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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협의·재판 이혼
가족·이혼·상속 · 협의·재판 이혼 2026.04.13 조회 3

이혼 후 자녀 성·본 변경, 실제 사례로 보는 절차와 쟁점

김충기 변호사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오늘은 이혼 후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하는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민법은 원칙적으로 자녀가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하고 있지만, 이혼 후 양육 환경이 바뀌면 자녀의 성과 본을 어머니 쪽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과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42세 C씨(여성, 간호사)는 2019년 전 남편 D씨(45세, 자영업)와 협의이혼을 하면서 초등학생 아들 E(현재 12세)의 단독 양육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2023년 C씨는 재혼을 하였고, 새 남편 F씨와 E가 자연스럽게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C씨는 E의 성을 아버지 D씨의 성(박)에서 자신의 성(김)으로 변경하고자 가정법원에 허가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D씨는 "아이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쟁점 1: 성·본 변경이 허용되는 법적 근거와 요건

첫째, 성·본 변경의 법적 근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부(父) 또는 모(母)의 청구에 의해 법원이 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기준은 '자(子)의 복리'입니다.

법원은 성·본 변경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1
변경을 청구하게 된 동기와 경위가 정당한지
2
현재 양육자가 누구이며, 비양육 부모와의 교류 상태가 어떤지
3
자녀가 현재 성으로 인해 학교생활 등에서 겪는 구체적 불이익이 있는지
4
자녀 본인의 의사(특히 만 13세 이상이면 의견 청취가 필수적)

이 사례에서 C씨가 단독 양육자이고 재혼 가정에서 아이가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성 변경이 E의 복리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재혼 사실만으로 자동 허가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은 구체적 사정을 면밀히 살핍니다.

쟁점 2: 상대방(친부)의 반대와 자녀 의사 확인 문제

둘째, D씨의 반대 의견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대방의 동의는 성·본 변경의 법률상 요건이 아닙니다. 성·본 변경은 법원의 허가 사항이므로, 상대방이 반대하더라도 법원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허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상대방의 반대 의견이 제출되면 법원이 보다 신중하게 심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점을 추가로 확인합니다.

  • 친부가 양육비를 성실히 지급하고 있는지
  • 친부와 자녀 간 면접교섭(정기적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 성 변경이 친부와의 유대를 단절시키려는 목적인지

D씨가 제기한 '아이의 의사 확인' 문제도 중요합니다. E는 현재 12세로, 법원은 가사조사관을 통해 아이의 의사를 파악합니다. 만 13세 이상이면 가사소송법상 의견 청취가 필수이지만, 그 이하의 연령이라도 가사조사 과정에서 사실상 아이의 심리 상태와 희망을 확인합니다. E가 성 변경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허가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쟁점 3: 구체적인 절차와 소요 기간, 비용

셋째, 실제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겠습니다.

신청 절차 요약

관할: 자녀의 주소지 가정법원

신청인: 법정대리인(양육친권자) 또는 만 15세 이상 본인

신청 비용: 인지대 5,000원 + 송달료 약 5만 원 내외

소요 기간: 약 2~4개월 (가사조사 포함 시)

구체적인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성·본 변경 허가 심판 청구서 작성 및 접수 - 자녀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양육권자임을 증명하는 서류(판결문 또는 협의이혼 확인서) 등을 첨부합니다.
2
상대방(비양육 부모)에 대한 의견 조회 - 법원이 상대방에게 의견서 제출 기회를 부여합니다. 통상 2~4주의 회신 기간이 주어집니다.
3
가사조사 - 가사조사관이 양육 환경, 자녀의 의사, 변경의 필요성 등을 조사합니다. 경우에 따라 면담이 진행되며 1~2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4
심판 결정 -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허가 또는 기각을 결정합니다.
5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고 - 허가 결정이 확정되면 1개월 이내에 시·구·읍·면에 성·본 변경 신고를 하면 됩니다.

허가 결정에 대해 불복이 있는 경우, 결정문 송달일로부터 2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항고가 없으면 그 기간이 지난 후 결정이 확정됩니다.

실무적 조언: 성·본 변경 청구 시 유의할 점

이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성·본 변경은 단순한 서류 절차가 아니라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입니다. 실무에서 유의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녀의 복리'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재혼했으므로" 또는 "전 배우자가 싫으므로"라는 사유만으로는 허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성이 달라 겪는 어려움, 새 가정에서의 안정된 생활 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자녀의 나이가 높을수록 본인 의사가 중요해집니다. 자녀가 충분한 의사 능력이 있는 연령이라면 본인이 변경을 원하는지가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셋째, 성 변경과 입양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C씨 사례에서 새 남편 F씨의 성으로 변경하려면 별도로 친양자 입양 절차(민법 제908조의2)를 검토해야 하며, 이 경우 친부 D씨의 동의 또는 법원의 동의 대체 허가가 필요합니다.

성·본 변경은 자녀의 정체성에 관한 중대한 사안이므로, 청구 전에 자녀의 심리적 상태와 진정한 희망을 충분히 파악하고, 필요한 소명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충기
김충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성·본 변경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법원이 형식적 사유보다 자녀의 실제 생활 환경과 심리적 안정을 매우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재혼 가정의 경우에도 친부와의 관계, 자녀의 연령별 의사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허가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별 사안마다 고려 요소가 다르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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