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서울 외곽의 한 노후 주거지역에서 오래 거주해 온 주민분이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구청에서 공공시행자 지정을 추진한다는 공고문을 받았는데, 조합설립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공공기관이 사업을 진행한다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에서 공공시행자가 지정되는 절차는 조합 방식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토지등소유자 입장에서는 사전에 흐름을 파악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른 공공시행자 지정 절차를 단계별로 살펴보고,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까지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도시정비법 제26조에 따르면, 정비구역 내에서 조합이 설립되지 않거나,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 시장, 군수, 구청장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이 직접 정비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공공시행자 지정이라 부릅니다.
핵심 포인트: 공공시행자 방식은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을 구성하지 않아도 공공기관 주도로 사업이 진행되는 구조이므로, 조합 방식과는 의사결정 체계와 재산권 보호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공공시행자 지정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 지정되는 경우, 둘째, 천재지변 등 공익상 필요에 의해 직권으로 지정되는 경우, 셋째,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어 지방자치단체장이 직권 지정하는 경우입니다.
공공시행자 지정의 전제는 해당 지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주민공람(14일 이상),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정비구역을 지정 고시합니다.
정비구역이 지정된 후 조합설립이 일정 기간 이루어지지 않거나, 사업시행인가 후에도 진행이 중단된 경우 공공시행자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도시정비법 제26조 제1항 각호에 따라 구체적 요건이 정해져 있으며,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한 경우와 직권으로 가능한 경우가 구분됩니다.
과반수 동의 방식의 경우, 시행자 지정 전에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동의서의 형식, 동의 대상자 산정 기준이 실무에서 가장 많은 분쟁을 야기합니다. 동의서에는 공공시행자의 명칭, 사업 개요, 정비사업의 종류가 명시되어야 합니다.
요건이 충족되면 시장, 군수 등이 공공시행자를 지정하고 이를 고시합니다. 고시 내용에는 시행자 명칭, 정비구역 범위, 정비사업의 유형 등이 포함됩니다. 고시일로부터 시행자의 법적 지위가 확정되므로, 이 시점이 행정소송 기산점으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공공시행자가 지정되면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사업시행계획에는 토지이용계획, 정비기반시설 설치계획, 세입자 주거이전대책 등이 포함됩니다.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분양 공고와 관리처분계획 수립이 이어지게 됩니다.
위 절차가 순탄하게 흘러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실무에서는 각 단계마다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지는데, 특히 아래 세 가지 쟁점이 가장 빈번합니다.
쟁점 1: 토지등소유자 동의 요건의 적정성
과반수 동의를 산정할 때, 공유지분권자를 1인으로 볼 것인지, 지분별로 산정할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도시정비법 시행령에 따르면 1필지의 공유자는 대표자 1인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실무에서는 대표자 선정 과정 자체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의서의 작성일자, 철회 가능 여부도 주요 쟁점입니다.
쟁점 2: 직권 지정의 재량권 남용 여부
사업지연을 이유로 한 직권 지정의 경우,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에 속합니다. 그러나 조합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공공시행자를 직권 지정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에서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가 핵심 심리 대상이 됩니다.
쟁점 3: 기존 조합과의 법적 관계 정리
이미 조합이 설립된 상태에서 공공시행자가 지정되면, 기존 조합의 법적 지위가 소멸하는지가 문제됩니다. 판례는 공공시행자 지정 고시가 있으면 기존 조합의 시행자 지위는 상실된다고 보고 있으나, 조합 해산 절차와 잔여 재산 처리, 기존 용역 계약의 승계 여부 등은 별도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공공시행자 지정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시일로부터 행정소송 제기 기간이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을 넘기면 불복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시행자 방식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적 기회가 조합 방식에 비해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정비계획 열람 단계부터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하고, 동의서 서명 전에 사업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공시행자 지정이 반드시 토지등소유자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공공기관의 재정 지원이 수반되는 장점도 있으므로, 자신의 재산 상황과 사업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