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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마약·도박
형사범죄 · 마약·도박 2026.04.13 조회 1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처방 의사,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신은미 변호사

의사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의학적 필요 없이 반복 처방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중대한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순 행정 제재가 아니라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고, 의사면허 취소로 이어지는 사안입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법적 쟁점과 처벌 수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A의사(52세)는 약 1년 6개월간 특정 환자 B씨(34세, 회사원)에게 졸피뎀(향정신성의약품 제4류)을 총 87회 처방했습니다. B씨는 불면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으나, A의사는 대면 진료 없이 전화 한 통으로 매주 처방전을 발급했고, 1회 처방 수량도 통상 기준의 2~3배에 달했습니다. 수사기관은 A의사가 B씨 외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12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과다 처방한 정황을 포착하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의사를 기소했습니다.

쟁점 1: 의사의 처방이 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의료 목적이 아닌 처방은 마약류의 '수수(주고받음)'로 평가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2조는 졸피뎀, 프로포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등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합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의사)는 오직 의료 목적으로만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불법 처방으로 판단되는 주요 징표

1
대면 진료 없이 전화, 메신저 등으로 반복 처방
2
1회 처방량이 식약처 권고 기준을 현저히 초과
3
동일 환자에게 장기간 용량 변경 없이 기계적 처방 반복
4
환자의 약물 의존 징후를 인지하고도 처방을 지속

A의사의 사례에서는 위 징표 4가지가 모두 해당됩니다. 이 경우 법원은 해당 처방이 의료 목적이 아닌, 사실상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도(판매)'하거나 '수수'한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 위반에 해당하며, 같은 법 제61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쟁점 2: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처방 의사에 대한 양형은 약물 종류, 처방 규모, 영리 목적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확인되는 양형 경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

1. 약물 분류 등급 - 프로포폴(제4류)보다 펜타닐(제2류)이 양형이 무겁습니다. 졸피뎀은 제4류에 해당하지만 대량 처방 시 가중됩니다.

2. 처방 횟수와 총량 - A의사처럼 87회에 달하는 반복 처방은 '상습성'으로 평가되어 양형이 높아집니다.

3. 영리 목적 - 진료비 수입을 위해 의도적으로 처방을 남발한 경우 양형 가중 사유에 해당합니다.

4. 피해 결과 - 환자가 약물 의존증에 빠지거나 건강 피해를 입은 경우 형량이 대폭 상승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향정신성의약품 제4류 약물의 소규모 불법 처방 사안에서는 징역 1~3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A의사처럼 다수의 환자에게 장기간 대량 처방한 경우에는 징역 2~5년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마약류관리법 제67조에 따른 추징금(불법 처방으로 얻은 수익 전액)이 별도로 부과됩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65조에 근거하여 의사면허 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면허 취소는 사실상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면허 취소 후 재취득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되며, 실무적으로는 재취득이 매우 어렵습니다.

쟁점 3: 의사 측 방어 논리와 그 한계

불법 처방 혐의를 받는 의사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방어 논리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각각의 한계를 짚어 보겠습니다.

방어 논리 (1): "환자의 증상에 맞는 의료적 판단이었다"

대면 진료 기록이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처방 당시 진료 차트, 검사 기록, 환자 상태 기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A의사처럼 전화 한 통으로 처방전만 발급했다면 의료적 판단이 있었다고 인정받기 극히 곤란합니다.

방어 논리 (2): "환자가 증상을 과장하여 속았다"

환자의 기망(속임)이 있었더라도, 의사에게는 약물 오남용 가능성을 평가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87회 반복 처방이면서 한 번도 약물 의존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은 주의의무 위반 그 자체로 평가됩니다.

방어 논리 (3):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

영리 목적은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 위반은 의료 목적 외 처방 자체로 성립합니다. 다만 영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양형에서 일부 참작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 조언

이 유형의 사건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의사(피의자) 측이 유의할 사항

수사 초기부터 진료 기록의 완결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은 수사기관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데이터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처방 내역 자체를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쟁점은 각 처방이 의료적 필요에 근거했는지 여부이며, 이를 입증할 진료 기록이 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피해 환자 측이 유의할 사항

의사의 불법 처방으로 약물 의존이 발생했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의약품 구매 기록, 치료 기록, 일상생활 지장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형사사건의 유죄 판결은 민사소송에서 강력한 증거로 활용됩니다.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처방 사건은 의료 행위와 마약류 범죄의 경계에 있어 법리적 판단이 복잡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각 처방건별로 의료적 근거 유무를 분석하는 작업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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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변호사의 코멘트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처방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수사기관이 NIMS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후 수사에 착수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며, 진료 기록의 완결성 여부가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마약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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