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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형사범죄 ·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2026.06.17 조회 52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주고받은 양쪽 다 처벌받을 수 있나요?

김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회사 직원이 거래처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는데, 돈을 준 거래처 담당자도 함께 처벌되나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회사 내부 비리가 드러나면서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려는 기업 대표님, 혹은 거래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금품을 건네게 된 사업자분 모두 걱정이 크실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임수재(돈을 받는 쪽)와 배임증재(돈을 주는 쪽) 모두 형법상 독립된 범죄로서 양쪽이 동시에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죄의 성립요건과 형량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을 이해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무엇이 다른가요?

두 죄명은 같은 거래의 양면이지만, 형법에서는 별개의 조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배임수재 (형법 제357조 제1항)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
  • 쉽게 말해, 부정한 대가를 받는 쪽
  • 법정형: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배임증재 (형법 제357조 제2항)
  • 위 배임수재에 해당하는 행위를 유발하기 위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는 행위
  • 쉽게 말해, 부정한 대가를 주는 쪽
  • 법정형: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형량을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배임수재 쪽이 배임증재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동시 처벌이 가능한 법적 근거

배임수재와 배임증재는 이른바 '필요적 공범'(대향범)의 관계에 있습니다. 뇌물을 주는 사람이 있어야 받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양쪽 행위가 동시에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 포인트

형법 제357조는 제1항에서 수재 행위를, 제2항에서 증재 행위를 각각 독립적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금품을 받은 사람과 준 사람을 별도의 피의자로 입건하여 동시에 수사하고, 검찰은 양쪽 모두를 기소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형 1 - 기업 내부 리베이트: 구매 담당 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납품가의 일정 비율을 되돌려 받는 경우. 직원은 배임수재, 납품업체 담당자는 배임증재로 양쪽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유형 2 - 부동산 분양 관련: 시행사 직원이 특정 분양대행사에 물량을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양쪽 처벌이 가능합니다.

유형 3 - 금융권 대출 편의: 은행 대출 심사역이 특정 대출 건의 승인 대가로 차주 측으로부터 사례금을 받는 경우. 금액 규모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어 형이 더욱 무거워집니다.

성립요건에서 꼭 확인해야 할 부분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여야 합니다. 회사 직원, 대리인, 수임인 등이 대표적입니다. 독립적 사업자 간 거래에서 단순 커미션을 주고받는 것은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부정한 청탁"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판례는 '부정한 청탁'을 넓게 해석하여,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면 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명시적 청탁뿐 아니라 묵시적 양해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셋째,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있어야 합니다. 현금, 상품권, 접대비, 해외여행 경비, 심지어 채무 면제까지 넓게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3천만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으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고, 5억 원 이상이면 양형이 한층 무거워집니다.

배임증재 쪽의 주의사항

"거래처 담당자가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줬을 뿐"이라는 항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타깝지만 형법상 배임증재죄는 상대방의 강요 여부와 관계없이 금품을 공여한 사실 자체로 성립합니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 자진신고를 하거나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경우 감경 사유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수사 및 재판 실무에서의 양형 경향

상담 현장에서 보면, "실제로 어느 정도 형을 받게 되는지"를 가장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형을 가중하는 요인: 수수 금액이 큰 경우(특히 3천만 원 이상), 장기간 반복적으로 수수한 경우, 회사에 실질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형을 감경하는 요인: 자수 또는 자진 반환, 피해 회사와의 합의, 초범이고 반성이 뚜렷한 경우, 수동적 역할에 그친 경우

특히 수수 금액이 1억 원을 넘는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며, 배임수재 측은 추징(몰수와 유사한 제도)을 통해 수수한 금액 전부를 국가에 납부해야 합니다. 이 추징은 형이 확정되면 면할 수 없으므로, 경제적 부담도 매우 큽니다.

실무 팁 - 이 상황에 처하셨다면

고소를 준비하시는 기업 측이라면, 금품 수수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계좌이체 내역, 메신저 대화, 영수증 등)를 가능한 한 빠르게 확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부 감사를 통해 피해 금액을 산정해 두면 수사 진행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수수한 금품의 자진 반환 여부가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초기 대응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배임증재 혐의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금품 공여의 경위와 상대방의 요구 정황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면책 사유는 아니지만,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배임수재와 배임증재는 단순한 금전 수수 문제가 아니라, 신뢰관계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법원이 엄하게 판단하는 범죄 유형입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법리 파악과 체계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지혁
김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배임수재·배임증재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초기 진술 방향이 사건의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금품 수수 경위와 부정한 청탁의 존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핵심이므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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