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 사장님은 거래처 대표 C씨에게 5,000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변제기가 한참 지났지만 C씨는 "곧 갚겠다"는 말만 반복했고, 결국 박 사장님은 민사소송을 거쳐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C씨의 부동산이나 차량 같은 재산은 이미 다른 채권자에게 압류된 상태. 남은 방법은 C씨가 매달 받는 급여를 압류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급여를 압류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어떤 순서로 진행하고 얼마까지 가져올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분은 의외로 드뭅니다. 오늘은 박 사장님처럼 채무자의 급여 압류를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도 계산부터 구체적인 절차까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급여채권 압류는 민사집행법 제246조에 근거합니다. 다만 채무자의 최소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법은 압류할 수 없는 범위, 즉 압류금지채권을 명확히 정해두고 있습니다.
핵심 원칙: 월 급여의 1/2 이하는 압류 불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급여(봉급 · 상여금 · 퇴직연금 등 정기적 급부)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습니다. 단, 그 금액이 월 300만 원을 넘는 경우에는 별도 기준이 적용됩니다.
구체적인 압류 가능 범위는 급여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달라집니다. 2024년 기준 민사집행법 시행령이 정한 기준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월 급여 185만 원 이하 : 전액 압류 금지 (최저생계 보장)
월 급여 185만 원 초과 ~ 370만 원 이하 : 185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압류 가능
월 급여 370만 원 초과 ~ 600만 원 이하 : 급여의 1/2 압류 금지 (= 나머지 1/2만 압류 가능)
월 급여 600만 원 초과 : 300만 원 + (600만 원 초과분의 1/2)을 제외한 금액 압류 가능
예를 들어, C씨의 세전 월급이 400만 원이라면 1/2인 200만 원은 압류 금지이고, 나머지 200만 원을 채권자가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만약 월급이 800만 원이라면 압류금지 금액은 300만 원 + (200만 원 x 1/2) = 400만 원이므로, 압류 가능 금액은 400만 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실제 급여 압류는 어떤 순서로 진행될까요? 박 사장님이 밟았던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급여 압류의 전제는 집행권원입니다. 확정 판결, 화해조서, 공정증서 등이 해당합니다. 소송을 진행 중이라면 판결 확정까지 기다려야 하고, 공정증서가 있다면 소송 없이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판결문만으로는 집행이 안 됩니다. 판결을 내린 법원 민사과에서 집행문을 부여받고, 송달증명원과 확정증명원을 함께 발급받아야 합니다.
급여를 압류하려면 채무자가 어디서 일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채무자의 근무처를 모른다면 법원에 재산명시신청 또는 재산조회신청을 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을 통해 근무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 단계입니다. 채무자의 근무처(제3채무자)를 특정하여 관할 법원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신청서에는 채무자의 인적사항, 제3채무자(회사)의 상호 · 대표자 · 주소, 압류할 채권의 내용(급여채권)과 청구채권액을 기재합니다.
법원이 압류명령을 발령하면, 이 결정문이 제3채무자(회사)와 채무자에게 각각 송달됩니다. 제3채무자에게 먼저 송달된 시점부터 압류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때부터 회사는 채무자에게 급여 중 압류 부분을 지급해서는 안 됩니다.
추심명령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후 1주일이 지나면, 채권자가 직접 제3채무자(회사)에 연락하여 압류된 급여를 수령할 수 있습니다. 매달 급여일에 맞추어 회사에서 채권자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채권 전액을 회수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급여 압류는 장래의 급여채권에도 효력이 미치지만, 채무자가 퇴직하면 더 이상 해당 회사에서 급여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효력을 잃습니다. 이 경우 새 직장을 파악하여 다시 압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다만 퇴직금이 남아 있다면 퇴직금에 대해서도 같은 압류 효력이 미치므로 퇴직금의 1/2까지 추심이 가능합니다.
다른 채권자가 이미 급여를 압류한 상태라면, 나중에 신청한 채권자의 압류는 "이중압류"가 됩니다. 이 경우 제3채무자(회사)는 압류된 금액을 법원에 공탁하고, 법원이 배당절차를 통해 각 채권자에게 안분 배당합니다.
채무자 측에서 "부양가족이 많아 생계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압류금지채권의 범위변경(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압류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채권자도 이에 대비한 반박 자료(채무자의 다른 수입원, 재산 상황 등)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 혼동이 많은 부분입니다. 압류 가능 범위를 산정할 때는 세후 실수령액이 아니라 세전 총 급여액에서 법정 공제(소득세, 4대 보험료 등)를 뺀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 4대 보험료는 급여보다 우선 공제되므로, 실제 압류 가능 금액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전체 절차 소요기간 요약
집행권원이 이미 있는 경우: 약 3주~1개월이면 첫 추심금 수령이 가능합니다.
소송부터 시작하는 경우: 소송 기간(6개월~1년)을 더해야 합니다.
총 비용: 인지대 + 송달료 합산 약 6만~8만 원 수준 (변호사 선임 시 별도).
박 사장님의 경우, 이미 승소 판결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집행문 부여부터 시작해 약 3주 만에 C씨의 회사로부터 첫 추심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달 약 150만 원씩 회수하여 약 2년 8개월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았습니다.
급여 압류는 채무자에게 고정 수입이 있는 한 가장 확실한 채권회수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절차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압류 가능 한도 계산이나 경합 시 대응, 범위변경 신청에 대한 방어 등은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