하면 끝'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으로 발급받느냐에 따라 형사 사건에서의 증거 가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단서 한 장이 고소 사건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실무에서 빈번합니다.
상해 진단서가 형사재판에서 강력한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진단서의 증거력이 약해지는 대표적 사례를 짚어 드리겠습니다.
사건 발생 후 1주일 이상 경과한 진단서 - 상대방 측에서 "다른 원인에 의한 상해"라고 반박할 여지가 생깁니다. 수사기관도 인과관계 인정에 소극적이 됩니다.
진료기록부와 진단서 내용이 불일치하는 경우 - 진료 시에는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해 놓고, 이후 진단서에 "폭행에 의한 상해"로 기재를 요청하면 신빙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처음부터 사실 그대로 일관되게 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단 기간을 과장한 진단서 - 간혹 합의금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실제보다 긴 치료 기간을 기재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형법 제233조 허위진단서작성죄 교사에 해당할 수 있어 오히려 피해자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단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증거들을 함께 갖추면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CCTV 영상 - 사건 현장 인근의 CCTV는 시간이 지나면 덮어쓰기 되므로, 사건 직후 경찰에 보존 요청을 해야 합니다. 보통 30일 전후로 삭제됩니다.
목격자 진술 - 현장에 있던 사람의 연락처를 즉시 확보하십시오.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 가해자의 사과 메시지, 협박 내용 등은 캡처하여 보관합니다.
112 신고 기록 - 경찰 신고를 했다면 신고 접수 기록 자체가 사건 발생 시점을 증명하는 증거가 됩니다.
진단서 발급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통상 1만 원에서 2만 원 수준입니다. 종합병원 응급실 기준으로 진료비 포함 5만~10만 원 내외가 소요되며, 진단서는 당일 또는 익일 발급이 가능합니다.
진단서는 원본 1부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사본 2~3부를 추가로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나 보험금 청구에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수사기관에 제출할 때는 진단서뿐 아니라 진료기록부 사본도 함께 제출하면 증거력이 더욱 강화됩니다. 진료기록부 사본은 해당 병원 원무과에 요청하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의료법 제21조에 따라 환자 본인은 열람 및 사본 발급 청구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