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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법인설립·지분구조·주주간계약
기업·사업 · 법인설립·지분구조·주주간계약 2026.05.18 조회 23

주식양도 이사회 동의 거부, 주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작은 IT 회사 지분 25%를 보유한 A씨가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에게 본인 주식을 양도하기로 구두 합의까지 마쳤는데, 이사회에서 갑자기 동의를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정관에 "주식 양도 시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한 줄이 있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A씨는 "내 주식인데 왜 회사가 못 팔게 막느냐"며 답답해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풍경입니다. 비상장 중소기업 주주분들이 주식 양도 동의 이사회 심의 문제로 발이 묶이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A씨 사례를 토대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Q. 정관에 이사회 승인 조항이 있으면, 회사 동의 없이는 주식을 절대 못 파는 건가요?

이사회 승인 조항의 법적 효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법상 적법하게 설정된 양도제한 조항은 효력이 있습니다. 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비상장 주식회사는 정관으로 "주식의 양도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주식양도의 자유가 원칙이지만, 정관 규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제한이 허용됩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첫째, 반드시 정관에 명시되어야 합니다. 주주간계약이나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둘째, 이사회 승인이 없는 양도라도 당사자(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는 채권적 효력이 인정됩니다. 단지 회사에 대해 "내가 주주다"라고 주장할 수 없을 뿐입니다.

A씨처럼 정관에 명확한 조항이 있다면, 일단은 이사회 절차를 거치는 것이 정공법입니다. 다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Q. 이사회가 부당하게 동의를 거부하면 그냥 묶여 있어야 하나요?

이사회 동의 거부 시 주주의 구제 수단

이 부분이 많은 분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지점입니다. 상법은 이사회가 양도 승인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주주의 출구(exit)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상법 제335조의2 이하 조항이 바로 그것입니다.

1. 양도상대방 지정 청구

이사회가 양도 승인을 거부한 경우, 주주는 회사에 "그렇다면 양도 가능한 다른 상대방을 지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거부 통지 후 2주 내에 상대방을 지정해야 합니다.

2. 주식매수 청구

회사가 상대방을 지정하지 못하거나, 지정된 상대방과 가격 협의가 결렬되면, 주주는 회사에 직접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매수가액 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이사회 동의 거부는 "양도 자체의 영구 봉쇄"가 아니라, "회사가 책임지고 출구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 의무 발생"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A씨에게도 이 점을 안내드리자, 표정이 한결 풀렸습니다.

Q. 그럼 절차상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뭔가요?

실무에서 놓치면 안 되는 절차 포인트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서면 청구의 누락입니다. 상법은 양도 승인 청구를 "양도하려는 주식의 종류와 수, 양수인의 성명·주소"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도록 요구합니다. 카톡이나 구두로만 의사를 전달했다면 절차가 개시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꼭 챙겨야 할 절차

  • 승인 청구는 반드시 서면(내용증명 권장)으로 발송
  • 회사는 청구일로부터 1개월 내 승인 여부 통지 (미통지 시 승인 간주)
  • 거부 통지 시 20일 내 양도상대방 지정 청구
  • 지정 상대방과 가격 협의 결렬 시 30일 내 법원에 매수가액 결정 신청

이 기간은 모두 제척기간 성격이라 한 번 놓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특히 "이사회가 답을 안 줘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1개월이 지나면 오히려 승인 간주 효력이 발생하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참고 — 정관에 양도제한 조항이 있더라도, 주주 전원의 동의로 이루어진 양도는 그 절차 위반을 들어 무효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견해입니다. 동업 관계에서는 사전에 주주간계약과 정관 정비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정리하면

이사회 승인 조항은 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무기가 아니라, 주주의 출구와 한 쌍으로 작동하는 제도입니다. 동의가 거부되었다고 좌절할 필요도, 절차를 무시하고 양도를 강행할 필요도 없습니다. 핵심은 서면 청구, 기간 준수, 매수가액 결정 절차의 활용 세 가지입니다.

A씨는 결국 이사회에 정식 서면 청구를 다시 넣었고, 회사가 1개월 내 답을 주지 못해 승인 간주로 양도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조항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비상장 회사 주주분들이 정관의 양도제한 조항을 보고 양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법은 명확하게 주주의 출구 절차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서면 청구와 기간 준수가 결과를 좌우하므로, 이사회 동의 거부 통지를 받으셨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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