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희롱에 대해 회사(사용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십니다. 특히 업무 시간 외 술자리라는 이유로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회식을 사실상 업무의 연장으로 보는 경향이 확고합니다.
오늘은 회식 자리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밟아야 할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고, 각 단계에서 사용자(회사)의 법적 의무와 책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체계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직장 내'란 물리적 사무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첫째, 회식이 사실상 참석이 강제되거나 업무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자리라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됩니다. 둘째, 사업주에게는 성희롱 예방 의무(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와 사후 조치 의무(제14조)가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또는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셋째,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 배상책임도 적용될 수 있어, 가해자 개인 책임과 별도로 회사가 배상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성희롱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고 목격자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 발생 일시, 장소, 가해자, 구체적 언행을 상세하게 메모합니다.
- 카카오톡 대화, 문자, 녹음 파일 등 디지털 증거를 별도로 저장합니다.
- 동석자 가운데 목격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구두로라도 확인을 받아 둡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접수한 사업주는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조사 기간 중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조치(부서 변경, 유급휴가 등)도 사업주의 의무에 해당합니다.
- 신고서를 서면(이메일 포함)으로 제출하면 접수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유리합니다.
- 취업규칙이나 사내 성희롱 예방 지침에 신고 절차가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 사업주가 신고를 묵살하거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이 자체가 별도의 법 위반(제14조 제6항)으로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사내 절차가 미흡하거나, 회사가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에는 외부 기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경로 1: 고용노동부 지방관서 진정
-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노동청(지청)에 서면 또는 온라인(고용노동부 민원마당)으로 진정합니다.
- 근로감독관이 사업장을 조사하여,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시정 지시 또는 과태료 부과가 이루어집니다.
경로 2: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 성희롱이 성별에 기반한 차별행위에 해당할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수 있습니다.
- 인권위는 조정·권고를 하며,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사실인정 효력이 이후 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치료비 등 재산적 손해가 있다면 이 역시 배상 대상입니다.
- 피고는 가해자 개인과 사용자(회사) 모두 가능합니다. 민법 제756조(사용자 배상책임)에 근거하여 회사에 직접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실무상 많습니다.
- 성희롱 위자료는 사안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정되며, 가해행위의 내용·기간·사업주의 사후 대응이 배상액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 회사가 사내 조사를 방치했거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준 경우, 사용자 고유의 불법행위 책임이 별도로 인정될 수 있어 배상액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희롱 행위가 단순 언어적 수준을 넘어 신체 접촉이나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면,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등으로 형사 고소가 가능합니다.
-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 형사 고소는 민사소송 및 노동부 진정과 병행할 수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증거가 민사 배상 소송에도 활용됩니다.
- 성범죄 전담 수사부서에 접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진술 과정에서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지원제도(피해자 국선변호사 등)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위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용자의 법적 의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면 대응에 유리합니다. 핵심 의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예방교육 의무 - 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에 따라 매년 1회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미이행 시 과태료 최대 500만 원이 부과됩니다.
2. 조사 의무 - 신고 접수 시 지체 없이 조사를 개시해야 합니다.
3. 피해자 보호 의무 - 조사 기간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고,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4. 사후 조치 의무 - 조사 결과 성희롱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5. 2차 피해 방지 의무 - 피해 사실 유포 금지, 피해자 인사상 불이익 금지 등을 이행해야 하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합니다.
첫째,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는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권리 행사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둘째, 사내 신고와 외부 진정은 동시에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실무에서는 사내 절차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고용노동부 진정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회사의 태도가 비협조적이라면 즉시 외부 진정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피해자가 신고를 이유로 해고, 전보, 징계 등 어떠한 불이익을 받더라도 이는 법률상 금지된 보복 조치에 해당하므로, 해당 조치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넷째, 증거자료는 원본 보존이 원칙입니다. 카카오톡 대화는 스크린샷뿐 아니라 내보내기 파일(.txt)로도 저장해 두면 증거 능력 인정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