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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가족·이혼·상속 ·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2026.03.22 조회 9

유류분 산정 시 부동산 감정 시점, 언제 기준이 되는가

김경수 변호사

결론부터 말하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부동산의 가치는 '상속 개시 시점'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상속이 개시된 날의 시세가 아니라, 재판이 진행되어 최종 변론이 끝나는 시점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 하나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결과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서, 평가 시점 문제는 유류분 소송의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2년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52% 상승한 바 있고, 이후 2023년까지 약 15~20% 조정을 겪었습니다. 상속 개시 시점과 소송 종결 시점 사이에 이런 변동이 끼어 있다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유류분 침해액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유류분 산정의 구조부터 정확히 이해하자

유류분 침해액을 구하려면 두 단계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먼저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확정하고, 그 다음 각 상속인의 유류분 비율을 곱해 구체적 침해액을 산출합니다.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 = 상속 개시 시 적극재산 + 생전 증여재산 - 상속채무

여기서 핵심은 '상속 개시 시 적극재산'과 '생전 증여재산'의 가액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입니다. 민법 제1113조와 제1114조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 범위를 규정하지만, 평가 시점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대법원 판례가 채워왔습니다.

대법원이 확립한 평가 시점 기준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법원은 유류분 반환 범위를 산정할 때 목적물의 가액 평가 시점을 '사실심 변론 종결 시'로 봅니다. 이는 상속 개시 시점도 아니고, 증여 시점도 아닙니다.

그 논리는 이렇습니다. 유류분 반환 청구권은 형성권이 아니라 물권적 효력과 채권적 효력을 가지는 청구권입니다. 반환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가치가 변동하면, 그 변동된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당사자 간 공평한 분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 대상기준 시점실무상 의미
상속재산(부동산 등)사실심 변론 종결 시재판 중 감정평가 실시
생전 증여재산사실심 변론 종결 시증여 당시가 아님에 주의
금전 증여상속 개시 시 화폐가치로 환산물가변동률 반영

특히 주의할 점은 금전 증여와 부동산 증여의 평가 시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현금을 증여받은 경우에는 증여 당시 금액을 상속 개시 시점의 화폐가치로 환산하지만, 부동산을 증여받은 경우에는 변론 종결 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같은 3억 원짜리 증여라도 현금이냐 부동산이냐에 따라 유류분 침해액 계산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가 시점이 실제 소송에서 만드는 차이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 숫자로 보겠습니다.

피상속인이 사망(상속 개시)한 2020년 당시 서울 소재 아파트의 시가가 6억 원이었다고 가정합니다. 이 아파트를 생전에 장남에게 증여했고, 차남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어 사실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해당 아파트 감정가가 9억 원이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1
상속 개시 시점 기준이라면기초재산 6억 원 기준, 차남의 유류분(1/4) = 1억 5,000만 원
2
변론 종결 시점 기준이라면기초재산 9억 원 기준, 차남의 유류분(1/4) = 2억 2,500만 원

7,500만 원의 차이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더 크게 변동한 사안이라면 억 단위 차이도 충분히 발생합니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청구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변론 종결 시점의 감정가가 4억 원으로 떨어졌다면 유류분은 1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소송 제기 시점과 진행 속도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해집니다.

감정평가의 실무적 쟁점

유류분 소송에서 부동산 가치 평가는 대부분 법원 감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감정비용은 통상 부동산 1건당 100만~300만 원 수준이며, 당사자가 예납해야 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충돌하는 쟁점을 정리합니다.

  • 감정 시점과 변론 종결 시점의 괴리: 감정은 변론 종결 수개월 전에 실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시세가 크게 변동하면 재감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법원이 반드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 개별 요인 반영 여부: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도 층수, 향, 수리 상태에 따라 감정가가 달라집니다. 감정평가서의 개별 보정 항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 상속 부동산이 여러 건인 경우: 각 부동산마다 감정이 필요하고, 감정비용이 누적됩니다. 소송 경제성을 사전에 따져봐야 합니다.
  • 공시지가 또는 기준시가 활용 가능 여부: 원칙적으로 시가를 기준으로 하되,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공시지가 등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시가 감정을 선호합니다.

소송 전략에 미치는 영향

핵심만 짚겠습니다. 평가 시점이 변론 종결 시라는 점은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함의가 있습니다.

유류분을 청구하는 측: 부동산 가격이 상승 추세라면, 소송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유류분 반환 청구의 소멸시효(상속 개시와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유류분을 반환해야 하는 측: 가격이 상승 중이라면 빠른 합의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락 추세라면 소송이 길어질수록 반환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유류분 반환의 방법입니다. 원물반환(부동산 지분 자체를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무에서는 가액반환(금전으로 환산해 지급)이 더 흔합니다. 가액반환의 경우 변론 종결 시 시가를 기준으로 금액이 확정되므로, 평가 시점 문제가 곧바로 현금 지급액에 직결됩니다.

향후 전망과 실무적 시사점

법원은 유류분 관련 분쟁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대응해, 2024년 이후에도 평가 시점에 관한 기존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상속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형평에 맞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특히 증여 이후 수증자의 노력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경우, 그 상승분까지 유류분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 공평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현재로서는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개별 사안에서 수증자의 기여분이 상당할 경우 감정가 산정 단계에서 조정을 시도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유류분 산정에서 부동산 가치 평가 시점은 사실심 변론 종결 시가 원칙이며, 이 원칙 하나가 청구액의 크기, 소송 전략의 방향, 합의 타이밍까지 좌우합니다. 부동산이 상속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이 쟁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수천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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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유류분 소송에서 부동산 감정 시점 문제는 실제로 당사자들이 가장 놀라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상속 개시 후 수년이 지나 소송이 진행되면 부동산 시세가 크게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소멸시효와 부동산 시장 변동을 함께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므로, 가능한 이른 시점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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