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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대여금·채권·보증·채권추심
민사·계약 · 대여금·채권·보증·채권추심 2026.05.05 조회 78

친구에게 빌려준 3천만 원, 이자 약정이 무효가 된 사연

조창훈 변호사
법무법인 창경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40대 A씨는 오랜 친구 B씨로부터 급한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023년 3월, A씨는 B씨에게 3,000만 원을 빌려주면서 차용증 한 장을 작성했습니다. 문제는 그 차용증에 적힌 이자율이었습니다. B씨가 먼저 제안한 조건은 연 30%의 이자, 매달 75만 원씩 이자만 갚겠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는 친구 사이라 오히려 미안한 마음에 "네가 제안한 거니까"라며 그대로 차용증에 서명했습니다. 1년 정도는 이자가 꼬박꼬박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2024년 6월부터 이자 지급이 끊겼고, 원금 반환 요청에도 B씨는 "이자를 너무 많이 냈으니 원금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A씨는 황당했지만, 알아볼수록 B씨의 주장이 완전히 근거 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대여금 이자 약정의 최고이율 제한 때문이었습니다.

쟁점 1. 개인 간 금전 대여의 이자 상한선은 얼마인가

우리 법은 개인 간 돈을 빌려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의 상한을 명확히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에 따르면, 금전대차(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0%입니다. 이를 초과하는 부분의 이자 약정은 무효가 됩니다.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변천: 2007년 연 40% → 2014년 연 25% → 2021년 7월 이후 현재까지 연 20%

A씨와 B씨가 약정한 연 30%는 법정 최고이율인 연 20%를 10%포인트나 초과합니다. 따라서 연 20%를 넘는 부분, 즉 연 10%에 해당하는 이자 약정은 처음부터 법률상 효력이 없습니다. A씨가 아무리 "B씨가 먼저 제안했다", "서로 합의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자제한법은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당사자 간 합의와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쟁점 2. 이미 받은 초과 이자는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이 A씨에게 가장 뼈아픈 지점이었습니다. B씨가 1년간 납부한 이자 총액은 900만 원(월 75만 원 x 12개월)입니다. 그런데 적법한 연 20%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 이자는 600만 원입니다. 차액인 300만 원은 법정 한도를 초과하여 지급된 이자에 해당합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 그 초과 부분은 원본(원금)에 충당되고, 원본이 소멸하면 그때부터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A씨 사례 계산

약정 이자 지급액: 900만 원 (12개월)

적법 이자 상한액: 600만 원 (3,000만 원 x 20%)

초과 지급액: 300만 원 → 원금에 자동 충당

잔여 원금: 3,000만 원 - 300만 원 = 2,700만 원

결국 B씨의 주장대로 이미 갚은 초과 이자 300만 원은 원금 변제로 처리됩니다. A씨가 돌려받을 수 있는 원금은 3,000만 원이 아니라 2,700만 원이 됩니다. 친구를 도우려던 마음으로 빌려준 돈인데, 이자 약정을 잘못 설정한 탓에 오히려 300만 원을 손해 본 셈입니다.

쟁점 3.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어떤 법이 적용되는가

간혹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는 연 20%이고, 개인 간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자제한법 -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법인 등 모든 금전대차에 적용됩니다. 최고이자율 연 20%.
2
대부업법 - 등록 대부업자 또는 미등록 대부업자의 대부(대출)에 적용됩니다. 최고이자율 역시 연 20%이지만, 위반 시 형사처벌 조항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3
개인 간 1회성 대여라 하더라도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반복적으로 금전을 대여하면 미등록 대부업에 해당하여 대부업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가능합니다.

A씨의 경우 친구에게 한 번 빌려준 것이므로 대부업법이 아닌 이자제한법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핵심 결론은 같습니다.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약정은 무효이며, 초과 수령한 이자는 원금에 충당됩니다.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점

A씨와 같은 상황을 피하려면, 금전을 대여할 때 몇 가지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이자를 약정할 때 연 20%를 절대 초과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 기준은 2021년 7월 7일 이후 체결된 계약에 적용되며, 그 이전 계약은 해당 시점의 법정 이율이 적용됩니다.

둘째, 이자 계산 시 사례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등 명목이 무엇이든 간에 실질적으로 원본 사용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원은 모두 이자로 봅니다. 예를 들어 "수수료 명목으로 100만 원을 먼저 떼겠다"고 약정하면, 그 100만 원도 이자에 포함되어 최고이율 계산에 합산됩니다.

셋째, 차용증 작성 시 이자율, 변제기(갚는 날짜), 변제 방법을 명확히 기재하고, 가능하면 공증까지 받아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공증 비용은 대여금 3,000만 원 기준 약 7만~12만 원 수준으로,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소송 비용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입니다.

넷째, 이미 최고이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초과 부분은 언제든 원금 충당 또는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분쟁이 발생한 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면 A씨처럼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조창훈
조창훈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창경 · 서울특별시 강남구
실무에서 개인 간 금전 대여 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율을 모르고 높은 이자를 약정했다가 오히려 채권자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차용증 작성 단계에서 법정 상한 이율을 확인하고, 이자 계산 방식까지 명확히 기재해 두시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관련 분쟁이 이미 발생했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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