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과 분석, 결과로 증명합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병원이나 음식점, 학원 등 사업체를 운영하다 세상을 떠나셨을 때, 남겨진 유족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이나 예금은 시가를 확인하기 비교적 수월하지만, 피상속인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영업권(goodwill)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아 평가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개인 자영업뿐 아니라 의료법인, 프랜차이즈 가맹점, IT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상속이 이루어지면서 영업권 평가를 둘러싼 분쟁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속세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2% 증가했고, 이 가운데 사업체가 포함된 상속 건의 비중도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속재산에 포함된 영업권을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평가하는지, 그리고 상속인들 사이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영업권이란 사업체가 보유한 고객 관계, 브랜드 인지도, 입지 조건, 숙련된 인력 네트워크 등에서 비롯되는 초과수익력을 화폐 가치로 환산한 무형자산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업종을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기존 사업체를 인수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그 차이가 영업권의 본질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제2조는 상속재산을 "피상속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서 금전으로 환가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모든 권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업권도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한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실무 포인트
피상속인 개인의 특수한 능력(예: 유명 의사의 진료 실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업권은 "일신전속적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상속재산 평가에서 감액 또는 배제되기도 합니다. 반면 상호, 거래처 네트워크, 독점 계약 등 사업체 자체에 귀속되는 영업권은 온전히 상속재산으로 평가됩니다.
영업권 평가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며, 사안에 따라 한 가지 또는 복수의 방법을 병행하여 적용합니다.
1. 초과이익 환원법
해당 사업체의 순이익에서 동종 업계 평균 수익률을 차감한 초과이익을 산출한 뒤, 일정 기간(통상 3~5년) 동안의 초과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입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59조에서 규정하는 기본적인 평가 체계가 이 방법에 가깝습니다.
2. 수익환원법(DCF)
사업체가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를 산출합니다. 기업 인수합병(M&A)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이며, 상속분쟁에서도 감정평가사나 회계법인이 자주 활용합니다.
3. 거래사례 비교법
유사 업종, 유사 규모의 사업체가 실제로 양도된 거래 사례를 기준으로 영업권 가치를 추정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나 동네 의원처럼 거래 사례가 풍부한 업종에서 유용하지만, 비교 가능한 사례가 없으면 적용이 어렵습니다.
세법상 평가 기준
상증세법 시행령 제59조는 영업권 가치를 "최근 3년간 순이익의 가중평균액에서 자기자본 x 정상 수익률을 뺀 초과이익을 영업권 존속연수(일반적으로 5년)에 걸쳐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산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세무 신고 목적의 기준이며, 상속인 간 분할 협의나 재판에서는 감정평가사의 별도 감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상속인들 사이에서 영업권 평가를 둘러싼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대체로 아래와 같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영업권 분쟁은 사전 준비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분야입니다. 아래 사항들을 미리 점검해 두시면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협의나 소송에 임하실 수 있습니다.
첫째, 사업체의 재무 자료를 가능한 한 폭넓게 확보하십시오. 최근 5년간의 부가가치세 신고서, 종합소득세 신고서, 손익계산서, 거래처 목록, 임대차계약서 등이 핵심 자료입니다.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상대방이 유리한 자료만 선별 제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감정평가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하십시오. 감정평가법인이나 회계법인의 공식 감정 보고서는 법원에서도 상당한 증거력을 인정받습니다. 비용은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하지만, 분쟁 금액 대비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입니다.
셋째, 세무 신고용 평가와 상속분할용 평가를 구분해서 접근하십시오. 상증세법상 산식으로 계산한 영업권 가치와 실제 시장가치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 신고는 세법 기준대로, 상속인 간 분할 협의나 소송에서는 실제 시가에 가까운 감정가를 별도로 준비하시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넷째, 사업 승계와 분할을 함께 설계하십시오. 영업권이 큰 사업체를 물리적으로 분할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사업체를 승계할 상속인이 나머지 상속인에게 대상금(현금 보전)을 지급하는 방식이 가장 흔하며, 이때 영업권 평가액이 대상금 산정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분할 방식과 평가 방법을 함께 설계해야 합리적인 합의에 이를 수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
공정증서 유언을 통해 사업체 승계 대상자를 명확히 지정하고, 나머지 상속인에 대한 유류분 보전 계획(보험금 수익자 지정, 별도 자산 배분 등)을 마련해 두면 사후 분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영업권 감정 보고서를 생전에 미리 받아두는 것도 실무적으로 매우 유효한 방법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영업권 평가는 업종, 재무 상태, 상속 구조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