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많은 분들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할 때 본문 조항보다 특약사항을 어려워하십니다. 부동산에서 내미는 정형화된 계약서 양식은 익숙해도, 마지막 빈 칸에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죠. 더구나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늘면서 특약 하나하나가 보증금을 지키는 안전장치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계약 직전에 불안한 마음으로 검색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분쟁의 상당수는 계약서 본문이 아니라 특약사항을 둘러싸고 발생합니다. 임대차 계약서 특약사항 점검은 단순히 문구를 베껴 넣는 일이 아니라, 내 상황에 맞는 위험을 미리 걸러내는 절차입니다. 오늘은 계약 당일 떨리는 손으로 도장을 찍기 전, 어떤 순서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차근차근 안내드리겠습니다.
특약은 계약 당일 즉흥적으로 떠올려 적는 것이 아니라, 계약 전에 미리 준비해 가야 합니다. 먼저 등기부등본을 직접 발급받아 근저당권, 가압류, 신탁 등기 등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시세 대비 보증금이 과도하지 않은지 점검해 주세요. 깡통전세 위험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특약에 반영할 안전장치가 더 늘어납니다.
계약 당일에는 준비해 간 초안을 바탕으로 임대인과 협의하셔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약속을 반드시 계약서 특약란에 서면으로 기재하는 일입니다. 구두로 "걱정 마세요, 그건 제가 책임질게요"라는 말을 들어도 종이에 적히지 않으면 나중에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모호한 표현은 피하시고, 주어와 의무 내용, 기한을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은 잔금일 다음 날까지 본 건물에 추가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는다. 이를 위반하여 임차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보증금을 즉시 반환한다" 같은 방식으로 구체화하시면 좋습니다.
특약은 적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와야 비로소 효력을 발휘합니다. 잔금일에는 다시 한번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계약일 이후 새로운 근저당이나 권리변동이 없는지 확인하시고, 잔금을 송금하시기 바랍니다. 송금 즉시 동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임차인분들이 "적었으니 안심"이라고 생각하셨다가 막상 분쟁이 생기면 문구가 너무 추상적이라 효력을 다투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자가 있으면 임대인이 책임진다"처럼 두루뭉술한 표현보다는 어떤 하자에 대해, 누가,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 두셔야 합니다.
또한 임대인이 "이건 굳이 안 적어도 된다"라며 특정 조항을 빼자고 요구하는 경우, 오히려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보호장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담스럽더라도 정중하게 "보증보험 심사 때문에 필요하다"는 식으로 양해를 구하며 반드시 기재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특약 옆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이 모두 서명 또는 날인해야 효력이 분명해집니다. 본문에만 도장을 찍고 특약란을 비워두면 추후 "이건 합의된 적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으니, 마지막 한 줄까지 빠짐없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