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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받은 약을 복용한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의약품 제조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도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허가 절차를 거치고 전문가의 처방을 통해 사용되기 때문에, 제조물의 "결함" 인정 기준이 다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하에서 구체적인 법적 근거, 성립 요건, 실무상 유의사항을 차례로 정리하겠습니다.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1호는 "제조물"을 "제조되거나 가공된 동산"으로 정의합니다. 의약품 역시 제조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 동산이므로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결함"입니다.
의약품에서의 결함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의약품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투어지는 것은 표시상 결함입니다. 의약품은 본질적으로 인체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이므로, 어느 정도의 부작용 위험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결함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해당 부작용이 허가 당시 알려져 있었는지 여부
- 의약품 첨부문서(설명서)에 해당 부작용이 적절히 기재되어 있었는지
- 부작용의 발생 빈도 및 심각성에 비추어 경고 수준이 충분했는지
- 의료 전문가(의사, 약사)에게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었는지
즉, 제조사가 이미 알려진 부작용을 첨부문서에 빠뜨리거나, 경고 문구를 지나치게 축소한 경우에는 표시상 결함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당 부작용이 첨부문서에 충분히 기재되어 있고 의료 전문가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면, 제조사의 책임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2는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일부 완화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제조물의 결함 존재 사실, 손해 발생 사실, 결함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을 증명하면, 제조업자가 결함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의약품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실무적으로 이 추정 규정의 적용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제조물책임법 제4조는 제조업자의 면책 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며, 의약품 사건에서 특히 문제되는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개발위험의 항변(제4조 제1항 제2호) - 제조업자가 해당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의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항변입니다. 신약의 경우 출시 이후에야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밝혀지는 사례가 있으며, 이때 제조사는 이 항변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령 준수의 항변(제4조 제1항 제4호) - 의약품의 제조 및 표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기준 및 관련 법령에 따른 것이었다는 항변입니다. 다만 법원은, 법령 기준의 준수가 곧바로 면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는 하나의 고려 요소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부작용 관련 제조물책임 소송을 고려하시는 경우, 다음 사항을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약품 부작용 제조물책임 사건은 의학적, 약학적 전문 지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결함과 인과관계의 입증이 소송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관련 증거 자료를 가능한 한 조기에 확보하고, 사안에 적합한 법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