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근무수당이 퇴직금 산정에서 빠졌습니다. 매달 고정으로 받았는데, 이게 임금이 아닌 건가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 중소 제조업체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C씨(48세)는 베트남 현지 공장에 파견되어 3년간 일했습니다. 매달 기본급 외에 '해외 근무수당' 명목으로 120만 원을 추가로 받았고, 이 금액은 급여명세서에도 별도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귀국 후 퇴직을 결심한 C씨는 퇴직금 명세를 받아보고 놀랐습니다. 해외 근무수당 120만 원이 통상임금에서 전부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회사 측은 "해외 파견 기간에만 지급하는 실비 보전적 성격의 수당"이라며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C씨처럼 해외 근무수당의 임금성 문제로 혼란을 겪는 근로자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외 근무수당이라는 명칭 자체가 임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수당이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었다면 임금(통상임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는 임금을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어떤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그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근로의 대가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봅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살펴봅니다.
이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하면 통상임금에 포함되고, 그중 정기성과 근로 대가성만 인정되면 최소한 평균임금에는 산입됩니다. 따라서 퇴직금, 연장근로수당 등의 산정 기초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회사 측은 대체로 해외 근무수당을 '실비변상적 금품'이라고 주장합니다. 실비변상적 금품이란, 업무 수행에 드는 실제 비용을 보전해 주는 것으로서 근로의 대가가 아닌 금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출장비나 교통비 실비 정산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의 흐름을 살펴보면, 아래 조건에 해당하는 해외 근무수당은 실비변상이 아닌 근로의 대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실제 체류비 영수증에 따라 금액이 매달 달라지거나, 회사가 별도의 숙소와 생활비를 현물 지급하면서 추가로 소액의 불편 보상금만 지급한 경우에는 실비변상적 성격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해외 근무수당의 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평균임금(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 기준)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영향 범위가 다릅니다.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경우 -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 연차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의 산정 기초가 올라갑니다.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경우 - 퇴직금 산정 기초가 올라갑니다. 퇴직 전 3개월 이내에 해외 근무수당을 수령한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위 C씨의 경우, 귀국 후 바로 퇴직했다면 퇴직 전 3개월 급여에 해외 근무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평균임금 산입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그러나 귀국 후 국내에서 1년 이상 근무한 뒤 퇴직한 경우라면, 퇴직 직전 3개월에는 해외 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임금에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 퇴직금 산정 시 유리한 쪽(통상임금 기준)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해외 근무수당의 임금성을 다투려면 다음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거나, 노동위원회 또는 민사소송을 통해 미지급 퇴직금 및 수당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진정 사건의 경우 노동청 접수부터 시정 지시까지 통상 1~3개월이 소요되며, 민사소송으로 가면 6개월~1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해외 근무수당이 누락된 사실을 인지했다면 가능한 빨리 권리 행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