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담 바로 가능 - 빠른 판단이 결과를 바꿉니다.
얼마 전 한 분이 사무실로 찾아오셨습니다. 서울 마포에서 5년간 작은 카페를 운영하셨던 40대 자영업자였는데, 임대차계약이 곧 만료되는 상황에서 처음 들어올 때 들였던 인테리어 비용 7,800만 원을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 막막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권리금 양수인을 찾고 있긴 하지만 잘 안 되고, 임대인은 본인이 직접 그 자리에서 다른 업종을 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사연을 정말 많이 접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가 임차인이 투자한 시설비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직접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예외와 우회 경로가 있고, 무엇보다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를 통한 손해배상이 실무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5년 전 들어올 때 인테리어에 8,000만 원 가까이 썼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임대인이 이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안타깝지만 원칙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은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이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654조, 제615조). 즉 들어올 때 이전 상태로 되돌려놓고 나가는 것이 기본이지, 들인 돈을 청구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두 가지 법적 통로가 있습니다.
문제는 인테리어 비용 대부분이 유익비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카페 분위기에 맞춘 마감재, 주방 시설, 간판, 조명 같은 특정 영업에 종속된 시설은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올렸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유익비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원상회복하여 반환한다" 또는 "유익비 상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특약은 유효하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니다.
에어컨, 환기시설, 인테리어 자재 같은 것들을 임대인에게 사달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맞나요
상가건물 임차인에게는 부속물매수청구권(민법 제646조)이 인정됩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시킨 것, 또는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에 대해 임대차 종료 시 시가로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이 권리도 한계가 큽니다. 첫째, '부속물'은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 편익을 더하는 독립한 물건이어야 합니다. 특정 업종을 위해 맞춤 설치된 시설은 부속물이 아니라 임차인의 영업을 위한 시설로 분류되어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임대인의 명시적·묵시적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통상 인테리어 공사를 임대인이 사전에 하나하나 동의하지는 않으므로 이 부분에서도 인정 범위가 좁아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보면, 임차인의 시설 투자를 직접 회수하는 경로보다 다음에서 설명할 권리금 보호 제도가 훨씬 강력하고 실효적인 무기입니다.
권리금이라는 게 결국 제가 들인 시설비를 회수하는 통로인가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권리금은 영업가치(시설+거래처+영업 노하우+상권)에 대한 대가입니다. 시설비 그 자체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임차인이 들인 시설 가치가 권리금에 녹아들어 후속 임차인에게 회수되는 구조이긴 합니다.
핵심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입니다.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다음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하며, 그 한도는 신규 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카페 사장님처럼 임대인이 "내가 직접 그 자리에서 영업하겠다"며 신규 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것 자체가 손해배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다만 1년 6개월 이상 비영리 사용 등 정당한 사유 예외에 유의).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설 투자 회수를 위해 임차인이 해야 할 일을 짚어드립니다.
상가 시설 투자 회수 분쟁은 결국 증거의 싸움입니다. 계약서 문구 하나, 임대인의 거절 문자 한 통이 손해배상 인정 여부를 가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임대차 만료가 다가온다면 늦어도 6개월 전부터는 권리금 회수 절차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