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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전에서 제조업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42세 A씨는 월 급여가 세후 약 320만 원입니다. 3년 전 지인에게 빌려준 2,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한 채권자 B씨가 A씨의 급여에 대해 채권 압류 및 전부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어느 날 회사로부터 "급여가 압류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A씨는 당장 다음 달 아파트 월세와 중학생 딸의 학원비를 어떻게 낼지 막막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채무가 있다는 이유로 급여 전액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채무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임금 채권 압류 금지 범위를 명확히 정해두고 있습니다. A씨의 사례를 따라가며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여, 연금, 퇴직연금 등 "계속적으로 받는 수입"에 대해 압류를 금지하는 범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기준은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 금액 구간별로 나뉩니다. 2024년 현재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월 급여별 압류 금지 범위 (세후 기준)
185만 원 이하 : 전액 압류 금지
185만 원 초과 ~ 370만 원 이하 : 185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만 압류 가능
370만 원 초과 ~ 600만 원 이하 : 급여의 1/2 압류 금지
600만 원 초과 : 300만 원 + 600만 원 초과분의 1/2 압류 금지
A씨의 경우 세후 월급이 320만 원이므로 두 번째 구간에 해당합니다. 185만 원은 무조건 보호되고, 나머지 135만 원(320만 원 - 185만 원)만 압류 대상이 됩니다. 즉 채권자 B씨가 매달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35만 원이고, A씨에게는 최소 185만 원이 남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기준 금액이 세전이 아닌 세후(실수령액)라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회사 급여 담당자가 세전 기준으로 계산해 과다하게 공제하는 사례가 간혹 있으므로, 급여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A씨는 매년 설과 추석에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받습니다. 이 상여금도 압류 금지 범위의 보호를 받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계속적으로 받는 수입"에 포함되어 압류 금지 범위가 적용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상여금이 지급되는 달에 월급과 합산하여 총액 기준으로 압류 금지 범위를 다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설 상여금 320만 원을 받는 달에는 총 수령액이 640만 원이 됩니다. 이 경우 600만 원 초과 구간이 적용되어, 압류 금지 금액은 300만 원 + (640만 원 - 600만 원) x 1/2 = 320만 원입니다. 나머지 320만 원은 압류 가능합니다.
수입 유형별 압류 금지 적용 여부
정기 상여금 : 적용됨 (월급과 합산 계산)
비정기 성과급 : 적용됨 (지급 시점에 합산)
퇴직금 : 적용됨 (퇴직급여의 1/2은 압류 금지)
퇴직연금(IRP 등) : 적용됨 (수령 시점 기준)
실비변상 교통비, 식대 : 압류 금지 (복리후생적 성격)
퇴직금의 경우 별도 규정이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7조에 따라 퇴직급여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습니다. A씨가 만약 퇴직하게 되면, 퇴직금의 절반은 어떤 경우에도 보호됩니다.
A씨에게 가장 큰 충격은 급여가 통장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빠져나간 것이었습니다. 사실 채권자 B씨는 급여 채권 압류와 별도로 A씨의 은행 예금 계좌에 대해서도 압류를 걸어둔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법적 구분이 등장합니다. 급여 채권에 대한 압류와 예금 채권에 대한 압류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급여 채권 압류는 위에서 살펴본 금지 범위가 적용되지만, 급여가 통장에 입금된 순간 그것은 법적으로 "예금"이 됩니다. 예금에는 원칙적으로 압류 금지 범위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사집행법 제195조의3에 따른 압류 금지 채권의 범위 변경 신청 제도가 있습니다. A씨처럼 급여 외 다른 소득이 없고, 통장 입금액이 사실상 전부 급여인 경우에는 법원에 "이 예금은 급여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압류 금지 범위를 적용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다음 요건을 갖추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2024년 현재 시행 중인 압류방지통장(행복지킴이 통장 등)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급여, 연금, 각종 수당 등을 이 전용 계좌로 수령하면 185만 원까지 자동으로 압류가 금지됩니다. A씨도 이 통장을 개설한 뒤 급여 입금 계좌를 변경하면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A씨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A씨는 먼저 회사 인사팀에 압류 금지 범위를 정확히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급여 전용 압류방지통장을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예금 계좌에 대해서는 법원에 압류 금지 범위 변경 신청을 제출해 일부 금액의 압류를 해제받았습니다.
채무를 갚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지만, 법은 채무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핵심은 이 보호 장치가 자동으로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압류 금지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법원에 적극적으로 범위 변경 신청을 하는 것이 생계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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