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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디지털/통신 범죄(해킹·보이스피싱 등)
형사범죄 · 디지털/통신 범죄(해킹·보이스피싱 등) 2026.04.12 조회 1

게임 계정 해킹하고 아이템 훔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사례로 보는 법적 분석

최정원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전에 사는 27세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즐기던 온라인 RPG 게임에 접속하려다 비밀번호가 변경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고객센터에 확인해 보니 누군가 A씨의 계정에 로그인하여 시가 약 380만 원 상당의 희귀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모두 다른 계정으로 이전한 뒤 비밀번호를 바꿔 버린 것이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부산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B씨였습니다. B씨는 해외 해킹 포럼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목록을 구매한 뒤,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조합을 게임 계정에 대입하는 이른바 '크리덴셜 스터핑' 방식으로 A씨를 포함한 12명의 계정에 무단 접속했습니다. 탈취한 아이템은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현금으로 환전하여 총 약 1,5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B씨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적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 정보통신망법 위반(해킹)으로 처벌받는 범위

타인의 게임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B씨의 경우처럼 유출된 개인정보를 대입하여 로그인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침입이 성립합니다. 실무에서는 고도의 해킹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인증 정보를 무단 이용한 시점에서 침입으로 보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핵심 포인트

단순히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한 것도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합니다. 해킹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접근 권한 없는 자의 로그인 자체가 범죄를 구성합니다.

나아가 B씨가 A씨의 비밀번호를 변경한 행위는 같은 법 제48조 제3항의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행위'로도 평가될 수 있어, 별도의 가중 처벌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쟁점 2 — 게임 아이템 탈취는 '재산범죄'에 해당하는가

이 부분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논쟁이 되는 쟁점입니다. 게임 아이템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디지털 데이터이기 때문에, 형법상 '재물'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게임 아이템 등 가상 자산(전자적 정보)은 형법상 '재물'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미의 절도죄(형법 제329조)나 강도죄가 바로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처벌 공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법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1. 정보통신망법 제49조 위반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게임 아이템 데이터를 무단으로 이전하는 행위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컴퓨터등사용사기죄(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B씨가 탈취한 아이템을 현금으로 환전한 행위는 '재산상 이익 취득'에 해당하여 이 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유출된 개인정보 목록을 구매·이용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의 부정 취득·이용 금지 조항(제59조)을 위반한 것으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무상 적용 사례

검찰은 게임 아이템 해킹 사건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컴퓨터등사용사기죄를 함께 적용하여 기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 금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경우 실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쟁점 3 — 민사상 손해배상과 피해 회복 가능성

형사 처벌과 별도로, A씨는 B씨를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이때 손해액 산정의 기준이 문제가 됩니다.

게임 아이템의 시가는 해당 게임 내 공식 거래 시스템이나 주요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의 실제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A씨의 경우 약 380만 원 상당의 아이템이 탈취되었으므로, 해당 금액에 대한 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피해 회복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B씨처럼 환전까지 마친 경우에도, 범인의 재산 상태에 따라 실제 배상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게임사에 계정 복구를 요청하는 방법도 병행할 필요가 있으며, 대부분의 게임 운영사는 해킹 피해가 확인되면 아이템 복구 절차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무적 조언 —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사항을 신속히 이행해야 합니다.

첫째, 게임사 고객센터에 즉시 피해 신고를 하여 계정을 잠금 처리하고, 접속 로그 등 증거 보전을 요청합니다.

둘째,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경찰청 사이버수사국 또는 ECRM 시스템)를 통해 형사 고소를 진행합니다. 이때 피해 아이템 목록, 시가 산정 자료, 비정상 접속 기록 등을 함께 제출하면 수사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동일한 아이디·비밀번호를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면 즉시 변경하고, 가능한 한 이중 인증(2FA)을 설정합니다.

가해자 측면에서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금전적 유혹으로 타인의 게임 계정에 접속하는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컴퓨터등사용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다수의 범죄에 해당하여 실형 선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특히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피해 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우, 초범이라도 집행유예 없는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 해킹은 단순한 온라인 장난이 아닌 중대한 형사범죄입니다. 피해 규모와 관계없이 법적 대응의 시작은 빠를수록 유리하며, 사건 초기 단계에서의 증거 확보가 이후 형사 및 민사 절차 전반에 걸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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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변호사의 코멘트
게임 아이템 해킹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피해자분들이 '겨우 게임 아이템인데'라는 생각에 신고를 미루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이며, 초기 증거 확보 여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피해를 인지하셨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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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