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형사전문변호사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언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수위나 방식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비교광고 또는 비방광고에 해당하여 시정명령, 과징금, 나아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비방 광고를 기획하거나 경쟁사의 비방 광고에 대응하기 전에, 아래 7가지 사항을 반드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경쟁사 비방 광고를 규율하는 핵심 법률은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입니다. 동법 제3조 제1항 제3호는 '비방적 표시 광고'를, 제4호는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 광고'를 각각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45조의 불공정거래행위 조항과도 경합할 수 있으므로, 양 법률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핵심 구분
비교광고 자체는 허용됩니다. 다만 객관적 근거 없이 경쟁사를 깎아내리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비방광고'가 문제가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자를 "사실에 기초한 정당한 비교"와 "사실 왜곡 또는 과장에 의한 비방"으로 구분합니다.
비교광고가 적법하려면 시험 결과, 인증 자료, 공인기관 데이터 등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근거를 갖추어야 합니다. "업계 최고", "경쟁사보다 월등"과 같은 추상적 표현은 근거 부재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에서는 광고 기획 단계에서 근거 자료의 출처, 작성일자, 시험 조건을 문서화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동일 조건, 동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사 제품의 최상위 모델과 경쟁사의 보급형 모델을 비교하거나, 서로 다른 시점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부당한 비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비교표시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서 정한 비교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3호의 '비방적 표시 광고'는 다른 사업자의 제품 등에 관해 객관적 근거 없이 불리한 사실만을 광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경쟁사 상호, 브랜드명,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면서 부정적 뉘앙스를 강조하는 경우 이 조항에 해당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직접 언급이 아니더라도, 소비자가 특정 사업자를 쉽게 유추할 수 있으면 동일하게 판단됩니다.
광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사실이더라도, 표현 방식이나 맥락에 의해 소비자가 사실과 다르게 인식할 여지가 있다면 문제가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를 기준으로 오인 가능성을 판단하므로, 업계 전문가 시각이 아닌 일반인 관점에서 점검이 필요합니다.
동일한 내용이라도 TV, 포털 메인 배너, SNS 등 대중 매체를 통해 대규모로 노출되는 경우 제재 수위가 높아집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산정 시 광고 매출액, 노출 빈도, 소비자 피해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매체별 노출량과 기간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라면 광고 집행 전에 법무팀 또는 외부 법률자문을 통한 사전 적법성 심의를 거치는 것이 실무상 표준적인 절차입니다. 심의 기록이 남아 있으면, 향후 공정위 조사 시 "고의성이 낮다"는 점을 소명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심의 절차 없이 집행한 경우 과실 또는 고의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예상되는 제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정명령 : 광고 중단, 정정광고 게재 등 (표시광고법 제7조)
과징금 : 관련 매출액의 2% 이내, 매출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5억 원 이내 (동법 제9조)
형사처벌 : 시정명령 불이행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 벌금 (동법 제17조)
민사 손해배상 : 경쟁사가 별도 민사소송으로 영업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과 SNS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비방광고 관련 시정조치 건수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자사가 경쟁사의 비방 광고 피해자인 경우에도 체계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경쟁사에 대한 비교 마케팅은 그 자체로 위법하지 않으나, 객관적 근거 없는 비방으로 넘어가는 순간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의 제재 대상이 됩니다. 광고 기획 단계에서 위 7가지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고, 법적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뒤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기업 리스크 관리의 기본입니다. 경쟁사의 비방 광고에 대응하는 입장에서도, 증거 확보와 신속한 법적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