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사건이 증명하는 소송 및 자문 전문가
상가건물을 임차한 뒤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것, 즉 전대차(전전세)는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런데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를 했다가 계약이 해지되고 보증금까지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상가 전대차에서 임대인 동의가 왜 필수인지, 동의 없는 전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분석합니다.
임차인 A씨(48세, 외식업) / 서울 마포구 소재 1층 상가
임대인 B씨 / 보증금 8,000만 원, 월차임 280만 원, 계약기간 5년
전차인 C씨(35세, 카페 창업) / A씨와 별도 전대차계약 체결
A씨는 3년간 식당을 운영하다가 건강 악화로 직접 영업이 어려워졌습니다. 매장을 완전히 비우기보다 C씨에게 전대를 주기로 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구두로 "사람을 들이겠다"고 말했지만, B씨로부터 서면 동의는 받지 않았습니다. 약 6개월 뒤 B씨는 "무단 전대"를 이유로 A씨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C씨에게도 즉시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는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 효력이 없습니다.
민법 제629조 제1항은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임대인 동의는 전대계약 체결 전에 받는 것이 원칙
- 동의의 방식에 법적 제한은 없으나, 서면 동의가 실무상 필수
- 구두 동의는 분쟁 시 입증이 극도로 어려움
A씨의 경우 "구두로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B씨는 "단순히 사정을 들었을 뿐 전대를 허락한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두 동의의 입증 책임은 전대를 주장하는 임차인(A씨) 측에 있습니다. 녹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등 객관적 증거가 없다면 동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무단 전대라고 해서 임대인의 해지권이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른바 "배신행위론"을 통해 해지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임차인의 무단 전대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의 해지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배신행위가 아니라고 인정될 수 있는 경우
- 임차인이 전대 후에도 임차 목적물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는 경우
- 전차인의 사용 범위가 원래 용도와 동일한 경우
- 차임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납부되고 있는 경우
- 임대인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경우
A씨 사안을 보면, A씨는 C씨에게 매장 운영권을 완전히 넘기고 본인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업종도 식당에서 카페로 변경되었고, 건물 내부 인테리어도 C씨가 자비로 변경했습니다. 이 정도면 임차인의 지배권 상실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고, 배신행위론에 의한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C씨의 입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정리하면, 무단 전대의 피해는 전차인에게 가장 크게 돌아갑니다. A씨의 자력(재산 상태)이 부족하다면 C씨는 실질적으로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가 전대차는 임대인의 동의라는 단 하나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임차인과 전차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수천만 원의 권리금과 시설 투자가 오가는 상가 거래에서 서면 동의의 부재는 곧 재산상 손실로 직결됩니다. 전대를 계획하고 있거나 전차인으로 입주를 검토 중이라면,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법적 요건을 점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