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사건 처리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등 경제력 남용 관련 분야에서 공정위 조사가 한층 강화되는 추세에 해당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공정위로부터 조사 통보를 수령하는 상황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이 아니기에, 초기 대응 단계에서 절차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불필요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정위 조사 대응의 실무적 쟁점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기업이 유의해야 할 핵심 사항을 분석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개시됩니다. 첫째는 신고 또는 제보에 기반한 사건 조사이고, 둘째는 공정위 직권에 의한 조사입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81조에 따르면, 공정위는 사건 심의에 필요한 경우 당사자, 이해관계인, 참고인에 대해 출석 요구, 의견 청취, 보고 명령, 자료 제출 명령, 현장 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직권조사와 신고사건의 차이
신고사건은 피해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신고로 개시되며, 조사 범위가 비교적 특정됩니다. 반면 직권조사는 공정위가 시장 감시 과정에서 위반 혐의를 포착하여 개시하므로, 조사 범위가 광범위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사 유형에 따라 기업이 준비해야 할 자료의 범위와 대응 전략이 달라지므로, 조사 통보서를 수령한 즉시 조사의 법적 근거와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다.
실무적으로 공정위 조사 대응에서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통보 수령 후 초기 72시간입니다. 이 기간에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이 이후 전체 절차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통보를 수령하면, 관련 부서의 전자문서, 이메일, 메신저 기록 등 디지털 자료를 즉시 보전 조치해야 합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자료의 삭제나 훼손이 확인될 경우, 이는 조사 방해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별도의 제재 사유가 됩니다. 공정거래법 제87조는 자료 미제출이나 허위 자료 제출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무팀, 사업 담당 부서, 외부 법률자문 등으로 구성된 대응팀을 조기에 구성해야 합니다. 대응팀 없이 현업 담당자가 개별적으로 조사에 응하는 경우, 일관성 없는 진술이 이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관의 질의에 대해 어디까지 답변하고, 어떤 부분에서 답변을 유보할 것인지를 사전에 확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정거래법상 피조사인은 진술 거부권이 명시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나, 자기에게 불리한 사항에 대해 답변을 유보하거나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공정위의 현장 조사, 이른바 새벽 조사(dawn raid)는 담합이나 입찰 담합 등 경성 위반 혐의가 있는 경우에 주로 실시됩니다. 사전 통보 없이 사업장에 진입하여 서류와 전자파일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긴박한 상황에 해당합니다.
공정위 조사가 완료되면 심사관이 심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피심인(조사 대상 기업)에게 송부합니다. 피심인은 심사보고서를 검토한 뒤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이후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에서 심의가 이루어집니다.
의견서 작성의 핵심
의견서는 단순한 반박문이 아닙니다. 심사보고서의 사실 인정, 법률 적용, 시정 조치 및 과징금 산정 각 단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유리한 증거와 논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위반 행위와 관련된 상품 또는 용역의 매출액) 범위를 다투는 것은 재무적 영향이 매우 크므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의견서 제출 기한은 통상 심사보고서 송부일로부터 30일 내외이나, 사안의 복잡성에 따라 기한 연장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한 연장은 합리적 사유가 있으면 대부분 인정되므로,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공정위의 동의의결(위반 행위 인정 없이 시정 방안에 합의하는 제도) 활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의의결은 공정거래법 제89조 이하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위법성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동의의결 신청이 모든 사건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경성 담합(가격 고정, 시장 분할 등) 사안이나 공정위가 강한 제재 의지를 보이는 사안에서는 동의의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동의의결 신청 여부는 위반 혐의의 성격, 증거 상황, 기업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자진시정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 개시 후 자진하여 위반 행위를 시정한 경우, 과징금 감경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시정 방안의 실현 가능성과 감경 효과를 비교형량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공정위의 제재는 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고발(형사 처벌 의뢰) 등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과징금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10%(공정거래법 위반) 또는 최대 매출액의 일정 비율(개별법에 따라 상이)까지 부과될 수 있어, 기업의 재무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처분 통보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공정위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서울고등법원을 제1심으로 하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행정소송 제기가 처분의 집행을 당연히 정지시키지는 않으므로, 필요한 경우 집행정지 신청을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공정위 조사는 기업에 재무적, 평판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조사 통보 수령 시점부터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각 절차 단계에서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최종적인 결과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초기 대응의 적시성, 자료 보전의 완전성, 의견서의 논리적 완성도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