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민사·계약 ›일반 손해배상(사고·불법행위·위자료)
민사·계약 · 일반 손해배상(사고·불법행위·위자료) 2026.04.18 조회 68

박람회 전시물에서 다쳤다면,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조
조상희 변호사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은 박람회나 전시회에서 뜻하지 않게 다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전시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거나, 체험형 전시물에 안전장치가 미비하여 부상을 입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치료비와 위자료를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 어떤 근거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막막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은 박람회 전시물 사고와 관련된 손해배상 책임의 법적 쟁점을 가상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4세, 회사원)는 지난 가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유아용품 박람회에 5살 자녀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A씨의 자녀가 체험존에 설치된 대형 목재 놀이 구조물에서 놀던 중, 구조물 상단 연결부가 느슨해지면서 목재 패널(약 8kg)이 떨어져 자녀의 어깨와 팔에 부딪혔습니다. 자녀는 쇄골 골절과 팔 타박상 진단을 받았고, 치료비 약 420만 원과 약 6주간의 통원치료가 필요했습니다.

해당 체험존 구조물은 B업체(전시 참가 기업)가 직접 제작하여 반입한 것이었고, 박람회 주최사는 C사(행사 기획 전문 회사)였습니다. A씨는 B업체와 C사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전시물 설치 업체(B업체)의 불법행위 책임

먼저 전시 구조물을 직접 제작하고 설치한 B업체의 책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B업체의 과실은 비교적 명확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이 쟁점이 됩니다.

1) 구조물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 불특정 다수의 어린이가 이용하는 체험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상단 연결부의 볼트 조임이 불충분했다면 이는 설치자로서의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해당합니다.

2) 제조물책임법 적용 가능성 - 해당 구조물이 B업체가 설계, 제작하여 다수에게 제공하는 "제조물"에 해당한다면, 제조물책임법(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따라 B업체는 제조물의 결함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피해자 입장에서) 입증책임 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A씨 측은 "구조물에 결함이 있었고, 그로 인해 부상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되고, B업체가 결함이 없었음을 반증해야 합니다.

3) 안전 인력 배치 여부 - 어린이 체험존임에도 안전요원 배치나 보호대 설치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과실 인정이 더욱 수월해집니다.

따라서 B업체에 대해서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 경우에 따라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책임이 모두 성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람회 주최사(C사)의 책임 - 안전관리 감독 의무

"직접 구조물을 만든 것은 B업체인데, 주최사에게도 책임이 있나요?" 이렇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박람회 주최사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박람회 주최사인 C사는 관람객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신의칙상의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근거가 적용됩니다.

주최사의 안전배려의무 근거

- 관람객과의 입장 계약 관계에서 파생되는 부수적 보호의무(민법 제2조 신의성실의 원칙)

- 공중이용시설 관리자로서의 시설 안전관리 의무

- 민법 제758조 공작물 점유자의 책임 - 전시장 내 구조물을 사실상 점유, 관리하는 자로서의 책임

특히 민법 제758조(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토지의 공작물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1차적으로 점유자가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음을 증명하면 소유자가 책임을 집니다. 박람회장 내 전시 구조물은 기간 중 주최사가 점유, 관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C사는 점유자로서 해당 구조물의 안전에 하자가 없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실무에서는 주최사가 참가 업체에 대해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했는지, 안전 매뉴얼을 제공했는지, 행사 중 순회점검을 했는지 등이 책임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만약 C사가 이러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B업체와의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60조)로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손해배상의 범위와 과실상계 문제

이제 실제로 얼마를 배상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적극적 손해(치료비 등) - 골절 치료비 420만 원, 통원치료비, 향후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 그 비용까지 포함됩니다. 어린이의 경우 성장판 손상 여부에 따라 향후 치료비가 추가될 수 있어, 의료 감정을 통해 정확한 산정이 필요합니다.

2)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등) - 미성년자이므로 직접적인 일실수입은 발생하지 않지만, 보호자인 A씨가 간병을 위해 근무하지 못한 기간의 수입 손실은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위자료(정신적 손해) - 부상의 정도, 피해자의 나이(5세 어린이), 후유장해 여부, 가해자 측의 사후 대응 태도 등을 종합하여 산정됩니다. 유사 사례에서 소아 골절의 경우 통상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 내외의 위자료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실상계 가능성

다만, 피해자 측(보호자)의 과실이 인정되면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험존에 "보호자 동반 필수" 안내가 있었음에도 A씨가 자녀를 혼자 놀게 했다면, 10~30% 정도의 과실상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5세 어린이에 대해 체험 기구의 구조적 결함이 직접적 원인인 경우, 보호자 과실 비율이 크게 인정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 경향입니다.

실무적 조언 - 사고 직후 반드시 해야 할 일

박람회나 전시회에서 부상 사고가 발생하셨다면, 당장은 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서시겠지만, 이후 정당한 배상을 받기 위해 사고 직후의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고 현장에서의 필수 조치

- 현장 사진과 영상 촬영: 무너진 구조물, 떨어진 부품, 현장 전체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두세요. 시간이 지나면 주최 측이 현장을 정리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목격자 연락처 확보: 주변에서 사고를 목격한 분이 있다면 연락처를 받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 주최 측에 사고 접수: 반드시 현장 운영본부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사고접수 확인서나 기록을 받아 두세요.

- 진단서 및 치료 기록 보관: 병원 진료 시 사고 경위를 상세히 알려 진단서에 반영되도록 하시고, 모든 치료 영수증을 꼼꼼히 보관하세요.

- 보험 가입 여부 확인: 대부분의 대형 박람회는 행사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주최사에 보험사와 증권번호를 요청하시면 보험을 통한 보상 절차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가 확보되어 있으면, 이후 합의 협상이나 소송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장 증거 없이 시간이 지나면, 가해자 측에서 사고 원인이나 경위를 다투는 경우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박람회 전시물 사고에서는 전시물 설치 업체와 박람회 주최사 모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면 연대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크거나 상대방이 합의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를 행사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조상희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박람회 사고 사건을 다루다 보면, 주최사가 참가 업체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최사의 안전관리 감독 의무는 별도로 존재하므로, 양쪽 모두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현장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사진과 사고접수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사고 직후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분야 추천 변호사
김경숙 프로필 사진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 빠른응답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형사범죄 민사·계약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노동
#박람회 전시물 부상 손해배상 #전시회 사고 책임 #박람회 주최사 안전관리의무 #공작물 점유자 책임 #전시물 사고 위자료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