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해 온 김 과장(45세, 제조업)은 어느 날 갑자기 팀장으로부터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가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회복되지 않아서"라는 단 한 줄이었습니다. 김 과장은 아이 둘의 학비와 아파트 대출 이자를 매달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김 과장만의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더딘 업종을 중심으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무급휴직을 통보하는 사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급휴직은 근로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가 분명히 정해져 있습니다. 강제 무급휴직을 통보받으셨다면, 아래 7가지 항목을 하나씩 꼭 짚어보시기 바랍니다.
무급휴직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므로 근로조건의 본질적 변경에 해당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4조). 회사가 일방적으로 통보만 했다면, 이는 근로자의 동의 없는 강제 무급휴직으로 위법 소지가 큽니다. 구두 동의가 아닌 서면 동의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일부 회사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경영상 필요 시 휴직을 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이 있더라도 그 해석은 엄격하게 이루어집니다. 조항 자체가 없다면 회사의 무급휴직 명령은 법적 근거가 없는 셈입니다. 본인 회사의 취업규칙을 열람 요청(근로기준법 제14조)하여 관련 조항의 존재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코로나 이후 매출 감소, 수주 축소 등은 대부분 경영상 판단의 영역이므로 사용자 귀책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설령 휴직이 불가피하더라도 무급이 아니라 최소 70% 이상의 휴업수당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기한 없는 무급휴직"은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습니다. 실무상 무급휴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기간의 종료 시점을 전혀 특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실상 해고(위장 해고)로 판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무급휴직 통보서에 명확한 시작일과 종료일이 기재되어 있는지, 그 기간이 3개월 이내 등 합리적 범위인지 점검하세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면서, 실제로는 특정 직원만 골라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부당해고의 우회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전 부서 혹은 동일 직군에 공평하게 적용했는지, 아니면 나만 혹은 소수만 지목된 것인지를 확인하세요. 선별적 적용이라면 차별적 인사조치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고용보험법 제21조) 제도를 통해, 휴업이나 휴직 시 사업주에게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이 제도를 활용하면서도 근로자에게는 무급을 강요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여부를 회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관할 고용센터(국번 없이 1350)에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강제 무급휴직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면,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8조). 접수 비용은 무료이며, 심문 기간은 통상 60일 이내입니다. 무급휴직 기간 중 생계가 어려운 경우 임금체불 진정(고용노동부), 긴급 생활안정자금 대출(근로복지공단) 등의 제도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핵심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 과장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그는 결국 통보서를 꼼꼼히 살펴본 뒤, 서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사실과 무급휴직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관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회사는 결국 유급 휴업으로 전환하여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 부담을 근로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습니다. 위 7가지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점검하시고, 본인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면 반드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