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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형사범죄 ·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2026.04.13 조회 0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가 다쳤을 때 보험 처리는 어떻게 될까

김현중 변호사
법률사무소 재건 · 서울특별시 송파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30대 직장인 C씨는 회사 회식이 끝난 뒤, 같은 부서 동료 D씨가 모는 차에 올라탔습니다. D씨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집이 가까우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km도 채 가지 못한 교차로에서 D씨의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조수석에 있던 C씨는 갈비뼈 3개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C씨는 병원비가 이미 800만 원을 넘어섰지만,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라는 이유로 보험 처리가 될지, 치료비를 누구한테 청구해야 하는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보험사에서 보상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인지, 동승 사실 자체가 과실로 잡히는 것인지, 실무 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쟁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음주운전 동승자도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도 자동차보험(대인배상)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가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타인'에는 동승자도 포함됩니다.

다만 보험사 실무에서는 동승자가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인지하고도 탑승한 경우, 이른바 "음주운전 동승자 과실"을 주장하며 보상액을 감액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한 것 자체가 보상을 원천 차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동승 경위와 인지 여부에 따라 과실 비율이 산정되고, 그 비율만큼 보상액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동승자 과실 비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실무에서 보험사가 적용하는 동승자 과실 비율은 고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보면, 동승자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통상 10%에서 30% 사이에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과실 비율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1. 동승자가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 (인지 여부)
  2.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만류하거나 제지했는지 여부
  3. 동승자가 함께 음주를 한 사이인지, 또는 별도로 합류한 것인지
  4. 대중교통 등 대체 귀가 수단이 있었는지 여부
  5. 동승자와 운전자 사이의 관계 (직장 상사-부하, 부부 등 거절이 어려운 관계인지)

예를 들어, 동승자가 운전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운전해서 가자"고 적극 권유한 경우에는 과실이 30%까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운전자가 술을 마신 줄 전혀 몰랐거나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가 강행한 경우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거나 10% 이하로 산정되기도 합니다.

보험 종류별 처리 방법 정리

음주운전 사고에서 동승자가 활용할 수 있는 보험은 여러 가지입니다. 각각의 처리 방식이 다르므로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전자 측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동승자는 '피해자'에 해당하므로 운전자의 대인배상I(의무보험) 및 대인배상II를 통해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승자 과실 비율만큼 감액됩니다.

동승자 본인의 상해보험 또는 실손보험

동승자가 가입한 개인 상해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이 있다면 자동차보험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치료비 기준으로 지급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운전자 측 보험사의 대인배상 지급 의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상 음주운전 면책은 운전자 본인의 상해(자기신체사고)에만 적용되고, 동승자와 같은 제3자에 대한 대인배상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음주운전 사고이므로 보상이 불가하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운전자 본인에 대한 면책과 동승자(타인)에 대한 대인배상을 혼동한 것입니다. 동승자는 과실 감액은 있을 수 있으나 보상 자체가 거부될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정부보장사업 활용

만약 운전자가 자동차보험에 미가입(무보험) 상태였다면, 동승자는 국토교통부 산하 정부보장사업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부보장사업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0조에 근거한 것으로, 무보험 차량 또는 뺑소니 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다만 정부보장사업은 대인배상I(의무보험) 수준의 한도 내에서만 보상하므로, 중상해의 경우 보상 한도(사망 시 1억 5,000만 원, 부상 시 상해등급별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은 운전자에게 직접 민사소송을 통해 청구해야 합니다.

동승자가 실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

음주운전 차량 동승 중 사고를 당한 경우, 보상 과정에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 사항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사고 직후 경찰 신고 기록 확보: 교통사고 사실확인원에 동승자로서의 피해 사실이 기재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서류가 보험 청구의 기본 근거가 됩니다.
  2. 음주 인지 여부에 대한 진술 정리: 보험사는 동승자가 음주 사실을 알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만류했으나 거절이 어려웠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3.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 확보: 초진 기록부터 모든 치료 내역을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향후 후유장해가 남을 경우 장해진단서도 필요합니다.
  4. 보험사 과실 비율 협의 시 근거자료 준비: 대리운전을 불렀으나 오지 않았던 기록, 택시 호출 시도 기록 등 대체 수단을 모색했다는 증거가 과실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실무 경향과 전망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보험사 내부적으로도 동승자 과실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알면서 탔다"는 사실이 명확한 경우, 과실 비율을 20~30%까지 주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반면 법원은 동승자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직장 상사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탑승한 경우, 운전자가 소량 음주여서 인지가 어려웠던 경우 등에서는 과실을 낮게 보거나 인정하지 않는 판단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동승자 입장에서는 사고 전후의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가 보상 금액을 좌우하게 됩니다. 보험사의 초기 과실 비율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근거자료를 충분히 갖추고 협의에 임하는 것이 실질적 보상액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김현중
김현중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재건 · 서울특별시 송파구
음주운전 동승자 사고를 다루면서 보면, 보험사의 초기 과실 비율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탑승 경위와 만류 여부 등 구체적 정황에 따라 과실 비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합의 전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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