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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교통범죄(음주·사고·도주) 2026.05.15 조회 11

교통사고 후 목격자 한 명이 바꾼 과실비율, 증인 확보 사례 분석

조창훈 변호사
법무법인 창경 · 서울특별시 강남구

늦은 봄, 한 의뢰인이 사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근길 좌회전 교차로에서 직진 차량과 부딪힌 39세 회사원 A씨였습니다. 분명히 본인은 신호를 지켜 좌회전했는데, 상대방이 "내가 직진 신호였다"고 주장하며 9:1로 본인 과실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었고, 상대 차량 운전자는 부상까지 호소하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A씨를 형사고소한 상태였습니다.

의뢰인 A씨, 39세, IT회사 팀장

사고 서울 강서구 교차로 좌회전 vs 직진 충돌

쟁점 신호 위반 책임의 소재

상대측 전치 4주 진단, 합의금 1,800만 원 요구

문제는 사고 지점 인근 CCTV가 가로수에 가려 양쪽 신호등을 모두 잡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씨 차량 블랙박스에는 자기 차선 신호만, 상대 차량 블랙박스에는 상대 차선 신호만 찍혀 있었습니다. 결국 "누가 신호를 위반했는가"는 양 당사자의 진술 다툼으로 흘러갈 위기였습니다.

"변호사님, 정말 제가 신호를 지켰는데… 이대로 가면 제가 가해자가 되는 건가요? 회사 임원 승진 심사도 코앞인데 형사처벌까지 받으면 모든 게 끝납니다."

증인 확보가 결정적이었던 이유

교통사고 형사사건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는 객관적 영상 자료입니다. 하지만 영상이 없거나 결정적 장면을 담지 못한 경우,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로 제3자 목격자의 진술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실인데, 양 당사자의 진술이 정반대로 엇갈리면 수사기관은 결국 "신호 위반 여부 불명"으로 판단해 양측 모두 불리한 결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저는 A씨에게 사고 직후의 상황을 다시 한번 차분히 떠올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단서가 나왔습니다. 사고 직후 한 중년 남성이 A씨에게 다가와 "내가 봤어요, 저쪽이 신호 무시하고 들어왔어요"라고 말했고, A씨는 너무 경황이 없어 연락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사무실은 곧바로 다음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첫째, 사고 지점 반경 100m 내 상가·주유소·편의점 직원들을 직접 방문해 사고 당시 목격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둘째, 사고 지점에서 직진 방향 후방 50m 지점에 정차해 있던 차량의 운전자를 찾기 위해 인근 CCTV로 차량번호를 역추적했습니다. 셋째, 해당 시간대에 같은 횡단보도를 건넌 보행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 아파트 입구 CCTV도 확보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후방 차량 운전자였던 B씨(52세, 자영업)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B씨는 사고 당시 A씨 뒤에서 좌회전 신호를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이었고, "분명히 좌회전 화살표 신호에 앞차가 들어갔다"고 명확히 진술했습니다.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만드는 디테일

그런데 단순히 "목격자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매우 엄격하게 따집니다. 실무에서 보면 진술의 신빙성을 좌우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관계의 부존재가 첫 번째입니다. 가족, 직장 동료, 친구의 진술은 증거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B씨는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완전한 제3자였기에 진술의 객관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관찰 위치와 시야 확보도 중요합니다. B씨가 A씨 차량 후방 어느 정도 거리에서, 어떤 각도로 신호등을 볼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저희는 사고 당일과 동일한 시각, 동일한 위치에서 시야 확보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증거로 첨부했습니다.

진술의 일관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번의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찰 조사·검찰 조사·법정 진술이 모두 일관되어야 합니다. 저는 B씨에게 사실대로 본 것만 말씀해 주시면 되며,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면 된다고 미리 안내했습니다. 무리하게 기억을 짜내려 하다 보면 오히려 진술 사이에 모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무 노트. 증인의 사고 직후 행동도 신빙성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B씨가 사고 직후 119에 신고를 도왔거나, 현장에 머물러 경찰에게 진술했던 정황이 있다면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목격자"로 평가받기 쉽습니다.

결과와 실무적 교훈

B씨의 진술서, 사고 지점 시야 확보 사진, 그리고 후방 차량 블랙박스에 일부 남아 있던 신호등 잔영 영상까지 종합한 결과, 검찰은 A씨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상대 차량 운전자가 신호 위반으로 입건되는 결과까지 이어졌습니다. 민사상 과실비율도 9:1에서 1:9로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교통사고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상자 구호와 신고 외에도 목격자 확보입니다. 현장에서 사고를 본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고, 며칠만 지나도 기억이 흐려지며 "증인으로 나서기 곤란하다"며 회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직후 정신이 없더라도 최소한 다음 세 가지는 반드시 챙기시기 바랍니다. 첫째,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다가가 명함이나 연락처를 받아두기. 둘째, 휴대폰으로 사고 지점 주변 360도를 영상 촬영해 그 자리에 있던 차량과 사람을 기록으로 남기기. 셋째, 인근 상점·주유소·아파트 CCTV의 보존 요청을 가능한 빠르게(통상 7~30일 내 삭제) 진행하기.

특히 상대방이 부상을 호소하며 형사고소 가능성이 있는 사고라면, 본인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해 줄 객관적 증거가 절실해집니다. 영상이 부족할수록 증인의 무게가 커진다는 사실, 그리고 그 증인을 찾아내고 진술의 신빙성을 구축하는 작업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조창훈
조창훈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창경 · 서울특별시 강남구
제 경험상 교통사고 형사사건은 사고 직후 48시간 안에 어떤 증거를 확보하느냐로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특히 신호 다툼이 있는 사안에서는 목격자 한 명의 진술이 처분 자체를 뒤집을 수 있으니, 사고 후 가능한 빨리 변호사와 함께 증인·CCTV 확보 전략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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