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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가족·이혼·상속 ·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2026.05.22 조회 16

면접교섭 장소 분쟁,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지정하는가

손명숙 변호사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오늘은 이혼 후 비양육친(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부모)이 자녀를 만날 때, 면접교섭 장소를 둘러싼 분쟁이 법원에서 어떤 기준으로 정리되는지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23년 협의이혼·재판이혼 건수는 약 9만 2천 건에 달했고, 미성년 자녀를 둔 이혼 비율은 전체의 40%를 넘었습니다. 그만큼 면접교섭권을 둘러싼 갈등도 증가하고 있으며,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분쟁 가운데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어디서 만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면접교섭 장소가 왜 분쟁의 핵심이 되는가

첫째, 면접교섭 장소는 단순한 만남의 공간이 아니라 자녀의 안정감과 양 부모의 신뢰를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양육친은 비양육친의 주거지, 친가 또는 외가 방문, 외부 숙박을 동반한 1박 면접 등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비양육친은 공공장소나 면접교섭센터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만의 만남을 "감시받는 부모"로 격하시키는 조치로 받아들입니다.

둘째, 장소는 곧 시간과 연결됩니다. 한 달에 두 번, 한 번에 4시간이라는 시간을 어디서 보내느냐에 따라 사실상 면접교섭의 질이 결정됩니다. 카페에서의 2시간과 비양육친 자택에서의 6시간은 자녀와의 유대 형성에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칩니다. 실무에서는 "시간보다 장소가 더 다투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중이 큰 쟁점입니다.

면접교섭권은 단순히 부모의 권리가 아니라 자녀의 권리이기도 합니다(민법 제837조의2). 법원이 장소를 정할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도 "자녀의 복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법원이 장소를 지정할 때 고려하는 다섯 가지 기준

가정법원이 면접교섭 장소를 판단할 때 일관되게 적용하는 기준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자녀의 연령과 발달 단계입니다. 만 3세 미만의 영유아는 양육친의 시야가 닿는 범위 또는 공공 키즈카페 등에서의 면접이 권장됩니다. 반면 초등 고학년 이상이 되면 비양육친의 주거지에서 1박 면접까지 폭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비양육친의 양육 능력과 주거 환경입니다. 자녀가 머무를 별도의 공간이 있는지, 동거인의 유무, 위생 상태 등이 실무상 확인됩니다. 가사조사관 조사 또는 현장 방문 보고서가 이 부분을 결정짓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셋째, 과거 가정폭력·아동학대 전력입니다. 이러한 전력이 인정되면 면접교섭센터 등 제3의 감독자가 있는 시설에서만 만남이 허용되는 "감독 면접교섭"이 명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 산하 면접교섭센터(서울가정법원 "이음누리" 등)가 실무상 자주 활용됩니다.

넷째, 양육친과 비양육친의 거주지 거리입니다. 거주지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인계 장소와 면접 장소를 분리해 지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인계 장소로는 KTX역 대합실, 휴게소, 경찰서 민원실 등 객관적 공간이 활용됩니다.

다섯째, 자녀 본인의 의사입니다. 가사소송규칙상 만 13세 이상 자녀의 의사는 반드시 청취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이하라도 발달 수준에 따라 진술 기회가 부여됩니다. 자녀가 명확하게 "아버지 집은 무섭다", "새어머니와 마주치기 싫다"고 진술하면 장소 지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장소 유형별 실무상 인정 경향

비양육친 자택 — 자녀 연령 7세 이상, 위생·공간 조건 충족, 동거인 없거나 자녀에게 우호적일 것

친가·외가 — 조부모와의 기존 유대 관계가 확인되면 비교적 폭넓게 인정

면접교섭센터 — 가정폭력 전력, 자녀 거부 의사가 강한 경우 1차 선택지

공공장소(키즈카페·놀이공원) — 영유아 또는 초기 면접교섭 단계에서 활용

1박 면접·여행 — 자녀 연령 9세 이상, 일정 기간 면접교섭이 안정적으로 이행된 이후 단계적 확대

최근 실무 동향과 향후 전망

최근 5년 사이 가정법원의 태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단계적 확대 방식의 보편화입니다. 처음에는 공공장소 또는 면접교섭센터에서 시작해 신뢰가 쌓이면 비양육친 주거지, 이후 1박 면접까지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결정문이 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면접교섭 이행명령과 과태료 부과의 적극화입니다. 장소를 두고 양육친이 지속적으로 거부할 경우, 비양육친은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편 디지털 환경의 발달로 "비대면 면접교섭"의 법적 지위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영상통화를 보조적 면접교섭 방법으로 인정한 결정례가 누적되었고, 향후 장거리 거주나 해외 거주 비양육친의 경우 대면 면접의 보완 수단으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론적으로 면접교섭 장소 분쟁은 "누가 더 강하게 주장하느냐"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누가 더 충실히 제시하느냐의 싸움입니다. 비양육친이라면 자신의 주거 환경 사진, 자녀 방의 구성, 양육 보조자의 존재 등을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고, 양육친이라면 장소 거부의 이유를 자녀의 발언·진료기록·상담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손명숙
손명숙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손명숙 법률사무소 · 경상남도 창원시
면접교섭 장소 분쟁은 실무에서 보면 결국 신뢰의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1박 면접이나 자택 방문을 요구하기보다, 단계적 확대를 전제로 한 합리적 안을 제시하는 것이 법원의 판단을 끌어내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가사 전문 변호사와 미리 전략을 점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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