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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명예훼손·모욕 2026.05.14 조회 31

공직자 평가 후기, 명예훼손 처벌받을 수 있을까

이
이도연 변호사

최근 온라인에서 공직자에 대한 평가 후기를 남기는 일이 일상화됐다. 구청 민원실 직원의 응대 태도, 경찰관의 대응 방식, 학교 교사의 수업 운영까지. 그런데 별점 하나에 짧은 후기를 남겼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핵심부터 말한다. 공직자 평가라고 해서 명예훼손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01경찰청 통계상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매년 3만 건을 넘어선다.

02이 중 상당수가 후기·평가·댓글 형태로 작성된 글이다.

03피의자 대부분은 "내 의견을 썼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기소율은 결코 낮지 않다.

공직자 비판은 원칙적으로 보호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폭넓게 보호된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공적 인물에 대한 공적 사안의 비판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다. '공적 사안'에 대한 '의견 표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실무에서 보면, 후기를 작성한 사람들은 자신이 공적 비판을 한다고 믿지만 실제 글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OO구청 OOO 주무관, 일처리 늦고 태도 불친절함"

이런 후기는 의견 표명에 가깝다.

"OO구청 OOO 주무관, 뇌물 받고 일 처리해줌"

이런 후기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된다.

문제는 그 경계가 생각보다 흐릿하다는 데 있다. "갑질했다", "비리 있는 것 같다", "청탁받았다"는 식의 추측성 표현은 의견인가 사실 적시인가. 법원은 이를 구체적 사실의 적시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형법보다 무겁다

핵심만 말한다. 인터넷에 올린 후기는 일반 명예훼손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가 적용된다. 형법보다 법정형이 더 무겁다.

사실 적시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후기 한 줄이 7년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한다. "진실을 말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틀렸다. 진실을 적시했어도 명예가 훼손되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 면책되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요건을 추가로 충족해야 한다(형법 제310조).

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비판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실무에서 자주 듣는 항변이 있다. "공무원이니까 비판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법원이 공직자 비판을 폭넓게 보호하는 이유는, 공직자의 직무 수행이 공공의 이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 범위도 직무 관련 행위에 한정된다. 다음 사례를 보자.

· 담당 공무원의 정책 결정 비판 → 폭넓게 보호된다
· 공무원 개인의 사생활·외모·가족관계 언급 → 보호되지 않는다
· 공무원의 직무 행위를 빙자해 인격적 비방 → 모욕죄까지 성립 가능

특히 모욕죄의 경우 "무능한", "멍청한", "인간 같지도 않은" 같은 표현은 의견이 아닌 인격 모욕으로 판단되기 쉽다. 평가 후기에 이런 단어가 한두 개만 끼어들어도 사건은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

위법성 조각 사유, 입증 책임은 작성자에게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 조항을 활용하려면 작성자가 두 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첫째,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 추측이나 전해 들은 이야기는 진실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 단순 분풀이, 보복, 사적 감정 해소는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큰 함정이 있다. 처음엔 정당한 공익 비판으로 글을 썼더라도, 댓글 공방을 거치며 감정적 표현이 쌓이면 전체 글의 성격이 "사적 감정 표출"로 재평가된다. 실제로 본문은 멀쩡한데 댓글에서 "이 사람 매장시키자" 같은 표현을 추가했다가 공공성을 잃었다고 판단된 사례가 적지 않다.

전망 — 공직자 명예훼손 사건은 더 늘어난다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시민의 공직자 감시·평가 욕구가 커지는 흐름이다. 다른 하나는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형사 대응을 선택하는 흐름이다. 과거에는 공무원이 개인 자격으로 시민을 고소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매우 흔해졌다.

두 흐름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평범한 시민이 형사 피의자가 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공직자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헌법이 보호하는 권리지만, 그 권리는 사실에 기반하고, 공익을 목적으로 하며, 표현이 절제될 때에만 작동한다. 후기를 남기기 전에 이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이미 고소장을 받았다면 "공직자 비판은 처벌 안 된다더라"는 막연한 인식에 기대지 말고, 글의 표현·맥락·작성 동기를 객관적으로 점검받는 일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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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변호사의 코멘트
이 분야를 다루면서 보면 후기 작성자분들이 "공무원 비판인데 무슨 문제냐"고 안일하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표현 한두 줄, 댓글 추가 한 번이 사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꿉니다. 고소장을 받으셨다면 글 전체와 댓글, 작성 경위를 종합 검토받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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