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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부동산 ·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2026.04.20 조회 2

임차인 수리비 청구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 체크리스트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전세나 월세로 살다 보면, 보일러가 고장 나거나 곰팡이가 번지고, 화장실 배관이 터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수리를 임차인이 직접 비용을 들여 해결한 뒤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민법에서는 이를 필요비(건물 보존에 꼭 필요한 비용)와 유익비(건물의 가치를 높인 비용)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로 청구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살펴보시면서 빠뜨린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리비 청구 전 반드시 확인할 7가지

1

수리 원인이 '임차인 과실'이 아닌지 확인하셨나요

수리비를 청구하려면, 고장이나 훼손의 원인이 임차인의 잘못이 아니어야 합니다. 노후화, 자연재해, 구조적 결함 등 임차인 귀책이 아닌 사유여야 필요비 또는 유익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세탁기 호스를 잘못 연결하여 누수가 발생한 경우 등은 본인 과실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필요비와 유익비,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구분하셨나요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청구 시기와 금액 산정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필요비(민법 제626조 제1항) : 건물의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출한 비용입니다. 보일러 수리, 누수 배관 교체, 파손된 창문 교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지출 즉시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익비(민법 제626조 제2항) :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킨 비용입니다. 샷시 업그레이드, 단열 보강 공사 등이 예시입니다. 임대차 종료 시 가액 증가분이 남아 있는 한도에서 청구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지출 금액과 현존 가액 증가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상환합니다.

3

임대인에게 수리 요청을 먼저 하셨나요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임차인이 바로 공사를 진행하기보다 임대인에게 먼저 수리를 요청하는 것이 실무상 매우 중요합니다. 문자, 카카오톡, 내용증명 등으로 요청한 기록을 남겨두시길 권합니다. 임대인이 합리적 기간 내에 수리하지 않은 경우에 임차인이 직접 수리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훨씬 인정받기 쉽습니다.

4

수리 전 사진, 영상 등 현장 증거를 확보하셨나요

분쟁이 발생하면 "원래 그런 상태가 아니었다"는 임대인의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리 전 상태의 사진과 영상, 수리 과정 기록, 수리 후 상태 비교 사진을 날짜가 확인되는 방식으로 촬영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 사진의 메타데이터(촬영 일시)가 중요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영수증과 견적서를 정리해 두셨나요

수리비 금액의 입증은 임차인이 해야 합니다. 업체 견적서, 세금계산서, 카드 결제 내역, 계좌이체 확인서 등 지출 사실과 금액을 증명할 자료를 빠짐없이 보관해 주세요. 현금으로 지급한 경우에는 간이영수증이라도 반드시 받아두시는 것을 권합니다. 자재를 직접 구입한 경우에도 구매 영수증이 필요합니다.

6

임대차계약서에 수리비 관련 특약이 있는지 확인하셨나요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계약서에 "소규모 수리는 임차인 부담" 또는 "수선의무를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특약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판례는 건물의 주요 구조부나 대규모 수선에 대한 수선의무까지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특약은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규모 수리"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특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리비 20만~30만 원 이하의 소모품 교체(전구, 수도꼭지 패킹 등)는 임차인 부담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유익비의 경우, 임대차 종료 전이라면 시기를 확인하셨나요

유익비는 임대차가 종료된 뒤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직 임대차 기간 중이라면 유익비 상환 청구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필요비는 지출 즉시 청구 가능하므로, 자신이 지출한 비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익비 상환 청구권은 임대차 종료 후 청구할 수 있으나, 임대인이 법원에 상환 기간 허여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실무에서 특히 유의할 점

  • 필요비 상환 청구권은 지출 시점부터, 유익비 상환 청구권은 임대차 종료 시점부터 각각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됩니다.
  • 임차인의 부속물 매수 청구권(민법 제646조)은 필요비, 유익비와 별개의 권리입니다. 에어컨 설치, 블라인드 부착 등 부속물에 관한 것이라면 별도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 유익비 청구 시, 현존하는 가액 증가분을 산정하기 위해 감정 평가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 비용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 임차인은 필요비, 유익비 상환을 받을 때까지 동시이행 항변권 또는 유치권을 주장하여 건물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치권 행사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수리비 문제는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임대인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보증금 반환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확인하신 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응 방법을 정리해 두시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실무에서 임차인 수리비 분쟁을 다루다 보면, 수리 전 임대인에게 요청한 기록이 없어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문자나 내용증명 한 통이 나중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므로, 수리 전 반드시 서면으로 요청 기록을 남겨 두시길 권합니다. 특약 해석이나 비용 산정이 복잡한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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