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결혼 8년 차 40대 여성 C씨는 남편이 2년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방문해도 남편은 없었고, 전화번호도 변경된 상태였습니다. C씨는 재혼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이혼이 되지 않은 상태라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배우자가 잠적해서 연락이 안 되는데, 이혼 소송이 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가 잠적하여 소재를 알 수 없더라도 공시송달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시송달(公示送達)이란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 등에 일정 기간 공고함으로써 소송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법적 절차입니다. 민사소송법 제194조부터 제196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공시송달은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원고(이혼을 청구하는 쪽)가 상대방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자료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많은 분들이 "연락이 안 되니까 바로 공시송달을 해 달라"고 요청하시지만, 법원은 소재 불명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때에만 공시송달을 허가합니다. 단순히 전화를 받지 않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공시송달을 통한 이혼 소송은 일반적인 재판 이혼보다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전체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체 소요기간: 소장 접수부터 판결 확정까지 통상 6개월~10개월 정도입니다. 주소 보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거나 재산분할 등 부수적 청구가 있으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첫째, 이혼 사유의 입증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공시송달은 송달 방법에 관한 것이지, 이혼 사유를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배우자의 악의의 유기, 3년 이상 생사불명 등)를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장기간 잠적한 경우 "악의의 유기" 또는 "3년 이상 생사불명"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가 출석하지 않는 상태에서 재산분할을 청구하려면, 원고 측에서 피고 명의 재산을 직접 조사하여 소명해야 합니다.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 법원의 조사 촉탁을 활용할 수 있으나, 상대방의 은닉 재산까지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셋째, 판결 확정 후에도 상대방이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공시송달로 진행된 재판에 대해 피고가 나중에 나타나 재심을 청구하는 사례가 드물지만 존재합니다. 다만 재심 사유가 인정되려면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원고가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했다면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넷째, 자녀가 있는 경우 친권 및 양육권도 함께 정해집니다. 피고 불출석 시 원고가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양육비 청구도 가능합니다. 다만 양육비가 확정되더라도 상대방의 소재가 불명인 상황에서 실제 집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통한 사후 관리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무 팁: 배우자의 잠적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문자메시지 발송 기록, 내용증명 반송 기록, 경찰 가출인 신고 접수증 등을 미리 확보해 두면 소재 불명 소명과 이혼 사유 입증에 모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