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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형사범죄 ·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2026.04.12 조회 4

전세보증금 사기 형사 고소,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핵심 요건 3가지

이충호 변호사
HB & Partners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전세 계약을 믿고 소중한 보증금을 맡겼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마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전세보증금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형사 고소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를 준비하려 하면 "단순히 보증금을 못 받은 것과 사기의 차이가 무엇인지", "어떤 증거를 모아야 하는지" 막막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전세보증금 사기의 형사 고소 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임대인 B씨의 이야기

피해자 A씨(34세, 직장인, 인천 거주)는 2024년 3월, 서울 강서구 소재 아파트에 대해 임대인 B씨(58세)와 전세보증금 3억 2,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당시 B씨는 "이 아파트에 근저당이 없으니 안심하세요"라고 말했고, A씨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뒤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잔금일 직전, 해당 아파트에 이미 선순위 근저당 2억 8,000만 원이 설정되어 있었고, B씨는 다른 세입자 2명에게도 동시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B씨는 잠적했고, A씨는 보증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채 형사 고소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쟁점 1 - 편취(사기) 고의가 인정되는가

전세보증금 사기로 형사 고소를 하려면, 가장 핵심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임대인의 편취의 고의(처음부터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 여부)입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편취 고의를 판단할 때 주로 살펴보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약 당시 임대인의 재산 상태(부채 규모, 다른 채무 존재 여부)
2
동일 물건에 대한 이중 계약 또는 다중 계약 사실
3
근저당 등 권리관계에 대한 허위 고지 여부
4
보증금 수령 후 자금의 사용처(도박, 개인 채무 변제 등)

A씨의 사례에서 B씨는 근저당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고, 동일 아파트에 다수의 세입자와 동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잠적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은 편취 고의를 강하게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만약 임대인이 계약 당시에는 정상적인 재산 상태였으나 이후 사업 실패 등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경우라면, 사기가 아닌 단순 민사 분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쟁점 2 - 기망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입증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임대인의 기망행위(거짓말이나 중요한 사실의 은닉)가 있어야 하고, 그 기망으로 인해 피해자가 착오에 빠져 재산을 처분(보증금을 지급)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A씨의 경우, B씨의 기망행위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권리관계에 대한 허위 고지

B씨는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2억 8,0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이 존재했습니다. A씨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처분행위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둘째, 다중 계약 사실의 은닉

B씨가 동일 물건에 대해 다른 세입자 2명과 동시에 계약한 사실을 A씨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보증금 반환 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항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기망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부동산 중개인의 진술, 등기부등본 열람 이력, B씨의 다른 세입자와의 계약서 사본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고소 전에 이러한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쟁점 3 - 고소 시 유의사항과 실무적 대응

전세보증금 사기로 형사 고소를 하실 때, 몇 가지 실무적으로 반드시 유의하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고소 시효 확인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고소하시는 것이 수사 및 증거 확보에 유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대인의 재산이 은닉되거나 증거가 소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사 절차와의 병행

형사 고소만으로는 보증금을 직접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보증금 반환청구 민사소송과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병행하시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형사 절차에서 합의금을 제시받는 경우도 많지만, 민사적 청구권을 별도로 확보해 두셔야 안전합니다.

고소장 작성의 핵심

고소장에는 단순히 "보증금을 안 돌려줬다"가 아니라, 계약 당시의 구체적인 기망행위, 편취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 피해 금액과 경위를 시간순으로 상세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임대인이 계약 당시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거나 다중 계약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이 수사기관의 빠른 착수에 도움이 됩니다.

A씨의 사례처럼 임대인의 기망행위가 명확하고 편취 고의를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은 "단순 채무불이행"과 "사기"를 엄격하게 구분하므로, 고소 단계에서부터 편취 고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충분히 준비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세보증금 피해를 당하셨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계약서, 대화 기록, 등기부등본, 금융거래 내역 등 관련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증거가 충분히 갖추어질수록 형사 고소의 실효성은 크게 높아집니다.

이충호
이충호 변호사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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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사기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피해자분들이 '단순히 돈을 못 받은 것'과 '처음부터 속인 것'의 법적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해 고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계약 전후 대화 기록과 등기부등본 변동 이력은 편취 고의 입증의 핵심 증거이므로, 피해 인지 즉시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상황이 복잡하다면 가능한 빨리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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