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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가정폭력·접근금지·보호명령
가족·이혼·상속 · 가정폭력·접근금지·보호명령 2026.03.24 조회 12

가정폭력 가해자의 자녀 면접교섭 제한, 실제 사례로 본 법적 쟁점

오경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전에 사는 39세 C씨는 결혼 8년 차에 남편 D씨(42세, 자영업)의 반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두 자녀(7세, 4세)의 친권과 양육권은 C씨에게 돌아갔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D씨가 자녀들에 대한 면접교섭권(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날 권리)을 강하게 주장한 것입니다.

C씨의 고민은 깊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를 만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고, 큰아이는 D씨의 고함소리만 들어도 몸을 움츠리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법적으로 면접교섭을 완전히 막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당사자C씨(39세, 양육모) / D씨(42세, 가해자)
자녀7세, 4세 두 자녀
핵심 쟁점폭력 가해자의 면접교섭 제한 가능 여부

가정폭력 전력이 있어도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는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면접교섭권은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자녀의 복리를 위한 권리입니다. 민법 제837조의2에서는 비양육 부모에게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고 있고, 가정폭력 전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박탈되지는 않습니다.

D씨 역시 이 점을 근거로 "폭력은 배우자 사이의 문제였지, 아이들을 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정법원은 면접교섭의 허용 여부를 판단할 때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 기준으로 봅니다. 배우자에 대한 폭력이라 하더라도 자녀가 그 상황을 목격하거나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경우, 법원은 이를 자녀에 대한 간접적 학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C씨 사건에서도 법원은 아이들이 폭력 장면을 반복적으로 목격했다는 점, 큰아이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났다는 소아정신과 소견서를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구체적인 방법

C씨가 실제로 활용한 법적 수단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가정폭력처벌법상 피해자보호명령(같은 법 제55조의2)을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법원은 가정폭력 피해자 또는 그 자녀의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을 명할 수 있습니다. C씨는 자녀들을 피해자에 포함시켜 보호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이 D씨에 대해 6개월간 자녀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둘째, 이혼소송 또는 별도의 면접교섭 심판 절차에서 면접교섭의 제한 또는 배제를 청구하는 방법입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 법원이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법원이 면접교섭 제한을 결정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폭력의 빈도, 강도, 지속 기간
  • 자녀가 폭력을 직접 목격했는지 여부
  • 자녀의 현재 심리 상태 및 전문가 소견
  • 가해자의 반성 여부 및 재범 위험성
  • 자녀 본인의 의사(특히 만 13세 이상인 경우 반드시 청취)

C씨의 경우 경찰 신고 이력 4회, 진단서 2건, 소아정신과 소견서, 아동상담센터 상담 기록 등이 확보되어 있었기에 법원의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완전 금지가 아닌 조건부 제한이라는 현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법원이 면접교섭을 완전히 금지하는 경우는 실무상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조건부 제한이라는 형태를 취합니다.

대표적인 조건부 제한 유형으로는 전문상담기관에서의 감독면접 실시, 제3자(조부모 등) 동석 하에서만 면접 허용, 면접 장소와 시간의 엄격한 지정, 일정 기간 면접교섭 전면 유예 후 재심사 등이 있습니다.

C씨 사건에서도 법원은 최종적으로 보호명령 기간(6개월) 종료 후 D씨가 법원이 지정한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40시간)을 이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월 1회 아동보호전문기관 내에서 2시간 이내의 감독면접만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D씨가 아이들과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기회는 완전히 차단된 셈입니다.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적 교훈은 분명합니다.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의 확보가 면접교섭 제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경찰 신고 기록, 진단서, 사진, 녹음, 문자메시지, 아동 심리평가서 등은 모두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또한 보호명령 신청과 면접교섭 제한 청구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상황의 긴급성에 따라 순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험이 급박한 경우에는 보호명령(또는 임시보호명령)을 먼저 신청하여 즉각적인 안전을 확보한 뒤, 이혼 및 면접교섭 심판에서 장기적인 제한을 다투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 대응 순서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셔야 할 점은, 면접교섭 제한 결정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해자의 상황 변화(치료 이수, 재범 없음 등)에 따라 변경 심판을 통해 면접 조건이 완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위반 시 더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모든 판단의 중심에는 자녀의 안전과 복리가 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양육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오경연
오경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실무에서 가정폭력 사건을 다루다 보면, 배우자 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접교섭 제한을 위해서는 폭력 입증 자료뿐 아니라 자녀의 심리 상태에 대한 전문가 소견서를 반드시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복잡하다면 초기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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