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협력사나 거래처와의 업무가 끝났을 때, 상대방이 보유한 영업비밀 자료를 반환받지 못하면 그 피해는 민사 손해배상에 그치지 않고,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쟁점을 정리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 소재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사(대표 이모 씨, 48세)는 2022년부터 협력업체 B사(대표 정모 씨, 39세, 경기 안산)에 특수 코팅 공정 일부를 위탁했습니다. 위탁 계약서에는 NDA(비밀유지약정)와 함께 "계약 종료 시 모든 기술자료를 14일 이내 반환 또는 파기하고 확인서를 제출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계약이 만료되었으나, B사의 정 대표는 "자료 정리 중"이라며 4개월째 기술도면과 공정 파라미터 파일 반환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B사가 A사의 공정과 매우 유사한 코팅 서비스를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A사의 예상 피해액은 약 3억 2,000만 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정당한 권한 없이 영업비밀을 보유 또는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취득행위로 규정합니다.
핵심 판단 기준
1. 해당 정보가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 관리성 3요건을 갖춘 영업비밀인지
2. 계약에 명시된 반환 시점이 경과했는지
3. 보유 상태가 "정당한 권한" 범위를 벗어났는지
위 사례에서 A사의 공정 파라미터는 사내 접근 제한, 대외비 마킹, NDA 체결 등 비밀관리 조치가 되어 있어 영업비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약 종료 후 14일이 지났으므로 B사의 보유 상태는 정당한 권한이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무에서는 반환 거부 사실 자체보다 "반환을 요구했다는 증거"가 더 중요합니다. 구두 요청만 반복하면 나중에 "요청받은 적 없다"고 부인할 여지를 줍니다. 내용증명 발송이 필수입니다.
B사가 A사의 기술자료를 활용해 유사 코팅 서비스를 출시했다면, 이는 단순 반환 거부를 넘어 영업비밀 "사용"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A사는 다음과 같은 구제 수단을 동시에 행사할 수 있습니다.
손해액 입증은 언제나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A사가 주장하는 3억 2,000만 원의 근거로는 B사의 유사 서비스 매출, A사의 기존 시장 점유율 하락 데이터, 기술 개발에 투입된 비용 등이 쓰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NDA에 반환 조항이 빠져 있으면 돌려받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오해하십니다. 반환 조항이 없어도 영업비밀 보호 청구는 가능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계약과 무관하게 영업비밀을 보호합니다. 즉, NDA에 반환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법률상 "부정취득·보유·사용" 금지 의무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다만, 반환 조항이 없으면 실무적으로 두 가지가 불리해집니다.
첫째, 상대방의 "반환 의무가 있는 줄 몰랐다"는 항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입증이 필요합니다. 둘째, 계약 위반에 기한 위약금 청구가 불가능해져 손해배상 외 빠른 금전 회수 수단이 하나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NDA를 체결할 때 아래 사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NDA 반환 조항 필수 기재 사항
1. 반환 또는 파기 기한 (종료일로부터 7~14일 이내가 일반적)
2. 반환 대상의 범위 (원본, 사본, 전자파일, 파생 자료 일체)
3. 파기 시 파기 확인서(또는 디지털 삭제 증명) 제출 의무
4. 위반 시 위약금 조항 (예: 계약금액의 200~300%)
5. 잔존 의무 기간 (종료 후 2~5년간 비밀유지 의무 존속)
이 사례에서 A사가 초기부터 할 수 있었던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업비밀 분쟁은 "사전 계약 설계 비용 vs 사후 소송 비용"의 차이가 수십 배에 달합니다. NDA와 위탁계약서를 작성할 때 반환·파기 조항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