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오늘은 상해진단서의 허위 발급이 의심되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폭행이나 상해 사건에서 피해자가 제출하는 상해진단서는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진단서의 내용이 실제 상해 정도와 맞지 않거나, 아예 허위로 발급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 없이 진단서를 그대로 인정받게 되면, 가해자로 지목된 측은 실제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쟁점과 대응 방법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상황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42세, 남성)는 가게 앞에서 주차 문제로 이웃 B씨(38세, 남성)와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A씨가 B씨의 어깨를 한 차례 밀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에 주먹으로 때리거나 심하게 가격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B씨는 다음 날 병원에서 전치 4주 상해진단서(안면부 타박상, 경추 염좌)를 발급받아 경찰에 상해죄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A씨는 어깨를 가볍게 밀쳤을 뿐인데 전치 4주 진단이 나온 것에 대해 허위 진단서가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CCTV가 있고, 당시 목격자도 2명이 있었습니다.
상해진단서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여 발급하는 의료 문서입니다.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입증하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로 사용되며, 특히 상해죄(형법 제257조)의 성립 여부와 양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상해진단서가 법원에서 절대적인 증거로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해진단서의 증거력 관련 핵심 원칙
첫째, 진단서는 발급 시점의 환자 호소(주관적 증상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합니다. 의사는 환자가 "여기가 아프다"고 하면 그에 기초하여 진단명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전치(완치까지 소요 기간) 기재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지만, 실제와 다를 수 있으며 법원은 독자적으로 상해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진단서의 발급 경위, 시점, 진단 내용의 합리성 등은 모두 다툴 수 있는 사항입니다.
A씨의 사례에서 어깨를 한 번 밀친 행위로 안면부 타박상과 경추 염좌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은 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진단서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상해진단서가 허위이거나 과장되었다고 의심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단계별 대응이 필요합니다.
허위 진단서 의심 사건은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대응 방법이 다릅니다.
- 경찰 조사 시 진단서 내용에 대한 구체적 반박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 CCTV 영상 분석, 목격자 진술 확보를 수사기관에 적극 요청합니다.
- 피해자의 진료 기록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검토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이 단계에서 충분한 반박 증거가 확보되면 혐의없음(불기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의료 감정 또는 사실조회를 통해 진단 내용의 의학적 타당성을 검증합니다.
- 영상 증거와 진단 내용의 불일치를 구체적으로 주장합니다.
- 진단서 발급 의사를 증인으로 신청하여 발급 경위를 직접 확인합니다.
- 허위 진단서임이 인정되면 무죄 또는 상해 정도의 대폭 감경이 가능합니다.
A씨의 사례로 돌아오면, CCTV 영상에서 어깨를 한 번 밀친 행위만 확인되고, B씨가 넘어지거나 얼굴을 맞은 장면이 없다면, 안면부 타박상이라는 진단명 자체가 사건과 무관한 상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진단서의 증거력이 상당 부분 부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첫째, 진단서 자체가 허위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행위와 진단 내용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의사의 진단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입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둘째, 진단서가 과장되었더라도 밀친 행위 자체는 폭행죄(형법 제260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폭행 부분은 인정하되 상해 부분만 다투는 전략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맞고소(허위진단서행사, 무고)는 반드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근거 없는 맞고소는 오히려 합의 의사가 없다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 증거 보전의 시급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CCTV 영상은 통상 2~4주 이내에 덮어쓰기 되므로, 사건 직후 영상 보존 조치가 최우선입니다.
정리하면, 상해진단서의 허위 발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감정적 대응보다 객관적 증거 확보와 체계적인 법적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행위의 태양, 진단서 발급 시점과 경위, 영상 검사 결과의 일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반박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