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는데, 조사는 누가 하는 건가요? 외부 전문가를 꼭 써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그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조사할 것인가'에 대해 법률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조사 주체, 조사자의 자격요건, 인원수 등은 법률이 아닌 각 사업장의 취업규칙이나 내부 규정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지정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에 따르면 조사자는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자여야 하며, 사건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내부 조사자가 적합한 경우
-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고 당사자 간 관계가 명확한 경우
- 인사팀 또는 감사팀에 관련 교육을 이수한 담당자가 있는 경우
-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상시 조사 체계가 갖춰진 경우
외부 전문가 선임이 필요한 경우
- 행위자가 대표이사나 임원급인 경우 (내부 조사의 공정성 확보 불가)
- 피해자가 내부 조사를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이의를 제기한 경우
- 사안이 중대하여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으로 이해관계 없는 내부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경우
외부 전문가를 선임할 때 비용은 사건 규모에 따라 다르나, 통상 건당 300만~1,000만 원 수준입니다. 이 비용은 전액 사용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조사자 지정이 잘못되면, 조사 결과 자체의 신뢰성이 부정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첫째, 피해자가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경우, 근로감독관이 조사의 공정성을 재심사하게 됩니다. 조사자가 행위자의 직속 부하였다면 사실상 조사를 하지 않은 것과 동일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둘째, 부당한 조사 결과에 기초한 징계(행위자에 대한 징계 또는 무혐의 판단)는 법적 분쟁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위반으로 사용자에게 과태료 500만 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조사자 지정 자체를 문서화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구두로 "네가 좀 알아봐"라고 지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닙니다.
조사자 지정 통보서에는 조사자 성명, 소속, 지정 사유, 조사 기간, 비밀유지 의무를 명시하고, 피해자에게 조사자가 누구인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조사자에 대한 기피 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조사 기간은 취업규칙에 별도 규정이 없다면, 고용노동부 매뉴얼에서 권고하는 신고 접수일로부터 10일 이내 착수, 20~30일 이내 완료를 기준으로 잡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