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전략으로 대응하는 변호사 이희태
오늘은 건설업 면허 대여(이른바 '명의 대여')의 처벌 수위와 법적 위험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건설업 등록은 일정한 기술인력과 자본금 요건을 갖춰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자가 타인의 면허를 빌려 공사를 수주하는 행위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대여자와 차용자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던 A씨(48세, 남성)는 경기도 화성시 소재 4억 2,000만 원 규모의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하고 싶었지만, 건축공사업 등록이 없었습니다. A씨는 지인인 B씨(55세, 남성)가 대표로 있는 건설업 등록 업체의 명의를 빌려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공사대금의 5%(약 2,100만 원)를 명의 사용료로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공사 진행 중 하자 문제가 발생하여 발주자 C씨(39세, 여성)가 건설업 관할 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면허 대여 사실이 적발되었습니다.
첫째, 건설업 면허 대여가 어떤 법률에 의해 규율되며, 처벌 수위가 어떠한지 살펴보겠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는 "건설사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한 경우 동법 제9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핵심 포인트: 면허를 빌려준 사람(B씨)과 빌린 사람(A씨) 모두 동일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명의를 대여한 쪽이 오히려 더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위 사례에서 A씨는 건설업 등록 없이 B씨의 명의를 이용하여 공사를 수급한 것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위반에 해당합니다. B씨 역시 자신의 건설업 등록 명의를 타인에게 대여한 것이므로 같은 조항 위반으로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둘째, 형사처벌 외에 어떤 행정적 불이익이 뒤따르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면허 대여가 적발되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상당히 무거운 행정처분이 내려집니다. B씨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에 따라 건설업 등록이 말소되거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면허 대여는 행정처분 기준상 가장 중한 사유 중 하나로, 1회 적발 시에도 등록 말소가 가능합니다.
| 구분 | 대여자(B씨) | 차용자(A씨) |
|---|---|---|
| 형사처벌 | 5년 이하 징역 / 5,000만 원 이하 벌금 | 동일 |
| 행정처분 | 등록 말소 또는 영업정지 | 해당 없음(미등록자) |
| 손해배상 | 발주자에 대한 연대 책임 | 직접 시공자로서 하자 책임 |
특히 B씨는 등록이 말소될 경우, 말소일로부터 2년간 동일 업종의 건설업 등록을 다시 할 수 없습니다(건설산업기본법 제11조).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면허가 한 번의 명의 대여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여자의 피해가 오히려 더 클 수 있습니다.
셋째, 면허 대여 상황에서 공사 하자가 발생한 경우, 발주자에 대한 민사적 책임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 제3항은 명의 대여자와 차용자가 그 건설공사로 인하여 타인에게 입힌 손해에 대해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발주자 C씨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구조입니다. C씨는 실제 시공자인 A씨뿐 아니라 명의를 빌려준 B씨에게도 하자보수 비용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판례는 명의 대여 사실을 발주자가 알고 있었더라도, 대여자의 연대책임을 쉽게 부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B씨 입장에서는 공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더라도, 법률상 연대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위 사례에서 C씨가 하자보수 비용으로 3,500만 원을 청구한다면, A씨와 B씨 모두에게 전액 청구가 가능합니다. B씨가 공사 현장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설업 면허 대여는 대여자와 차용자 모두에게 형사처벌, 행정처분, 민사책임이라는 삼중의 법적 위험을 안기는 행위입니다. 실무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자주 접하는 유형과 대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건설업 면허 대여로 얻는 단기적 이익은 적발 시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 극히 작습니다.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최대 5년의 징역, 면허 말소, 민사상 연대책임까지 고려하면, A씨가 B씨에게 지급하기로 한 2,100만 원의 명의 사용료는 양측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건설업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적법한 등록과 계약 구조를 갖추는 것이 유일한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