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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기업·사업 ·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2026.04.19 조회 1

가맹금 예치제 몰랐다가 3천만 원 날릴 뻔한 사연, 법적 쟁점 분석

박동진 변호사
법률사무소 동진 · 경기도 안산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38세 A씨는 퇴직금과 저축을 합쳐 약 5,000만 원을 모은 뒤, 수도권 외곽에서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를 창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본사 상담에서 '지금 가맹 계약하면 인테리어비 할인'이라는 제안을 받은 A씨는, 계약 당일 가맹비 1,500만 원보증금 1,500만 원 등 총 3,000만 원을 본사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두 달 뒤 발생했습니다. 본사가 갑자기 해당 브랜드의 디저트 라인을 축소하겠다고 통보한 것입니다. A씨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자, 본사는 "이미 집행된 비용이 있다"며 환급을 거부했습니다. A씨는 그제야 가맹금 예치제라는 제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쟁점 1. 가맹금 예치제란 무엇이며, A씨에게 적용되는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제6조의5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로부터 수령하는 가맹금을 일정 기간 금융기관 등에 예치하거나,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이 제도가 바로 가맹금 예치제(가맹금 보호 예치)입니다.

예치 대상 가맹금의 범위

- 가맹비 (브랜드 사용 대가)

- 보증금 (계약 이행 담보 목적)

- 그 밖에 가맹본부가 가맹점 영업 개시 전에 수령하는 대가

단, 순수한 물품 대금이나 교육비 실비 등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A씨의 사례에서 본사가 수령한 3,000만 원은 가맹비와 보증금에 해당하므로, 가맹사업법상 예치 대상에 포함됩니다. 만약 본사가 예치 절차 없이 가맹금을 직접 수령했다면, 이는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입니다. 본사가 "우리는 소규모 브랜드라 예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가맹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가맹본부라면 규모와 관계없이 예치 의무가 발생합니다. 다만, 전년도 말 기준 가맹점 수가 일정 규모 이하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예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보증보험 가입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쟁점 2. 예치된 가맹금은 언제, 어떤 절차로 돌려받을 수 있는가

가맹금 예치제의 핵심 가치는 '가맹점 영업 개시 전 계약이 무산되었을 때 가맹희망자가 안전하게 가맹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가맹금 반환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맹점 영업이 정상적으로 개시된 경우 : 예치 기관이 본사에 가맹금을 지급합니다. 이때 가맹희망자의 확인 또는 영업 개시 사실 확인이 필요합니다.
2
가맹계약 체결일부터 2개월이 경과할 때까지 영업이 개시되지 않은 경우 : 가맹희망자가 예치 기관에 가맹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가맹본부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 가맹희망자는 즉시 반환 청구가 가능합니다.

A씨의 경우, 본사의 사업 방향 변경이 계약 내용과 현저히 달라 '본사 귀책'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A씨가 가맹금을 본사 계좌에 직접 입금했다는 사실입니다. 예치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예치 기관을 통한 안전한 회수 경로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쟁점 3. 예치 절차 없이 납부한 가맹금, 구제 방법은 있는가

상담 현장에서 보면, A씨처럼 예치 제도를 모른 채 가맹금 전액을 본사에 직접 송금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적 구제 수단은 존재합니다.

1) 가맹사업법 위반에 따른 행정 제재 활용

본사가 예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 자체가 가맹사업법 위반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본사에 대해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실상 반환 협상의 압박 수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민사상 부당이득반환 또는 손해배상 청구

본사가 계약 내용과 다른 사업 운영을 한 경우, 채무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가맹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맹사업법 제10조에서 규정하는 정보공개서 허위 기재 또는 중요 사항 미고지에 해당하면, 가맹희망자의 해지권이 더욱 강하게 인정됩니다.

3) 가맹사업법상 가맹금 반환 청구 (제10조 제1항)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거나, 허위 또는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여 가맹계약을 체결한 경우, 가맹희망자는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가맹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환 범위에는 이미 지급한 가맹비, 보증금 전액이 포함됩니다.

A씨는 결국 본사의 예치 의무 위반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동시에, 본사 귀책에 의한 계약 해지와 가맹금 반환을 내용증명으로 청구했습니다. 본사 측은 행정 제재와 민사 소송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되자, 최종적으로 가맹금 2,600만 원을 반환하는 것으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가맹금 예치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실무적 조언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가맹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맹금은 반드시 예치 기관(은행 등)에 납부하십시오. 본사가 직접 수령하겠다고 하는 경우, 가맹사업법 위반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정보공개서를 사전에 꼼꼼히 검토하십시오. 가맹본부는 계약 체결 14일 전까지 정보공개서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서류에 예치 기관 정보, 가맹금 반환 조건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3
가맹본부의 예치 증명을 요구하십시오. 예치필증 또는 보증보험증권 사본을 요청하여 보관하면, 추후 분쟁 시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4
계약 전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franchise.ftc.go.kr)을 확인하십시오. 해당 브랜드의 정보공개서 등록 여부, 가맹점 현황, 법 위반 이력 등을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가맹금 예치제는 가맹희망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핵심 안전장치입니다. 제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A씨는 수개월간의 분쟁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가맹금이 어디에 납부되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동진
박동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동진 · 경기도 안산시
가맹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예치제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계약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가맹금을 본사에 직접 송금하면 분쟁 발생 시 회수가 매우 어려워지므로, 반드시 예치 기관 납부 여부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계약 전 정보공개서 검토 단계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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